대사증후군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 콜레스테롤은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1세기 전후 10년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이상지질혈증과 복부비만 유병률의 과도한 상승이 대사증후군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가천의대 고광곤(길병원 심장내과), 서울의대 임 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1998·2001·2005·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들을 코호트로 구성해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함께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들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 24.9%에서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로 일관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6.4% 증가한 가운데, 2007년 현재 우리나라 성인인구 3명당 1명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구성인자 유병률

대사증후군 구성인자 가운데서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13.8%↑), 복부비만(8.7%↑), 고중성지방혈증(4.9%↑)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상지질혈증과 복부비만이 지난 10년간 대사증후군 증가의 주된 원인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임 수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가운데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아시아인에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며 “호주 시드니의대의 Rachel R. Huxley 교수팀이 Circulation에 발표한 아시아인 이상지질혈증 관련 메타분석 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인 유병특성

Huxley 교수팀 연구에서는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아시아 인구에서 다발하는 지질이상의 새로운 표현형인 것으로 보고됐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아시아인에서 33.1%, 비아시아인에서 27.0%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역시 22.4% 대 14.5%로 아시아인의 빈도가 높았다. 또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관상동맥 심질환 위험이 각각 67%와 63%씩 증가해 유의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심대연 보고

최근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회장 고광곤)가 보고한 대사증후군 팩트시트에서도 지난 10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와 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영향을 일견할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2007~2015년 19세 이상 인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인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로 집계됐다.

유병률은 2007년 21.1%, 2015년 22.4%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증가 또는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2013~2015년 19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3%였고, 30세 이상은 27%, 65세 이상은 37.7%의 유병률을 보였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병률이 줄지 않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항목별 유병률은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30.3%로 가장 높았고 고혈압(29.8%), 고혈당(28.8%), 고중성지방혈증(28.1%), 복부비만(23.6%)이 뒤를 이었다. 역시 대사증후군에서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식이와 중성지방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높은 TG와 낮은 HDl 콜레스테롤의 유병특성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고탄수화물 식사습관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우리나라와 아시아 지역 농경사회에서 전통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았는데, 이러한 식이 자체가 복부비만 체형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복부비만의 경우 중성지방 수치를 증가시키고 중성지방이 상승하면 연이어 H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과도한 육류섭취로 인한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의 증가 등이 중성지방 증가와 HDL 콜레스테롤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복합형 또는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만과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 만큼, 생활습관이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환자들이 비만 등 자신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개선하면 이상지질혈증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생활요법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거나 이를 지속하기 힘든 경우에는 스타틴과 함께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을 병용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을 고려할 경우, 지질조절요법은 보다 종합적이고 정밀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