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지질이상에서 시작해 관상동맥 등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 즉 죽상동맥경화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에 이른다.

우선 스타틴으로 LDL 콜레스테롤 등 지질인자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이나 진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죽상동맥경화증을 억제하거나 퇴행시킬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이환도 예방·지연할 수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을 퇴행시킨다는 것은 심혈관질환 예방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근거다. 지질이상 →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 심혈관질환 이환·사망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스타틴의 임무다. 결국 스타틴 치료를 통해 콜레스테롤 조절 → 죽상동맥경화증 억제·퇴행 → 심혈관질환 예방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로수바스타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선순환의 전과정을 검증받은 지질치료제는 로수바스타틴이 대표적이다. 로수바스타틴은 △STELLAR △ASTEROID, METEOR, ORION, COSMOS, SATURN, ARTMAP △JUPITER 등 GALAXY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지질조절 △죽상동맥경화증 퇴행 △심혈관질환 예방 등 주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LDL/HDL ratio

로수바스타틴은 STELLAR 연구에서 다른 제제와 비교해 우수한 지질조절 효과를 보고했다. 로수바스타틴 10~40mg 요법은 아토르바스타틴(10~80mg), 프라바스타틴(10~40mg), 심바스타틴(10~80mg)에 비해 LDL 콜레스테롤을 각각 8.2%, 26%, 12~18% 더 감소시켰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로수바스타틴이 LDL 콜레스테롤 강하에 더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는 데도 다른 약제와 비교해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기간 HDL 콜레스테롤의 평균변화를 보면, 로수바스타틴 치료그룹에서 7.7~9.6%까지 증가한 데 반해 다른 제제들은 2.1~6.8% 상승에 그치며 차이를 나타냈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동시에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능력, 즉 LDL/HDL 비율(LDL/HDL ratio)의 개선효과는 죽상동맥경화증의 퇴행효과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JAMA 2007에 게재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스타틴 치료 시에 LDL 콜레스테롤 감소와 HDL 콜레스테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에 죽상경화반 퇴행과의 연관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됐다.

ASTEROID

LDL/HDL 비율 개선과 죽상경화반 퇴행의 상관관계는 로수바스타틴의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를 검증한 ASTEROID 연구(JAMA 2006)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수바스타틴은 이 연구를 시작으로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 검증의 포문을 열었다.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로수바스타틴 40mg 고강도 치료를 받았으며, 죽종용적비율(percent atheroma volume, PAV)의 변화를 보기 위해 연구시작과 종료시점에서 혈관내초음파(IVUS) 검사가 이뤄졌다.

24개월 치료·관찰결과, 로수바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을 기저치(baseline) 130.4mg/dL에서 60.8mg/dL까지 감소시키며 53.2%의 강하효과를 나타냈다(P＜0.001). HDL 콜레스테롤도 기저치 대비 14.7% 증가시킨 것이 특징이다(43.1mg/dL → 49.0mg/dL, P＜0.001).

PAV의 변화는 평균 -0.98%(중앙값 -0.79%)로 유의한 퇴행효과가 확인됐다(P＜0.001). 총죽종용적(total atheroma volume, TAV) 또한 6.8%(중앙값) 감소하며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1).

METEOR

ASTEROID 연구에서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반 퇴행을 관찰했다면, METEOR 연구(JAMA 2007)는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의 변화를 통해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봤다. 연구는 초기 무증상 죽상동맥경화증 단계의 위험도가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투여 후 B-모드 초음파를 사용해 경동맥 12개 혈관 부위에서 CIMT 변화를 조사했다.

2년 관찰결과, 로수바스타틴군의 지질조절 정도는 LDL 콜레스테롤 49% 감소, HDL 콜레스테롤 8% 증가, 중성지방이 16% 감소해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1). LDL/HDL 비율도 51% 감소했다. 주요 종료점이었던 CIMT 변화는 위약군이 연간 0.0131mm 증가(진행)한 반면 로수바스타틴군은 0.0014mm 감소했다(P＜0.001).

ORION

American Heart Journal 2008에 게재된 ORION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저·고용량 치료의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과 경동맥 협착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치료 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24개월 관찰결과, 저·고용량 그룹 모두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38.2%와 59.9%씩 감소하며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1).

또한 로수바스타틴은 저·고용량 모두에서경동맥 죽상경화반의 괴사성 지질핵 비율(%LRNC)을 41.4%까지 낮추며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시사했다(P=0.005).

SATURN

SATURN 연구(NEJM 2011)는 대규모의 관상동맥질환 병력자들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의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억제 효과를 비교한 임상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로수바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을 개선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죽상동맥경화증을 퇴행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04주 관찰결과, 로수바스타틴 40mg은 LDL 콜레스테롤을 120.0mg/dL에서 62.6mg/dL로 감소시켰고, HDL 콜레스테롤은 45.3mg/dL에서 50.4mg/dL로 기저시점과 비교해 상승시켰다.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 치료그룹의 지질개선 정도를 비교한 결과, 로수바스타틴이 LDL 콜레스테롤(P＜0.001)과 HDL 콜레스테롤(P=0.01)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PAV 분석에서 죽종감소(퇴행)가 확인된 환자의 비율은 아토르바스타틴(63.2%)에 비해 로수바스타틴(68.5%)이 다소 앞섰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7). TAV 분석에서는 죽종이 퇴행된 환자의 비율이 64.7% 대 71.3%로 로수바스타틴군이 우수한 개선효과를 나타냈다(P=0.02).

COSMOS

일본인 안전형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SMOS 연구(Circulation Journal 2009)에서는 로수바스타틴 저용량 치료의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퇴행효과가 관찰됐다. 이 연구에서도 치료환자들의 LDL 콜레스테롤은 38.6% 감소하고 HDL 콜레스테롤이 19.8% 증가하며 LDL/HDL 비율 개선의 혜택이 나타났다(P＜0.0001). 관상동맥 죽상경화반의 용적 또한 5.1% 줄어들며 유의한 퇴행효과를 보고했다(P＜0.0001).

ARTMAP

ARTMAP 연구(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2012)는 우리나라 의료진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 제제의 효과를 직접 비교·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울산의대 박승정·이철환 교수팀(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은 ‘경증의 관상동맥 죽상경화반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20mg) 대 로수바스타틴(10mg)의 효과’에 관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 “스타틴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로수바스타틴의 죽종감소 정도가 보다 우수한 가운데, 두 약제의 상용용량 모두 기저시점과 비교해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을 유의하게 퇴행시켰다”고 밝혔다.

6개월 관찰결과, 로수바스타틴군에서 TAV가 7.4% 감소해 아토르바스타틴군(3.9% 감소)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8). PAV와 관련해서는 로수바스타틴군 -1.1% 대 아토르바스타틴군 -0.3%로 변화의 정도에 차이가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P=0.157).

박승정 교수가 JACC 2016에 발표한 STABLE 연구에 따르면, 로수바스타틴 10·40mg 요법이 혈관내 죽종용적 감소 및 괴사성 핵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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