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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상동맥경화성 이상지질혈증 한국에서 토착화되나?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09.04 16:16
  • 호수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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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LDL·고TG·저HDL 유병률 모두 20%대 근접
- 유독 고중성지방혈증 높아…LDL-C도 서양 수준으로
- 비만·고혈당·고혈압까지 겹쳐 심혈관질환 위험 급상승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이른바 ‘공포의 3중주’라 불리는 복합형 병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학계의 공식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에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동시에 발현되는 경우로, 이러한 병태의 환자들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지질이상 병태인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의 유행이 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상지질혈증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비만과 인슐린저항성 등이 함께 증가하면서, 이들 인자가 서로 난맥상처럼 얽혀 있는 대사증후군 위험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상지질혈증은 서양과 대비되는 독특한 유병특성을 나타낸다. 우선 전통·유전적으로 △중성지방(TG)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HDL-C)은 낮은 특성을 고수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서양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던 △LDL 콜레스테롤(LDL-C) 수치마저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이상지질혈증을 구성하는 세 인자 모두가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누적돼 온 유전적 특성과 최근의 식생활습관 서구화 과정이 상존·혼재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공포의 3중주

LDL-C, TG, HDL-C의 문제가 동시에 겹쳐 나타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의 고질적 병폐다. 이 공포의 세 인자가 한 데 모여 ‘3중주의 앙상블’을 이루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아지는데, 이러한 병태를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이라 통칭한다.  이 경우 혈관에 죽상종(플라크)이 쌓여 혈류에 제한을 가하며, 플라크 또한 파열과 혈전·색전증의 위험을 높이는 불안정형의 형태를 띠기 쉽다.

지질대사 팩트시트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이사장 김효수)가 최근 보고한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0.5%로 매우 높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높은 LDL-C), 고중성지방혈증(높은 TG), 저HDL콜레스테롤혈증(낮은 HDL-C)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로 이상지질혈증을 정의했을 때의 결과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은 LDL-C ≥ 160mg/dL, 고중성지방혈증은 TG ≥ 200mg/dL,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HDL-C < 40mg/dL 미만으로 정의했다<그림1>.

고중성지방혈증

주목해야 할 대목은 각각의 지질인자 유병률이다. 조사에서 세 가지 병태의 유병률은 각각 17.6%(고LDL), 17.5%(고TG), 19.4%(저HDL)로 서양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및 죽상동맥경화증 환자의 대표적인 유병특성은 전통적으로 TG가 높다는 것이다.

2015년 보고서(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5)에서 18.6%였던 것이 다소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누적돼 왔다. 이러한 식이 자체가 복부비만 체형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TG가 증가하는 전통적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중성지방혈증에 적극 대처해야 하는 이유는 TG 증가가 추가적인 지질이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TG가 높아지면 리파아제의 공격으로 HDL-C 수치는 감소한다.  LDL-C와 관련해서는 입자가 작아지고 밀도는 올라가는 small dense LDL이 양산된다. 같은 LDL-C라 할지라도 TG가 높으면 나쁜 성질의 LDL-C가 많아지는 것이다.

TG 조절전략

따라서 임상현장에서 TG의 측정과 함께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는 스타틴에 더해 피브레이트 등을 사용해 TG를 낮추고 지질 프로파일 자체를 긍정적인 양상으로 바꾸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TG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LDL-C를 잘 조절한다 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유럽심장학회(ESC)‧동맥경화학회(EAS)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LDL-C가 70mg/dL 미만이더라도 TG가 높고 HDL-C가 낮으면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이 증가한다”고 강조해 왔다. 학계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관찰되는 이러한 특성을 ‘심혈관질환 잔여 위험도(residual risk)’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스타틴 하나만으로는 이상지질혈증 병태 전체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높은 TG와 낮은 HDL-C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병용이 요구되고 있다<그림2>.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올해 보고서에서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19.4%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특성은 아시아 전반에서 관찰된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Rachel R. Huxley 교수팀이 이상지질혈증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아시아인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빈도가 33.1%로 비아시아인(27.0%)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역시 22.4% 대 14.5%로 아시아인에서 빈도가 높았다. 특히 HDL-C 수치와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반비례 관계를 나타낸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관상동맥질환이 각각 67%, 63% 증가해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Huxley 교수는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아시아 인구에서 다발하는 지질이상의 새로운 표현형”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림3>.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지질동맥경화학회의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변화다. 2015년 보고서에서 15.5%였던 것이 2016년 통계에서는 17.6%로 2% 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고LDL 병태의 유병률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그림4>.

LDL-C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타깃이다. 심혈관질환 위험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성인인구에서 LDL-C 수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7~2010년 사이 증가폭이 35%에 달했다.

임 교수는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병태를 보면, 높은 TG와 낮은 HDL-C의 병태가 지배적이지만,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됐던 LDL-C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이상지질혈증 병태가 서양을 따라가고 있는 추세라는 것. 그는 “높아지는 LDL-C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따라 증가할 수 있다”며 “임상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지질조절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동반질환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고혈당·비만 등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와 동반돼 상호작용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점도 우리나라 환자들의 유병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높은 TG나 낮은 HDL-C 수치에 고혈압, 인슐린저항성, 복부비만 등이 추가되면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한다. 실제로 임 수 교수팀이 Diabetes Care에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현상이 복합형 이상지질혈증과 연관돼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임 교수팀이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1998년 24.9%에서 2007년 31.3%로 꾸준히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번 보고서에서도 이상지질혈증과 동반되는 심혈관 위험인자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비만 환자의 55.3%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복부비만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57.5%에 달했다. 이상지질혈증에 고혈당이 동반되는 경우는 65.7%, 고혈압 동반이환율은 55.8%였다<그림5>.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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