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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뇌졸중 특화전략으로 부각- 뇌졸중 예방 1차선택…파행증 개선에 권고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10.11 09:18
  • 호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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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혈전치료제 실로스타졸(제품명 프레탈)이 아시아인의 뇌졸중 예방에 두각을 나타내며 지역·인종 특화전략으로서 맞춤형 치료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가이드라인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 전략의 1차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는 실로스타졸은 말초동맥질환 영역에서도 파행증 증상완화 혜택을 인정받아 1차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실로스타졸이 이처럼 혈관질환 극복의 열쇠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독특한 작용기전과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에서 기인한다.

pleiotropic effects

뇌졸중 가이드라인을 보면, “실로스타졸은 phosphodiesterase를 억제함으로써 혈소판 활성화를 막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안정화시킨다”고 언급돼 있다. 실로스타졸은 PDE3(phosphodiesterase type 3)를 억제해 cAMP(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이 주된 기전이다. cAMP가 혈소판 활성화의 전체 과정에 핵심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수치를 증가시켜 혈전생성의 모든 루트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실로스타졸의 강점이다.

또한 PDE3는 혈소판 외에도 혈관의 평활근세포, 심장의 근육세포, 지방세포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실로스타졸 치료를 통해 심혈관에 미치는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기대할 수 있다. 출혈위험은 아스피린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소판과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기전상 특성이 출혈위험을 줄여준다. 특히 실로스타졸은 혈관내피세포의 산화질소(NO) 생성을 증가시켜 혈관확장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인해 말초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임상혜택에 기여한다. 때문에 말초동맥질환, 즉 간헐성 파행증 환자의 초기치료 전략으로 권고되는데 증상개선과 함께 도보거리를 늘리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시아인 뇌졸중

특히 실로스타졸은 아시아인의 뇌졸중 유병특성을 맞춤형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전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인에서 실로스타졸의 뇌졸중 예방혜택을 검증한 바 있는 울산의대 김종성 교수(서울아산병원 긴경과)는 “아시아인에서 흔히 목격되는 소혈관질환 특성의 뇌졸중 경우 고혈압에 의한 혈관내피세포기능 악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실로스타졸과 같이 혈관내피세포기능 안정화 효과를 갖춘 항혈소판제의 혜택이 크다”고 설명했다.

CSPS 2

아시아인 뇌졸중 유병특성을 고려할 때 항혈소판제 선택에 있어 실로스타졸의 기전이 적합할 것이라는 가설은 CSPS 2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이 연구는 아시아 지역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치료 1차선택으로 실로스타졸이 권고되는 데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뇌졸중 예방에 있어 실로스타졸과 아스피린의 효과를 비교했는데,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두 항혈소판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것이다. 일본 28개 의료기관에서 적어도 시험시작 26주 전에 뇌경색을 경험한 20~79세 연령대의 환자들이 모집됐다.

환자들은 실로스타졸(1일 2회 100mg) 또는 아스피린(1일 1회 81mg)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1~5년까지의 치료·관찰이 진행됐다. 1차 종료점은 뇌졸중 발생으로 정의했으며, 평균 관찰기간은 29개월이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뇌출혈·지주막하출혈·입원을 요하는 출혈을 평가했다.

뇌졸중 유효성·출혈 안전성

종료시점에서 실로스타졸군의 연간 뇌졸중 발생빈도는 2.76%(82명)로 아스피린군(3.71%, 119명)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실로스타졸군 위험비는 0.743으로 애초의 목적이었던 비열등성 기준을 만족시킨 것은 물론, 아스피린과 비교해 우수한 효과(상대위험도 감소 26%, P=0.0357)를 나타냈다. 안전성 기준이었던 출혈 역시 실로스타졸군 0.77%(23명) 대 아스피린군 1.78%(57명)로 두 그룹이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004).

PICASSO

아시아인 뇌졸중 환자에서 실로스타졸의 재발예방 효과는 PICASSO 연구를 통해 거듭 확인됐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뇌출혈 위험성이 높은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실로스타졸로 치료한 결과, 전통적인 아스피린 치료에 비해 뇌졸중 재발위험을 우수하게 줄였다.

권순억 교수가 국제뇌졸중학술대회(ISC 2017)에서 발표한 PICASSO 연구의 최종결과에 따르면, 실로스타졸은 출혈 고위험 뇌졸중 환자의 뇌출혈 위험감소 경향과 함께 전체 뇌졸중 위험은 아스피린 대비 유의하게 더 낮췄다. 출혈위험이 높은 뇌졸중 환자 치료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출혈성 뇌졸중은 아스피린과 비교해 49%까지 낮추며 상대위험도 감소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한국·필리핀·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뇌출혈의 과거력이 있거나 다수의 대뇌 미세출혈을 보이는 출혈 고위험군 뇌졸중 환자들을 모집해 실로스타졸과 아스피린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검증했다. 환자들은 연구시작 전 180일 이내에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을 겪었고 70%가 중등도에서 중증의 백색질 변화(white matter change)를, 61%는 다수의 미세출혈(multiple microbleeds)을 경험하는 등 뇌내출혈과 함께 전형적인 소혈관질환 특성을 나타냈다.

연구는 실로스타졸 치료가 아스피린과 비교해 효과 주요심혈관사건(뇌졸중, 심근경색증, 혈관 원인 사망)은 대등하게 줄여주고(non-inferiority), 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더 감소(superiority)시킨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즉 뇌내출혈과 미세출혈이 관찰된 뇌졸중 환자에서 뇌출혈 위험이 높아지는데, 이들 환자에서 실로스타졸이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줄이며 심혈관사건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를 들여다본 것이다.

출혈성 뇌졸중 49%↓ 

우선 전체 뇌졸중 위험은 48건 대 73건으로 실로스타졸군의 상대위험도가 33% 낮아 아스피린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hazard ratio 0.67, P=0.03). 출혈성 뇌졸중은 9건 대 18건으로 실로스타졸군에서 49%까지 상대위험도가 감소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P=0.09). 허혈성 뇌졸중도 아스피린 대비 26%까지 낮췄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상대위험도 감소경향을 나타냈다(P=0.14).

그러나 종합적으로는 출혈성과 허혈성을 포함한 전체 뇌졸중을 봤을 때, 아스피린 대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임상혜택이 확인됐다. 주요심혈관사건 복합빈도는 63건 대 80건으로 실로스타졸군에서 20%의 감소가 관찰된 가운데, 사전에 규정된 비열등성(non-inferiority) 기준을 만족시켰다(비열등성 기준 P=0.004).

다만 실로스타졸군에서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유의하게 높았으나(P=0.0319), 심혈관계 사망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5724). 권순억 교수는 이와 관련해 “아스피린 대비 뇌졸중 상대위험도를 유의하게 줄인 만큼, 뇌출혈 위험에 취약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2차예방에 실로스타졸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분석

메타분석에서도 여타 항혈소판제 대비 실로스타졸의 뇌졸중 예방효과가 연이어 보고된 바 있다. J Am Heart Assoc. 2015에 게재된 메타분석에서는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를 대상으로 항혈소판요법의 효과를 비교·검증한 24개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한 데 모아 분석을 진행했다. 실로스타졸 치료군의 뇌졸중 재발위험은 아스피린 대비 34%, 디피리다몰 대비 43% 유의하게 낮았다.

실로스타졸은 또한 두개내출혈과 관련해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티클로디핀,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 디피리다몰 대비 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주요출혈 위험도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 디피리다몰과 비교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BMJ Open 2016에 실린 메타분석에서도 실로스타졸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가 보고됐다. 비심인성 허혈 뇌졸중 또는 TIA 환자를 대상으로 뇌졸중 2차예방 효과를 검증한 총 36개의 RCT를 종합분석해 실로스타졸의 유효성(뇌졸중, 심근경색증, 혈관 원인 사망 예방효과)과 안전성(출혈)을 들여다본 것이다.

실로스타졸 치료군의 심혈관사건은 클로피도그렐 대비 23%, 저용량 아스피린 대비 31% 낮은 상대위험도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나타냈다. 실로스타졸은 또한 여타 항혈소판요법과 비교해 낮은 출혈위험을 기록했다.

뇌졸중 예방 1차선택

미국·유럽 등과 비교해 우리나라·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뇌졸중 가이드라인에서는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에 있어 차별화된 선택이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뇌졸중 2차예방에 권고되는 항혈소판요법은 아스피린, 아스피린 + 디피리다몰 서방형, 클로피도그렐이 대표적이다. 반면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항혈전치료에서 우리나라의 지침은 미국과 달리 실로스타졸 단독요법을 1차선택으로 여타 약제와 함께 권고하고 있다.

뇌졸중임상연구센터의 뇌졸중 진료지침을 보면, “실로스타졸 단독치료는 비심인성 뇌졸중 환자, 특히 열공성 뇌경색 환자에서 뇌졸중 2차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Ia, A)”고 언급돼 있다. “뇌출혈을 포함한 심각한 출혈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항혈소판제 치료가 필요할 때,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해 실로스타졸 또는 트리플루잘이 추천될 수 있다(Ib, A)”는 권고도 주목된다.

두 권고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시아 뇌졸중 환자의 재발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치료에 있어 실로스타졸의 독특한 역할을 읽어낼 수 있다. 주목할 대목은 실로스타졸이 소혈관이 막히는 열공성 뇌경색 환자, 그리고 뇌출혈을 포함한 심각한 출혈위험이 있는 환자의 재발예방에 단독요법(1차선택)으로 권고됐다는 것이다.

두개강내혈관 죽상동맥경화에 의한 열공성 뇌경색이나 출형성 뇌졸중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다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로스타졸은 일련의 연구에서 출혈성 뇌졸중과 여타 출혈 합병증 위험감소가 아스피린보다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뇌출혈 등 심각한 출혈위험이 있는 환자의 항혈소판요법으로 새롭게 권고된 것이다. 특히 이 모든 것이 아시아 지역에서 진행된 임상연구에 근거하고 있다.

파행증 개선 단독권고

실로스타졸은 말초동맥질환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헐성 파행증 환자의 초기치료 전략으로 권고되는데, 증상개선과 함께 보행거리를 늘리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로스타졸은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의 말초동맥질환 가이드라인에서 파행증 관리를 위한 독보적인 약물로 거론됐다. 양 학회는 실로스타졸이 2014년 발표된 15개 연구 통합분석(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4)에서 걷기거리, 파행증 발생간격, 발목상완지수(ABI) 개선에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는 결과를 근거로 class Ⅰ등급으로 권고됐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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