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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빅데이터로 만든 항혈전치료 로드맵- 건강보험공단·국민건강영양조사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세계가 관심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10.11 10:48
  • 호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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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의료진)이 주도하는 한국인 빅데이터 분석결과가 항혈전제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보고되면서 전세계에 항혈전치료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청구자료 또는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기반해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 처방빈도를 들여다 본 연구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것. 특히 이들 연구를 통해 약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자료들이 축적되면서 항혈전치료의 임상적용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NOAC

가장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 관찰결과 중 하나는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항혈전치료 기술을 선보이며 등장한 NOAC 제제는 짧은 역사에 비해 임상현장의 관심도가 상당히 높다.

때문에 각 제제의 랜드마크 임상연구에 이어 리얼월드 관찰연구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NOAC 제제의 처방률이 상승하면서 한국인 환자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관찰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실정.

심방세동

심방세동은 심방의 미세한 떨림으로 혈액의 저류가 발생하고, 그 결과 혈전 또는 색전에 의한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때문에 이들 환자에서 항응고치료를 통해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심방세동 유병률을 본 결과, 2015년 현재 1%가량으로 최근 8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치료율이 동양인에서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한 주인공이 바로 NOAC 제제다. 2008~2015년까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NOAC 등장 이전에는 항응고제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경구용 항응고제(OAC)가 처방되는 비율이 35%가량으로 낮았다.

반면 NOAC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부터는 OAC 처방률이 50%대로 늘었다. 전체 OAC의 사용량이 50%로 증가했고 이 중 절반은 NOAC 처방이었다. 병원방문·혈액검사·음식조절 등 와파린 치료의 불편함과 출혈위험 등 안전성을 개선한 것이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리얼월드 자산

NOAC 제제를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리얼월드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지난해 서울의대 차명진·최의근(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리바록사반·다비가트란·아픽사반의 리얼월드 연구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최의근·순천향의대 이소령(순천향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에독사반 리얼월드 분석 데이터를 최근 미국심장학회 저널 JACC에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NOAC 리얼월드 데이터를 모두 구축한 나라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거뒀다

리바록사반·다비가트란·아픽사반

앞서 공개된 리바록사반·다비가트란·아픽사반 리얼월드 결과에 따르면, 세 가지 NOAC 제제는 와파린과 비교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유사했고 두개내출혈 위험은 낮았다. 연간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리바록사반군 1.9%, 다비가트란군 1.8%, 아픽사반군 1.3%, 와파린군 1.5%로 발생률이 비슷했다.

세 가지 NOAC을 종합해 비교한 연간 두개내출혈 발생위험은 와파린군보다 50% 낮았다(0.7% vs 1.3%, HR 0.50, 95% CI 0.36~0.68). NOAC에 따른 두개내출혈 발생률을 살펴보면 리바록사반군 0.9%, 다비가트란군 0.6%, 아픽사반군 0.5%를 나타내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

한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평가한 결과는 NOAC 제제 간에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연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발생률은 리바록사반군이 4.5%로, 와파린군 4.6%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반면 다비가트란군과 아픽사반군은 2.4%와 1.5%로 와파린군보다 발생률이 낮았다. 다만 세 가지 NOAC 모두 평가하면 와파린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3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HR 0.70, 95% CI 0.59~0.81).

에독사반

국내에서 진행된 또 다른 리얼월드 연구에서는 에독사반이 모든 평가변수(유효성과 안전성)에서 와파린보다 우수한 결과를 내놓으며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번 에독사반의 리얼월드 연구결과는 전세계에서 처음 보고되는 신생 데이터라는 점에서 국제학계의 관심도가 높다.

각 평가변수에 대한 에독사반의 발생위험은 와파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허혈성 뇌졸중 31%(HR 0.693, 95% CI0.487-0.959) △두개내출혈 60%(0.407, 0.182~0.785)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28%(0.716, 0.549~0.918) 등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혜택을 나타냈다.

아울러 허혈성 뇌졸중 + 두개내출혈 +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모두 살펴본 복합평가결과에서도 에독사반군이 와파린군보다 33%가량 더 우수했다(HR 0.667, 95% CI 0.542~0.812). 이번 리얼월드 연구에서 추가로 평가한 위장관출혈 또는 주요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도 와파린군과 비교해 에독사반군이 각각 40%(HR 0.597, 95% CI 0.363~0.930)와 47%(0.532, 0.352~0.773) 낮아, 에독사반이 최종적으로 승전보를 전했다.

신장기능 영향

주목해야 할 결과는 신장기능에 따른 에독사반의 뇌졸중 예방효과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5년 에독사반 승인 당시,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95mL/min 초과한 심방세동 환자에게 에독사반을 투약하기 전 반드시 신장기능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에독사반의 랜드마크 연구인 ENGAGE AF-TIMI 48 연구에서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높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만을 하위분석한 결과, 에독사반군이 와파린군보다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이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리얼월드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에서는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95mL/min을 초과하더라도 에독사반군에서 허혈성 뇌졸중 또는 두개내출혈, 복합평가결과 발생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지 않았다.

일본 도카이의대 Shinya Goto 교수는 논평을 통해 “ENGAGE AF-TIMI 48 연구에 포함된 동아시아인이 소수였고, 게다가 동아시아인의 항응고요법은 다른 지역의 환자와 다르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를 동아시아 지역 리얼월드에서 검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빅데이터 분석

국내 심방세동 환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또 다른 관찰연구에서도, 기존 경구용 항응고제인 와파린보다 NOAC이 더 효과적이며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실제 임상현장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항혈전제(항응고제 및 항혈소판제) 사용의 안전성 및 효과 분석’ 제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NECA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심방세동 환자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의 안전성 및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먼저 심방세동 환자 5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항응고제 치료의 안전성 및 효과를 분석한 결과, NOAC이 와파린보다 우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뇌졸중 예방

와파린 대비 NOAC의 뇌졸중·전신색전증 위험은 28% 유의하게 낮았다(HR 0.72, 95% CI 0.65~0.81). 사망 위험은 25%(0.75, 0.68~0.82), 심근경색증 위험은 30%(0.70, 0.63~0.77) 낮아 상대적으로 우수한 NOAC 유효성이 지지를 받았다. 특히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등 NOAC 약제 모두 와파린보다 뇌졸중·전신색전증 예방 및 사망률 감소에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출혈위험

안전성 평가에서도 NOAC이 와파린과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NOAC의 전체출혈 위험은 와파린보다 13%(0.87, 0.82~0.92) 유의하게 낮았다. 뇌출혈 및 위장관출혈 등 주요출혈 위험 역시 18%(0.82, 0.72~0.93) 낮은 수치를 보이며 우수한 안전성에 힘을 더했다. 다만 두개내출혈 등의 뇌출혈 위험은 NOAC 와파린과 비교해 24%(0.76, 0.55~1.05)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었다.

약제별 전체출혈은 다비가트란 또는 아픽사반의 상대위험도가 와파린보다 각각 16%(0.84, 0.78~0.90), 24%(0.76, 0.70~0.81) 감소했지만, 리바록사반과 와파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1.00, 0.94~1.06). 아울러 항응고제 용량에 따른 분석결과 역시 NOAC 표준용량 및 저용량 치료군 모두에서 와파린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했으며, 표준용량 투약 시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P2Y12 억제제

NECA는 이번 관찰연구에서 P2Y12 억제제 계열의 항혈소판제에 대한 분석결과도 발표했다. 국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에서 P2Y12 억제제 신약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이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사망 위험은 낮지만 출혈 위험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 주요심장질환사건 발생위험은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 치료그룹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티카그렐러 HR 0.98, 95% CI 0.90~1.07 / 프라수그렐 0.87, 0.73~1.03).

한편 전체 사망률은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 대비 18%(0.82, 0.68~0.97),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은 32%(0.68, 0.51~0.89), 뇌졸중 위험은 23%(0.77, 0.63~0.95) 낮았다. 프라수그렐은 클로피도그렐과의 효과 비교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우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출혈 위험을 평가한 분석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보다 안전했다. 전체출혈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 투약 시 각각 30%(1.30, 1.21~1.41), 19%(1.19, 1.03~1.38) 높았던 것. 주요출혈 위험은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보다 23% 유의미하게 높았으나(1.23, 1.03~1.48), 프라수그렐은 클로피도그렐 대비 주요출혈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1.24, 0.87~1.78).

NOAC + P2Y12 억제제

한편 최근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의 병용요법 적용이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북미 심장학계가 관련 권고안을 제시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심장학계 전문가들이 Circulation에  백서(white paper) 형식의 성명문을 게재,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는 경구 항응고제 치료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혈전치료 전략'을 주제로 합의문을 도출해낸 것이다.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항혈전치료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경우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 전략을 어떻게 조합할 것이냐에 대해 일부 해답을 제시했다. 연자들은 권고안에서 “PCI 시술을 받는 심방세동 환자의 퇴원 시에 P2Y12 억제제로 이뤄진 단독 항혈소판요법과 경구 항응고제 단독을 병용하는 2제 항혈전치료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경구 항응고제의 선택은 비타민 K 길항제(VKA) 보다는 NOAC이 선호된다”고 부연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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