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DPP-4 억제제 에보글립틴 

에보글립틴은 한국에서 9번째로 출시된 DPP-4 억제제다. 전세계적으로 9개의 DPP-4 억제제가 시판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며, 그 중 우리나라에서 직접 개발한 약제는 2개로, 그 중 에보글립틴은 동아 ST에 의해 개발됐다.

DPP-4 억제제는 DPP-4의 활성 부위와 결합하는 위치에 따라서 class 1, 2, 3으로 분류되는데, class 3에 해당하는 에보글립틴은 S2 Extensive Subsites에 결합해 활성화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며, 시타글립틴에 비해 생체실험(in vitro)에서 10배 더 우수한 활성을 보이고, 생물학적 이용률이 높다. 여기에서 등급에 따라 3 class DPP-4 억제제가 class 1, 2에 비해 더 우수하다는 의미는 아니고 단지 분류 체계지만, 에보글립틴은 다른 DPP-4 억제제에 비해 IC50이 매우 낮아 적은 농도에서 강력한 DPP-4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효력이 우수한 제품이다.

DPP 효소에는 몇 가지 아형이 존재한다. DPP-8 또는 DPP-9을 억제하게 되면 피부반응, 면역기능장애, 상처치유지연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반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DPP-4 억제제들은 DPP-4에 대한 선택성이 우수하며, 에보글립틴도 DPP-4 선택성이 매우 우수한 약제 중 하나다(표 1).

EVERGREEN 연구 디자인

에보글립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2상임상 2건, 국내외 3상임상 4건이 진행됐는데, 국내에서 2번째로 개발된 DPP-4 억제제인 에보글립틴은 임상연구를 통해 기존 DPP-4 억제제와 유사한 수준의 효용성 및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메트포르민과 병용 시에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EVERGREEN(Efficacy and Safety of Evogliptin Treatment in Drug-nive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연구는 약물치료 없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에보글립틴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리나글립틴과 비교·평가하고자 2016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19개 기관에서 실시된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활성약 대조 임상시험이다.

대상 환자는 20세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 246명으로 스크리닝 당시 7.0%≤당화혈색소(A1C)≤10.0%이고, 연구등록 이전에 적어도 8주간 경구 혈당강하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20kg/㎡≤BMI≤40kg/㎡인 환자였다. 이 대상 환자들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2주간의 준비기간에 걸쳐 위약을 투여한 후 207명의 환자들을 에보글립틴 5mg QD군 또는 리나글립틴 5mg QD군에 1:1로 무작위 배정한 후 12주간 추적관찰했다.

1차 유효성 평가항목은 치료 12주 후 A1C의 평균 변화로 했고, 2차 평가항목은 A1C 반응률(각각＜7.0%, ＜6.5%)과 공복시 혈당이었다. 예비 평가항목은 특히 신장병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에 중점을 두고 UACR(urine albumin to creatinine ratio, mg/g cr), NAG(N-acetyl-β-D-glucosaminidase, U/L), eGFR(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mL/min/1.73㎡), Nephrin(㎍/g cr)으로 했다.

또한 안전성 평가항목으로서 이상반응도 평가했는데, 저혈당의 경우에는 중증 저혈당, 확인된 유증상의 저혈당, 무증상 저혈당 등을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는 베이스라인, 6주째, 12주째 공복혈당을 측정해 270mg/dL를 초과하는 등 실험실적 수치가 비정상으로 확인된 경우 임상의의 판단에 따라 구제 치료로서 메트포르민을 추가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EVERGREEN 연구 결과

데이터 분석 시에는 246명의 환자를 스크리닝해 207명이 에보글립틴군 또는 리나글립틴군에 무작위 배정됐고, 무작위 배정된 환자들 중에서 3명만을 제외한 총 204명의 환자가 FAS(full analysis set)에 포함됐다. 양군 모두 연구 순응도는 95% 이상이었다.

베이스라인에서 연구참여 환자들의 기본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은 리나글립틴군 55.6세, 에보글립틴군 56.6세였다. BMI는 약 26kg/㎡, 평균 A1C는 7.8%였으며, 다른 인자들도 양 군간 비슷했다. 평균 BMI와 A1C 측면에서  EVERGREEN 연구 참여 환자들의 특성은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일반적인 특성과 유사했다.

EVERGREEN 연구 결과 12주째 베이스라인 대비 A1C 변화량은 리나글립틴군이 -0.75%, 에보글립틴군이 -0.85%로 베이스라인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으며(p＜0.0001), 리나글립틴에 대한 에보글립틴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그림 1).

12주째 A1C 목표치 7.0% 미만에 도달한 반응률은 에보글립틴군에서 68.0%, 리나글립틴군에서 67.3%였고, A1C 목표치 6.5% 미만에 도달한 반응률은 각각 44.0%, 36.5%였다. 양 군간에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연구 12주째 공복시 혈당 변화량에서도 양 군 모두 베이스라인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으나, 양 군간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주째 UACR, NAG, eGFR, Nephrin 등 신장 표지자의 변화량에 대한 결과에서도 전반적으로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 세뇨관 손상지표인 NAG에서는 에보글립틴군과 리나글립틴군 간 차이가 나는 경향을 보이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안전성 프로파일에서는 전반적으로 이상반응 발생에 있어서 두 군간 차이가 없었으며, 확인된 유증상 저혈당의 경우 에보글립틴군에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반면, 리나글립틴군에서는 1건이 보고됐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표 2). 연구기간 동안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구제 치료로서 메트포르민 투여를 허용했는데, 에보글립틴군에서는 메트포르민을 사용하는 구제 치료가 한 건도 없었고 리나글립틴군에서는 3건이 발생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EVERGREEN 연구 요약

EVERGREEN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에보글립틴 5mg군과 리나글립틴 5mg군에서 A1C의 평균 변화량은 각각 -0.85%와 -0.75%였으며, 두 군간의 차이는 -0.10%로 에보글립틴은 리나글립틴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한, 12주째 A1C 6.5% 미만의 혈당 목표치에 달성한 환자는 에보글립틴군에서 44.0%, 리나글립틴군에서 36.5%였다. 두 군 모두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이상반응의 발생 및 유형에서 서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12주간의 연구에서 에보글립틴 5mg 1일 1회 용법은 약물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유의한 이상반응 발생 없이 A1C 수치를 0.85%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이는 리나글립틴 5mg과 비슷한 수치였다.

 Q&A 

 이 연구에서 대조군으로서 리나글립틴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에보글립틴은 경증~중등증의 신장애 환자에서 용량 조절없이 사용가능한 DPP-4 억제제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는 리나글립틴과 비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연구를 실시할 때 에보글립틴이 신장 보호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가지고 있는가?

매우 좋은 질문이다. 이 연구 이전에 기초 연구로서 동물실험이 진행됐다. 마우스 대상 동물실험에서는 당뇨병성 신증에 처방되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인 이르베살탄과 유사한 수준으로 뛰어난 Nephrin 소실 감소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는 했다. 그러나 동물실험 결과와 임상시험 결과는 다르기 때문에 확인을 위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됐다. 

편집부  edit@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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