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제병용 항고혈압제 

ARB/CCB 관련 연구가 국내 고혈압 관리전략을 반영해준다는 근거는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18에서 찾을 수 있다. 2016년 시점 국내 항고혈압제 치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2제병용 사용률은 42.1%로 단독요법(40.3%)보다 높아졌고, 특히 국내 치료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속치료 환자에서는 2제병용 사용률은 43.9%, 단독요법은 36.6%로 더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ARB와 CCB는 2제병용 사용률에서 가장 선호되는 조합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6년 국내 임상현장 항고혈압제 단독요법 처방률을 분석한 결과 ARB가 가장 높은 비율(43.3%)을 보였고, CCB는(42.9%) 두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지속치료 환자에서는 ARB와 CCB가 동일한 처방률(44.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리고 2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에서는 ARB + CCB가 5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2위의 조합인 ARB + 이뇨제의 비율(27.1%)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차이다. 

텔미사르탄/S-암로디핀 리얼월드 연구

ISH 2018에서는 고려의대 박창규 교수(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팀이 대표적인 ARB/CCB 조합 중 하나인 텔미사르탄/S-암로디핀의 복합제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현장(리얼월드)에서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 565개 의료기관에서 텔미사르탄/S-암로디핀 복합제를 1도스(dose) 이상 투여받은 고혈압 환자 3만 2061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군 중 남성은 56.0%, 여성은 44.0%였고, 연령은 평균 59.9±12.6세, 체중은 67.2±12.2kg, 신장은 163.8±9.3cm, BMI는 24.9±3.2kg/㎡였다. 비흡연자는 63.29%였고, 흡연자가 43.56%, 흡연경력자는 10.73%였다.

고혈압 유병기간은 다양했다. 1년 미만인 환자군은 22.62%, 1~3년인 비율은 20.05%, 3~6년인 비율은 22.57%, 6~10년은 16.68%였다. 10년 초과인 비율도 18.07%였다.

텔미사르탄/S-암로디핀 투여용량은 절반이상이 40/2.5mg(62.6%)을 투여받았다. 80/2.5mg 용량은 19.92%, 40/5mg은 15.56%였다. 최초 40/2.5mg 용량에서 80/2.5mg으로 증량한 비율은 0.79%, 40/2.5mg에서 40/5mg으로 증량한 비율은 0.37%로 많지 않았고, 유해사건으로 인한 처방중단율도 0.90%로 낮았다.

목표혈압 도달률 70% 이상

연구에서 목표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90mmHg 미만으로 설정했다. 수축기/이완기혈압 140/90mmHg 미만에 모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은 74.09%(2만 2090명)였다(P＜0.0001). 수축기혈압이나 이완기혈압 둘 중 하나에만 목표수치에 도달한 비율은 94.21%(2만 8089명)였다(P＜0.0001).

특히 S-암로디핀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유해사건인 발목 부종은 4건으로 전체 환자의 0.0001%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심혈관·호흡기·근골격계  관련 유해사건도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리얼월드에서 텔미사르탄/S-암로디핀 복합제의 혈압강하 효과를 확인시켜주고 있고, 장기간 유병환자까지 포함해 약물 관련 안전성도 보여주고 있다”고 정리했다.

대사증후군 동반에서도 효과 확인

한편 지난 6월 진행된 유럽고혈압학회(ESH 2018)에서는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환자에 대한 텔미사르탄/암로디핀의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Journal of Hypertension. 2018).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 64명를 대상으로 혈압 조절효과와 함께 좌심실 비대증, 좌심실 이완기 기능, 미세알부민뇨에 대한 영향까지 평가했다. 텔미사르탄/암로디핀은 80/5mg을 투여했다. 모든 환자들은 약물에 대한 내약성이나 부작용 문제 없이 연구를 종료했다.

연구 종료시점에 95.3%의 환자들은 혈압이 감소됐다. 수축기혈압은 베이스라인 178.26±9.1mmHg에서 127.8±6.2mmHg, 이완기혈압은 109.3±7.2mmHg에서 80.2±4.8mmHg로 낮아졌다(P＜0.01).

좌심실 용적, 심초음파 검사결과, 심전도 검사, 미세알부민뇨 등에도 혜택이 보고됐다. 좌심실용적은 79.7%의 환자에서 162.0±9.4g/㎡에서 137.8±5.0g/㎡로 감소를 보였다(P＜0.01). 심전도 평가에서 혈류속도에 대한 마커인 E/A 비율(이완기혈류속도 비율)은 82.8%의 환자에서 증가했고(0.87±0.04→1.42±0.05, P＜0.01), 등용성이완시간(IVRT)은 81.2%의 환자에서 감소됐다(108.4±8.5msec→77.3±5.2msec, P＜0.01). 심전도 상 감소시간(deceleration time)은 78.1%의 환자에서 감소했다(170.6±7.2msec→134.1±4.0msec, P＜0.05). 미세알부민뇨는 84.3% 환자에서 감소경향을 보였다(56.6±12.5mg/L→35.4±10.6mg/L, P＜0.05).

연구에서는 “텔미사르탄/암로디핀 80/5mg 복합제는 항고혈압 효과와 함께 신장보호 효과를 보였다. 또 좌심실용적 감소, 좌심실 이완기 기능의 개선 등 심초음파 상 긍정적 경향도 보였다”며 약물의 폭넓은 혜택에 무게를 실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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