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의 발생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혈압 환자도 당뇨병 발생이 약 2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느 것이 먼저 있었든 고혈압과 당뇨병이 같이 있는 경우 단독으로 있는 경우보다 뇌졸중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과 콩팥질환 발생 및 진행을 가속화시키므로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서 적절한 혈압관리는 심뇌혈관 합병증을 줄이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며, 일반 고혈압 환자의 경우 당뇨병 발생을 잘 모니터링해 적절하게 혈압관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전부터 당뇨병 자체는 심뇌혈관질환의 상당히 중요한 위험인자로 고려됐기 때문에 다른 일반 고혈압 환자에 비해 130/80mmHg의 더 낮은 치료 목표혈압이 권고됐는데,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혈압을 더 낮게 유지했을 때 심뇌혈관사건 발생을 줄인다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용과 부작용을 고려해 같은 당뇨병을 가졌더라도 동반질환에 따라 치료 목표혈압이 달라지는 변화가 최근 발표된 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따라서 2017년 발표된 미국심장학회 고혈압 가이드라인과 2018년 발표된 대한고혈압학회 및 유럽고혈압학회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기전과 치료 등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발생 

당뇨병 환자에서 높은 고혈압 발생 빈도는 과체중과 고인슐린혈증에 따른 교감신경계 항진, 콩팥에서 나트륨 저류에 따른 체액증가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기전은 당뇨병과 고혈압이 같이 동반된 환자에서 체중 조절 및 교감신경계 항진, 나트륨 저류 등을 치료에 고려해야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고혈당이 혈관경직도를 증가시키고 동맥경화증을 진행시키므로 고혈압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적인 야간혈압 강하현상이 없어지는데 특히 좌심실비대와 미세알부민뇨와 같은 무증상 장기손상과 관련이 높다. 무증상 장기손상을 줄이기 위해서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관리는 너무나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에서 적절한 혈압조절은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는데, 수축기혈압이 10mmHg 낮아질 때마다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률은 15%, 심근경색증 11%, 망막증 혹은 콩팥병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은 13%씩 감소했다.

2.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 목표혈압(Target goal BP)

 최근 대한고혈압학회를 비롯한 가이드라인은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혈압을 140/85mmHg미만으로 권고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전 진료지침에서는 단순 고혈압에 비해서 목표혈압을 130/80mmHg 또는 140/80mmHg 미만으로 더 낮게 유지하도록 권고했지만, 혈압을 더 낮게 유지한 환자에서 심뇌혈관사건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줄이지 못했으며, 오히려 더 많은 약제의 사용으로 인한 비용과 부작용 발생을 고려해 최근 치료 목표혈압이 140/85mmHg 미만으로 권고되고 있다.

다만, ACCORD 연구 중 SPRINT 연구 대상의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의 연구결과와 ACCORD 연구의 뇌졸중 예방에 대한 효과를 고려할 때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는 예전과 같이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심뇌혈관계 보호에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혈압은 고위험군이면 더 낮게 130/80mmHg 이하로, 그렇지 않은 저위험군의 경우 140/85mmHg 이하로 조절하면 된다. 저위험군이라고 해서 무조건 130~140mmHg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고혈압약의 개수가 많지 않으며, 큰 부작용이 없다면 고위험군과 마찬가지로 수축기혈압을 130mmHg 이하로 조절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3. 약제의 선택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약제 선택은 여러 임상 연구를 종합해볼 때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지속성 칼슘길항제, 이뇨제나 베타차단제를 처방할 수 있고, 여러가지 동반질환을 고려해 항고혈압제를 선택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미세단백뇨나 단백뇨를 동반한 경우 콩팥 보호효과가 있는 ACEI와 ARB를 우선적으로 투약한다.

치료 목표혈압에 도달하기 위해 최근 강조되고 있는 것이 결국 병합요법이다. 이번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초기치료로 복합제 사용을 강력히 권유하고 있다. 과거 가이드라인에서도 고위험 고혈압 환자에서 초기부터 병합치료로 시작할 수 있음이 권유됐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위험군인 1기 고혈압 환자 중 80세 이상의 고령자에서만 초기 단일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나머지 모든 고혈압 환자에서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제에 칼슘길항제 혹은 이뇨제가 결합된 단일 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하기를 권유했다.

이론적으로는 단일약제로 시작해 효과를 평가하고 추가 강압이 필요한 경우 약제를 추가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지만, 초기 복합제 사용군이 단계적 증량군보다 장기적으로 혈압 조절률이 더 높았다는 임상연구와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고혈압 환자가 140mmHg 이하라는 통상적인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단일 약제로 시작한 환자에서 예컨대 혈압이 143mmHg에서 더 이상 낮아지지 않아도 140mmHg 이하로 조절되도록 두 번째 약제가 추가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초기 병합요법의 장점은 더 나은 치료 목표혈압을 달성하고,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충분한 강압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병용해야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충분히 공감이 된다. 따라서 어떤 병합요법을 하든지 치료 목표혈압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병용치료에서 신중을 기해야하는 조합으로 베타차단제와 티아지드 이뇨제를 병용하는 것은 인슐린 저항을 증가시켜 당뇨병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고, ACEI와 ARB의 병용은 콩팥기능 손상과 전해질 이상 등이 우려되므로 금한다. 

결론적으로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 혈압은 고위험군이면 더 낮게 130/80mmHg 이하로,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당뇨병의 경우 140/85mmHg 이하로 조절해야 하며, 치료 목표혈압에 잘 도달하는 것이 중요한 고위험 당뇨병 환자의 경우 최근 많이 개발되고 있는 2제, 혹은 3제 복합제의 사용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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