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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교류하고 대중 속으로...“학회 모든 역량 동원해 혈압 조절률 10% 더 끌어 올릴 것” “혈압조절 합병증·사망위험 감소혜택 국민에게 적극 알려야”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11.08 16:46
  • 호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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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교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수장으로서 대한민국 심장학계를 이끌고 있는 조명찬 이사장(충북대병원 심장내과)은 이 같은 말로 학회의 포부를 요약·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임기시작과 함께 ‘고혈압 관리를 통한 국민건강 향상’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 학회의 방향타가 국민을 향하도록 본연의 임무를 되새겼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조 이사장의 지휘 아래 연이어 △고혈압의 과학적 근거확립 △대국민 홍보를 통한 고혈압 인지도 향상 △고혈압 관련 정책수립의 주도적 역할 △고혈압의 글로벌 리더 등 4대미션을 선포, 이 목표를 관철시키는데 모든 정책·사업 역량을 쏟아 부었다.

조 이사장은 밖으로는 고혈압 관련 학술 및 정책을 전파 또는 공유함으로써 전세계의 고혈압 관리기술 진보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의 고혈압 진단·예방·치료기술 수준, 즉 노하우를 아·태지역 전반에 보급하고 2016년 세계고혈압학회(ISH)를 서울 한복판에서 개최했던 저력을 앞세워 대한고혈압학회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조 이사장이 아시아태평양고혈압학회(APSH) 임원(executive council member)에 이어 최근 ISH의 카운슬멤버로 연이어 선출되면서 학회의 대외적 포부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으로는 고혈압 관련 과학적 근거와 다양한 연구결과를 만들어내어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보건정책 수립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이사장은 이를 위해 학회에 정책연구소를 신설해 연구활동을 촉진하고 대국민 홍보사업을 통해 고혈압의 심각성과 함께 적절한 관리를 통해 합병증 및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고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전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1차의료기관 개원의를 포함해 일선 진료현장의 임상의들이 대중에게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한 임상혜택을 알리는데 적극 동참해달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처음으로 고혈압 팩트시트를 발표했는데, 그 의미는?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18’은 대한민국의 고혈압 백서(白書)와 같다. 국내 고혈압의 유병·인지·치료·조절률과 함께 항고혈압제 치료현황 등 방대한 데이터를 담고 있다. 고혈압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얼마나 많은 환자가 존재하는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누구인지, 이 환자들이 고혈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는지, 궁극적으로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현황파악이 우선돼야 한다. 고혈압의 임상진료와 정책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관리를 통한 국민건강 수준 향상’이라는 비전 하에 ‘고혈압의 과학적 근거확립’, ‘대국민 홍보를 통한 고혈압 인지도 향상’, ‘고혈압 관련 정책수립의 주도적 역할’, ‘고혈압의 글로벌 리더’라는 미션의 수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과학적 근거확립’과 ‘정책수립 주도’를 위해 고혈압 관련 연구활동에 매진해 왔다. 그 결실 중 하나가 바로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18’이다.

국민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전국민의 의료이용 자료가 축적되고 있으며,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같은 전국 규모의 서베이 자료도 매년 생성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대규모 자료를 종합해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 및 관리실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고혈압 예방과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이 연구 보고서는 향후 우리나라 고혈압 진료와 정책수립의 근간이 될 것이다.

정부협력 사업으로 진행하는 국책 규모의 연구활동은 어느 정도인가?

국내 고혈압 연구에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후속 연구 및 기존 연구의 발굴을 위해, 또한 학회의 공공성 제고와 네트워킹을 위해 정책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수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믿는다. 현재 노인 고혈압 관련 정부 지원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특히 건보공단과의 MOU를 통해 100만명 이상의 고혈압 환자 코호트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연구사업은 고혈압 환자를 포함해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예측해낼 수 있는 평가모델(risk prediction model) 개발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장기적 코호트 구축과 분석이다. 대규모의 인력, 시간, 비용이 소요되는 연구과제로 그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보건당국과 협의 중이다.

학회 차원에서 혈압 조절률의 개선을 역설해 왔는데!

혈압조절은 고혈압 치료의 대명제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에서 세계고혈압학회를 개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더 나은 혈압조절을 통해 2025년 까지 심혈관 사망률을 25% 감소시키자(Working together for better BP control and 25% cardiovascular death reduction by 2025)'라고 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혈압은 성인인구 3명 중 1명(고령인구는 2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국민 만성질환이지만, 적절히 관리하면 합병증 및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고 현대의학의 기술수준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병태다.

수축기혈압을 10mmHg만 낮춰도 심근경색증 위험을 17%, 뇌졸중은 27%, 심부전 28%, 전체 사망률은 13%까지 줄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명확히 확립돼 있다. 때문에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목표치 미만으로 낮추고 유지하는 혈압 조절률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의 심각성과 함게 대처방안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향후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률을 10% 더 끌어 올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다.

최근 혈압 조절률이 절반의 법칙을 넘어서지 못하고 정체돼 있는 형국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과거 고혈압 인지·치료·조절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후, 최근 10년간은 정체돼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인지율(65.0%)과 치료율(61.0%)에 비해 유병자 기준 조절률(43.7%)이 50% 문턱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수치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조절률이다. 치료자 기준 조절률은 70.8%인데, 이는 치료를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가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항고혈압제 치료를 꾸준히 잘 받으면 혈압을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고혈압 환자 또는 치료를 받지만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들이 혈압 조절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팩트시트를 보면, 전체 고혈압 환자 1100만명 가운데 한 번이라도 병원을 찾은 경우(의료이용)가 890만명, 실제 항고혈압제 처방을 받은 경우는 820만명 수준에 그친다.

더 심각한 것은 1년 중 80% 이상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경우(지속치료)가 570만명 수준으로 여전히 항고혈압제 치료 순응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고혈압의 심각성과 항고혈압제 치료혜택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 현재의 수준에서 인지율과 치료율을 더 끌어 올리는 것이 조절률을 개선할 수 있는 묘책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발 가이드라인 발표 후 전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고혈압 진료지침을 내놓으면서 대응에 나섰는데, 학회 차원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미국이 고혈압 진단기준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SPRINT 연구에 기반한 결정으로, 혈압측정법 등 일반 진료패턴과의 차이·당뇨병이 빠진 환자그룹·서양인 중심의 치료 등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진단기준을 130/80mmHg 미만으로 낯출 경우 파급될 사회·경제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미국의 기준을 적용하면 고혈압 환자가 650만명 추가돼 50.5%의 유병률이 추산되는데, 한 나라에서 성인인구의 절반이 고혈압이고 절반은 정상이라는 역학적 모순에 직면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전체 성인인구의 절반을 고혈압 환자로 내몰기에는 한국인 대상의 임상근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140/90mmHg 기준을 고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최종적으로는 우리나라 자체의 데이터와 팩트시트는 물론 한국인 대상 연구 및 단편 연구들의 메타분석 등을 통해 약물치료의 임상혜택 근거가 명확한 혈압수치가 140/90mmHg부터라는 점을 받아들여 진단기준을 결론내렸다.

이미 국민병이 되어버린 고혈압은 개인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하고 학회와 의료계 뿐만 아니라 언론, 사회단체 및 정부도 함께 노력해 적절히 관리하고 극복해야 한다. 고혈압 관리는 국민과 가장 가까이 접하고 있는 1차의료기관과 개원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이번에 제정된 고혈압 진료지침이 일선 임상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금번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진료지침의 인쇄본이 배포될 예정이며 진료지침을 보급하기 위한 별도의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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