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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고혈압 관리 십년대계 나왔다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12.26 13:58
  • 호수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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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가 2018년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 향후 대한민국 고혈압 치료의 대계(大計)를 밝혔다. 미국발 고혈압 혁신과 관련해, 진단기준은 상당 부분 과거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 반면 치료에 있어서는 목표혈압을 더 내리는 등 진보적 태도를 견지했다. 특히 고혈압 또는 전단계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강조, 빠르고 적극적인 항고혈압제 치료를 주문한 것이 핵심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달 추계학술대회(Hypertension Seoul 2018) 현장에서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 완성본을 배포했다. 2013년에 이어 5년만에 고혈압 관련 학술 권고안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그 동안 새롭게 보고된 치료혁신과 미국에서 불어온 변화의 바람을 대한민국 가이드라인에 그대로 반영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2013년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까지 혁신을 예고하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혈압 치료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시사하는 SPRINT 연구결과가 발표됐고, 미국 심장학계는 이 연구에 근거해 목표혈압은 물론 고혈압 진단기준까지 과감하게 낮췄다.

美 보건당국이 지원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전통적 목표혈압 대비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조절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명백히 드러나면서, 학계는 이 과학적이고 혁신적인 근거를 임상에 적용할 것이냐를 두고 열띤 논의에 돌입했다. 이에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지난해 말 최종담판 결과를 내놓으며 빠르고 공격적인 혈압치료의 기조로 방향타를 고정시켰다.

우선 혈압 130~139/80~89mmHg 구간을 고혈압 1단계로 정의, 130/80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1·2차예방을 위해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목표혈압도 낮췄다. 고혈압을 보다 앞서 진단해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심혈관질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진단기준 140/90mmHg 고수

동시에 우리나라 학계에 숙제가 하나 떨어졌다. 미국이 고혈압 치료와 관련해 혁신행 기차를 출발시킴에 따라, 여기에 동승할 것이냐 아니면 독자적인 노선을 고수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이 시작된 것. 지난해 말 美 학계가 던진 고혈압 관련 화두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그리고 이에 대한 최종적인 답변이 최근 발표된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이라 할 수 있다.

학회 측은 우리나라 환자의 고혈압 유병특성과 임상·관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술 권고안을 만들어냈다. 미국이 “이제 고혈압은 130/80mmHg 이상부터”라는 입장이었다면, 우리나라는 “고혈압은 일관되게 140/90mmHg 이상부터”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학회는 고혈압 진단기준과 관련해 “진료현장에서 약물치료가 꼭 필요한 기준혈압으로서 치료효과에 대한 근거가 더욱 분명해진 140/90mmHg을 제시한다”며 전통적 기준에 더 힘을 실었다. 즉 혈압분류 시에 △고혈압 1기를 140~150/90~99mmHg △2기는 160/100mmHg 이상으로 정의, 140/90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타 혈압분류는 △정상혈압 120/80mmHg  미만 △주의혈압 120~129/80mmHg 미만 △고혈압전단계 수축기혈압 130~139/80~89mmHg  △수축기단독고혈압 140mmHg 이상/90mmHg 미만으로 제시했다. 2013년판에서는 고혈압전단계 1기(120~129/80~84)와 2기(130~139/85~89mmHg)로 분류했던 것이 2018년판에서는 주의혈압과 고혈압전단계로 구분했다.

130/80mmHg 미만조절에 힘실어

고혈압 진단에는 전통적인 기준을 고수했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주문했다. 전반적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목표혈압을 기존보다 더 내려 잡았다. 학회 측은 이와 관련해 단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면서도 환자에 따라 더 낮은 수위까지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통상 140/90mmHg 미만조절 권고는 수축기혈압을 130~139mmHg 범위에서 혈압을 유지해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반영해 140/9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더라도 130/80mmHg까지 혈압을 최대한 낮추도록 권고했다”며 보다 낮은 구체적인 강압수치를 적시했다.

한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130/80mmHg 미만의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권장했다. △단순 고혈압 환자에게 140/90mmHg 미만조절을 권고하면서도 △당뇨병 환자에게 140/85mmHg(심혈관질환 없음) 또는 130/80mmHg(심혈관질환 있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과 심혈관질환 병력자 130/80mmHg △알부민뇨가 동반된 만성 콩팥병 환자는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기존 140~150mmHg로 조절하도록 했던 것을 140/90mmHg 미만으로  권고한 것 또한 보다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기조를 반영한 결과다.

항고혈압제 치료, 빨리·적극적으로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기조를 반영한 결과, 항고혈압제 치료시작 시점 또한 일부 앞당겨졌다. 이번 지침 역시 환자의 혈압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기준으로 치료시작과 전략을 결정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10년간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이 10% 미만일 경우 저위험군, 10~15%는 중위험군, 15%를 초과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고혈압 1기 또는 전단계에서도 약물치료의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 중위험군인 고혈압 1기 환자도 생활요법과 동시에 항고혈압제 치료시작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줬다. 2013년 지침에서는 이들 환자에게 생활습관 교정 또는 약물요법을 권고했지만,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위해 항고혈압제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항고혈압제 1차치료

항고혈압제 치료대상인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1차치료제는 이전과 같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베타차단제(BB) △칼슘차단제(CCB) △이뇨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추천되는 모든 약제가 위약 대비 심뇌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동반질환에 따른 추천 항고혈압제 분류에 따르면, ACEI와 ARB가 심부전·좌심실비대·관상동맥질환·당뇨병성 콩팥병·뇌졸중·노인 수축기단독고혈압·심근경색증 후·심방세동 예방·당뇨병 등 전반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이름을 올렸다.

CCB는 좌심실비대·관상동맥질환·뇌졸중·노인 수축기단독고혈압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언급됐다. 이뇨제 역시 1차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됐는데, “1차약물로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사용할 수 있고, 그 중에서도 클로르탈리돈(chlorthalidone) 또는 인다파미드(indapamide)를 선호해 고려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병용치료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을 치료 초기부터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다만 혈압을 한 번만 측정해 병용요법을 시작하면 이득보다 위험이 더 크기에, 여러 번 측정한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이거나 목표혈압보다 20/10mmHg 이상 높은 경우 병용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경우 140/90mmHg 이상부터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한 바 있다. 고정용량 복합제(fixed-dose combination)에 관한 권고안도 새롭게 추가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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