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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이 고혈압·고혈당·비만 동반심혈관질환↑…고중성지방혈증 치료도 숙제로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8.12.26 13:53
  • 호수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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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상지질혈증은 서양과 대비되는 독특한 유병특성을 나타낸다. 우선 전통적으로 △중성지방(TG)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HDL-C)은 낮은 특성을 고수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서양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던 △LDL 콜레스테롤(LDL-C) 수치마저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이상지질혈증을 구성하는 세 인자 모두가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누적돼 온 유전적 특성과 최근의 식생활습관 서구화 과정이 상존·혼재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상지질혈증에 고혈압·고혈당·비만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들이 다수 동반돼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높이고 있다는 점도 유병특성 중 하나로 지적할 수 있다.

심혈관 위험인자 동반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고혈당·비만 등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와 동반돼 상호작용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점은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유병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높은 중성지방이나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고혈압, 인슐린저항성, 복부비만 등이 더해지면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한다. 실제로 서울의대 임수 교수팀이 Diabetes Care에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현상이 복합형 이상지질혈증과 연관돼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임 교수팀이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1998년 24.9%에서 2007년 31.3%로 꾸준히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최근 발표한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 보고서에서도 이상지질혈증에 동반되는 심혈관 위험인자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비만 환자의 55.3%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복부비만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57.5%에 달했다<그림1>.

이상지질혈증에 고혈당이 동반되는 경우는 65.7%(LDL-C ≥160mg/dL)였는데, 당뇨병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인 ≥100mg/dL 기준을 적용하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율은 86.6%에 달한다<그림2>. 고혈압 동반이환율은 55.8%로 역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그림3>.

공포의 3중주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의 문제가 동시에 겹쳐 나타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의 고질적 병폐다. 이 공포의 세 인자가 한 데 모여 '3중주의 앙상블'을 이루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아지는데, 이러한 병태를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이 경우 혈관에 죽상종(플라크)이 쌓여 혈류에 제한을 가하며, 플라크 또한 파열과 혈전·색전증의 위험을 높이는 불안정형의 형태를 띠기 쉽다.

지질대사 팩트시트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0.5%로 매우 높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높은 LDL-C), 고중성지방혈증(높은 TG), 저HDL콜레스테롤혈증(낮은 HDL-C)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로 이상지질혈증을 정의했을 때의 결과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은 ≥ 160mg/dL, 고중성지방혈증은 ≥ 200mg/dL,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 40mg/dL 미만으로 정의했다.

고중성지방혈증

주목해야 할 대목은 각각의 지질인자 유병률이다. 조사에서 세 가지 병태의 유병률은 각각 17.6%(고LDL), 17.5%(고TG), 19.4%(저HDL)로 서양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및 죽상동맥경화증 환자의 대표적인 유병특성은 전통적으로 중성지방이 높다는 것이다. 2015년 보고서(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5)에서 18.6%였던 것이 다소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누적돼 왔다. 이러한 식이 자체가 복부비만 체형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전통적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중성지방혈증에 적극 대처해야 하는 이유는 중성지방 증가가 추가적인 지질이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중성지방이 높아지면 리파아제의 공격으로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한다. LDL 콜레스테롤과 관련해서는 입자가 작아지고 밀도는 올라가는 small dense LDL이 양산된다. 같은 LDL 콜레스테롤이라 할지라도 중성지방이 높으면 나쁜 성질의 LDL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것이다.

중성지방 조절

따라서 임상현장에서 중성지방의 측정과 함께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는 스타틴에 더해 피브레이트 등을 사용해 중성지방을 낮춰 지질 프로파일 자체를 긍정적인 양상으로 바꾸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중성지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LDL 콜레스테롤을 잘 조절한다 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유럽심장학회(ESC)・동맥경화학회(EAS)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70mg/dL 미만이더라도 중성지방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이 증가한다”고 강조해 왔다. 학계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관찰되는 이러한 특성을 ‘심혈관질환 잔여 위험도(residual risk)’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스타틴 하나만으로는 이상지질혈증 병태 전체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 콜레스테롤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병용이 요구되고 있다<그림4>.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올해 보고서에서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19.4%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특성은 아시아 전반에서 관찰된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Rachel R. Huxley 교수팀이 이상지질혈증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아시아인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빈도가 33.1%로 비아시아인(27.0%)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역시 22.4% 대 14.5%로 아시아인에서 빈도가 높았다.

특히 HDL-C 수치와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반비례 관계를 나타낸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관상동맥질환이 각각 67%, 63% 증가해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지질동맥경화학회의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변화다. 2015년 보고서에서 15.5%였던 것이 2016년 통계에서는 17.6%로 2% 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고LDL 병태의 유병률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우리나라 성인인구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도 있다. 임 교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7~2010년 사이 증가폭이 35%에 달했다.

임 교수는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병태를 보면, 높은 TG와 낮은 HDL-C의 병태가 지배적이지만,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됐던 LDL-C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높아지는 LDL-C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따라 증가할 수 있다”며 “임상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지질조절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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