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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성인인구 3명 중 1명 대사증후군 시대혈압·혈당·지질 동반치료 환자 140만명으로 증가...동반이환율 따라가려면 아직 멀어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8.12.26 13:50
  • 호수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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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팩트시트 보고서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심대연, 회장 고광곤)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현황 보고서인 ‘Metabolic Syndrome Fact Sheet in Korea 2018’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고혈압·고혈당·이상지질혈증·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개별 위험인자의 현황과 관리실태가 보고된 적은 있었으나, 대사증후군을 하나의 병태로 보고 질환현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보고한 것은 처음이다.

심대연 측은 2007년 이후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를 확인하고자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2007~2015년 19세 이상의 성인인구 자료를 분석했다.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계속 변하고 있고 최근 고령사회에 진입한 점을 고려해 2005년 통계청 인구센서스 자료를 기준으로 나이를 보정한 후 유병률을 산출했다.

대사증후군 = 하나의 질환

대사증후군은 미국의 NCEP-ATP Ⅲ 개정안과 대한비만학회에서 제시한 복부비만의 허리둘레 기준에 근거해 정의할 수 있다. △허리둘레 남성 ≥ 90cm, 여성 ≥ 85cm △중성지방 ≥ 150mg/dL △ HDL 콜레스테롤 남성 < 40mg/dL, 여성 < 50mg/dL △혈압 ≥130/85mmHg 또는 항고혈압제 복용 △공복혈당 ≥100mg/dL 또는 혈당강하제 복용 등 5가지 기준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즉 고혈압·고혈당·비만·이상지질혈증 등으로 대변되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다발되는 병태를 의미한다.

근거중심의학(evidenced-based medicine)의 시대의 심장학계는 이들 심혈관 위험인자가 두 개 또는 그 이상 동시다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을 목격, 이렇게 위험인자들이 동반될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된다는 것을 관찰했다. 이러한 관찰에 근거해 대사증후군 개념이 등장했다. 1980년대 미국 스탠포드의대 Gerald Reaven 교수는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비만 등이 한 환자에게 집중될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확률이 크게 증가하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을 X증후군(syndrome X)이라 명명했다.

의학계는 이후 심혈관 위험인자가 서로 영향을 미쳐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 및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궁극적인 원인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했다. 21세기 들어 심혈관 위험인자의 동시발현 현상의 실체를 놓고 열띤 논쟁을 거친 학계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집합체로 대사증후군을 정의하고, 개별 위험인자에서 다중 위험인자의 관점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했다.

대사증후군 유병률

심대연은 이러한 정의에 기반해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산출했다. 심대연이 보고한 유병률을 보면, 국내 성인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인 상태다. 유병률은 2007년 21.1%에서 2015년 22.4%로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그렇다고 감소하지도 않았다.

연령별 유병률을 들여다 보면 심각성이 더해진다. 30세 이상 성인인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13~2015년 우리나라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7%로 3명 중 1명 꼴이다. 19세 이상 성인에서도 20.3%로 역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데, 고연령대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65세 이상 연령대의 유병률은 38%로 2.5명 당 1명 꼴로 대사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유병률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연구 데이터가 있다. 가천의대 고광곤(길병원 심장내과), 서울의대 임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1998·2001·2005·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들을 코호트로 구성해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함께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들의 변화를 본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 24.9%에서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로 일관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998~2007년까지 10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6.4% 증가한 가운데, 우리나라 성인인구 3명 당 1명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그림1.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

두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1998~2015년까지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즉 1998~2007년까지 유병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2015년까지 큰 폭의 증가세가 멈춘 상태에서 감소하지도 않는 정체기에 들어선 것이다. 두 데이터에서 유병률 수치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대사증후군 진단기준이나 통계방법의 변화 등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별인자 실태

2018년 팩트시트에서 대사증후군 진단기준이 되는 위험인자 각각의 유병률은 낮은 HDL 콜레스테롤이 30.3%로 가장 높았고, 높은 혈압 29.8%, 공복혈당 상승 28.8%, 높은 중성지방 28.1%, 복부비만 23.6%이 그 뒤를 이었다. 고광곤·임수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13.8%↑), 복부비만(8.7%↑), 고중성지방혈증(4.9%↑) 순으로 증가율을 나타냈다.

각 개별인자의 유병율 및 관리실태를 구체적으로 보면,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6년 고혈압 유병률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적용한 결과, 고혈압 유병인구가 1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실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890만여명이었고, 그 중 약 92%(820만 명)가 1회 이상 약물을 처방받아 당뇨병(76%) 및 이상지질혈증(61%)보다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은 사람은 2016년 기준 약 573만 명으로 전체 유병자의 64%에 불과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인구는 502만명에 달하며, 실제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도 2006년 약 223만 명에서 2016년 428만여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나 늘었다. 하지만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체 진단자의 55%인 234만명에 불과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보고를 보면, 2016년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약 1079만명으로 3대 만성질환 중 가장 많았다.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적용하면 이상지질혈증 유병인구는 약 1395만명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2006년부터 10년 사이 이상지질혈증 진단자는 약 3.2배 증가해 고혈압 1.6배, 당뇨병 1.9배 대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그러나 이상지질혈증 유병자 중 300만명 이상은 아직 진단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대 만성질환 중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가장 많았지만 2016년 지속적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받은 사람은 전체 진단자의 약 3분의 1(약 363만명)로 가장 낮아,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한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추정하는 2016년 유병자 기준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률은 약 41%에 불과해, 전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자의 절반 이상이 질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위험도

대사증후군의 발생을 막거나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들 환자그룹에서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대표적 사례는 INTERHEART 연구다. 다중 위험인자의 발현이 심근경색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개별인자로 볼 때 심근경색증 위험도는 흡연 2.9배, 당뇨병 2.4배, 고혈압 1.9배였다. 하지만 이들 3개 인자가 동시에 발현되는 경우 위험도가 13.0배까지 급증했다. 흡연, 당뇨병, 고혈압에 지질이상까지 합쳐지면 위험도는 42.3배, 여기에 복부비만이 더해지면 위험도가 68.5배로 높아진다. 위험인자 수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이 ‘1 + 1 = 2’라는 단순한 산술적 합산과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동반이환율

대한당뇨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대한고혈압학회 등이 보고한 팩트시트에 의하면 고혈압·고혈당·이상지질혈증 등 대표적 심혈관 위험인자들은 상호 병태생리에 작용해 동반이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수치를 보면,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체질량지수 25kg/㎡ 이상)이 동반된 경우가 50.4%로 절반을 차지한다. 고혈압 역시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에서 55.3%의 유병률을 보이며 높은 동반이환율을 나타낸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당뇨병 유병자 중 35%에서 동반돼 있었다.

이상지질혈증에 고혈당이 동반되는 경우는 65.7%(LDL-C ≥ 160mg/dL)였는데, 당뇨병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인 ≥ 100mg/dL 기준을 적용하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율은 86.6%에 달한다. 고혈압 동반이환율은 55.8%로 역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동반치료율

이렇듯 심혈관 위험인자들이 동반이환되는 경우 또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인자를 종합적으로 동반치료하는 환자의 수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중 하나라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016년 약 1127만명으로, 2006년 622만여명 대비 10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기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중 두 개 이상을 치료 받고 있는 경우는 약 539만명이었고, 그 중에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치료받는 경우가 약 26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의 3가지 만성질환을 모두 치료하고 있는 사람은 약 141만명에 달했다.

세 인자를 모두 관리받고 있는 환자의 수는 2006년 34만명에 비해 10년간 크게 증가한 수치지만, 현재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고려하면 상당수의 환자들이 적절한 종합관리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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