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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P-CAB 등장, GERD 치료 지각변동 예고
원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석채 교수

“언제든 한 알 복용으로, 신속·지속 증상조절 가능해져”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1.11 15:05
  • 호수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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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된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약물이 본격적인 임상적용을 앞두고 있어 향후 약물치료 판도의 지각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가 자체기술로 개발한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계열의 위산분비차단제 ‘테고프라잔(제품명 케이캡정)’을 두고 최근 회자되는 말이다. 신규 P-CAB 제제를 통해 기존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테고프라잔 임상연구에 참여한 원광의대 최석채 교수(원광대병원 소화기내과,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학술이사)는 “GERD는 일단 발병하면 치료 후에도 재발빈도가 높아 평생 안고 가야할지도 모르는 국민 만성질환이라 할 수 있다”며 “증상이 발현될 때마다 수시로 빠르고 지속적인 증상(가슴쓰림·위산역류) 조절과 함께 위산분비에 의한 점막결손을 치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P-CAB 제제의 등장에 따라 하루 중 어느 때든 단일정제 복용으로 빠르고 지속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최교수로부터 GERD 약물치료의 패러다임 전망과 P-CAB 제제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GERD 치료의 목적은?
GERD는 크게 미란성(ERD)과 비미란성(NERD)으로 양분할 수 있다. ERD의 치료 목적은 내시경 소견 상 확인된 위산분비에 의한 점막결손을 치유해 장기적으로 합병증 위험을 막는데 초점을 둔다.

NERD는 가슴쓰림(heartburn)과 위산역류(regurgitation) 등의 증상을 수시 또는 장기적으로 조절·완화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 목적이다. 병태생리적 병변을 직접 고치거나 질병이환의 결과인 증상, 즉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주된 치료다. 현재로서는 생활요법·약물치료 등을 통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약물치료의 현황과 한계는?
GERD의 약물치료에는 위산분비억제 기전의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1차 치료제다. 여기에 H2수용체길항제, 제산제 등이 보조역할을 한다. PPI가 현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위산분비억제제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PPI 제제의 임상적용에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PPI는 탁월한 효과가 실제 발현되기까지 여러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맹점이다. 실제로 기전특성 상 늦고 짧은 약효 발현시간, 음식섭취 또는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으로 인해 PPI 치료 시 유효성·순응도 등이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위산분비억제에 따른 부작용 위험도 태생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약제의 개발에 당위성이 부여돼 왔다.

포스트 PPI 세대 논의의 쟁점은?
GERD 유병특성과 약물치료의 현재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GERD는 단기치료 후에도 재발의 빈도가 높은 만큼, 장기간 또는 평생치료를 요하는 국민 만성질환이라 할 수 있다. 평생 안고 가야할 친구로 생각하고, 증상이 발현될 때마다 수시로 빠르게 통증을 조절하거나 장기적으로 점막결손을 치유하는 전략이 최선이다. 하지만 현재의 PPI 제제로는 빠르고 지속적인 치료를 기대하기 힘들다. 언제든, 어떤 상황에서든 약물을 복용하고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PPI는 대표적인 전구약물(prodrug)로, 복용 후 체내대사를 거쳐 활성성분으로 전환돼야 비로소 위산분비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에서 흡수돼 혈류를 거쳐 벽세포(parietal cell)의 산성환경에서 활성화돼야 약효가 발현되기 때문에 충분한 혈중농도에 도달・유지까지 3~5일 정도가 소요된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수시로 빠른 통증조절을 이뤄내기가 어렵다. 음식을 먹으면 활성성분으로 전환이 어려워 아침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점도 불편으로 작용한다.

반감기가 짧아 지속적인 증상조절이 어려운 점도 있다. GERD 환자의 상당수가 야간 또는 새벽 위산분비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아침 식전에 짧은 반감기의 PPI 제제 한 알 복용으로 이 시간대에 약효발현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일부 항혈소판제와 상호작용, 비가역적으로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기전 등도 안전성 관련 우려의 대상이다.

P-CAB이 PPI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는?
GERD 환자의 증상(통증)조절은 빠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P-CAB 제제의 등장에 기대가 크다. PPI가 H+/K+- ATPase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해 위산분비을 억제하는 기전이라면,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인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는 프로톤 펌프와 가역적으로 결합해 칼륨이온(K+)이 벽세포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위산분비를 차단한다.

위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식사와 관계 없이 하루 중 어느 때고 복용할 수 있다. 신규 P-CAB 제제인 테고프라잔은 임상연구에서 초회투여 1시간 이내에 위내 산도가 pH 4.0 이상에 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여 첫날부터 최대 위산분비억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반감기가 길어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로 인해 야간의 위산분비도 억제하여 하루 한알 복용만으로 야간통증의 조절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테고프라잔 임상연구 결과는?
ER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테고프라잔 50mg으로 4, 8주 치료결과, 내시경 소견 상 점막결손의 치료율에서 PPI 제제인 에소메프라졸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중등도·중증의 ERD 환자에 대한 하위분석에서 4주 치료결과 테고프라잔군의 치료율이 에소메프라졸 대비 높았다는 것이다.

NERD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도 있다. 4주 치료결과, 테고프라잔 50mg은 위약 대비 가슴쓰림·위산역류 증상에서 모두 유의하게 우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위산분비억제 관련 안전성은?
위산분비억제제 치료 시 우려되는 부분은 pH 증가에 따른 가스트린 분비의 상승이다. PPI나 다른 P-CAB 제제에서는 위산분비 억제에 따른 가스트린 분비증가가 관찰된다. 반면 테고프라잔 임상연구에서는 치료에 동반되는 가스트린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간기능수치(LFT, liver function test) 역시 다른 P-CAB 제제와 달리 치료에 따른 상승이 관찰되지 않았다.

P-CAB 계열 내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의 차이가 있나?
국내 개발된 테고프라잔의 경우, 외국에서 앞서 나온 동계열 제제와 비교해 약효의 발현이 더 빠르게 나타난다. 긴 반감기에 의한 야간통증 조절효과에 대한 임상 데이터도 P-CAB 제제 중 테고프라잔이 유일하다. 다른 제제와 달리 가스트린 또는 LFT의 증가가 없는 것도 테고프라잔의 특징 중 하나이다.

GERD 치료에서 P-CAB 제제의 역할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P-CAB 제제가 임상에 본격 적용된다면 기존 GERD 약물치료의 판도가 새로 짜여질 정도로 영향력이 클 것이라 생각된다. 하루 중 어느때고 한 알 복용으로 빠르고 지속적인 통증조절의 구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ERD 환자의 경우 중증이라면 P-CAB으로 1차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경증에서는 PPI 치료 후 재발 시에 P-CAB으로 대체하는 경우를 고려해볼 수 있다. 점막결손의 소견 없이 증상조절에 초점을 두는 NERD 환자에게는, 테고프라잔의 4주 치료결과를 고려해, P-CAB 제제의 1차 선택도 무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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