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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계가 혈당강하제를 손에 쥔 까닭은?“혈당강하제 치료로 심혈관질환 예방 가능해져”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3.06 19:15
  • 호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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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계가 혈당강하제 치료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일부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을 예방하고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장학계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해 혈당강하제를 적극 사용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잡고 있다. 심장학계의 동향을 대변하는 사례는 바로 미국심장학회(ACC)의 움직임이다. ACC는 지난해 말 ‘제2형당뇨병·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동반환자에서 심혈관 위험감소를 위한 신규요법’에 관한 전문가합의문을 발표, “심장학 임상의들이 ASCVD 병력의 제2형당뇨병 환자 치료 시에 심혈관 혜택이 입증된 혈당강하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2형당뇨병 치료를 위한 혈당강하제 처방에 심장학계가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당뇨병과 혈관합병증

심장학계가 혈당강하제 처방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의 인과관계 때문이다. 고혈당 병태로 대변되는 당뇨병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비만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와 함께 혈관의 구조·기능적 손상을 야기해 궁극적으로는 대혈관 또는 미세혈관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불리는 대혈관합병증은 치명적 장애와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며 당뇨병을 가장 두려운 존재로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심장학계 또한 이를 너무 잘 알고 있다. ACC는 이번 전문가합의문에서 심혈관질환이 제2형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이환 및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 “지난 20년간 제2형당뇨병 유병률은 증가한 반면, 이들 환자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며 두 질환의 인과관계를 해결할 마땅한 비책이 없었음을 자인했다.

혈당조절 → 심혈관 위험관리

하지만 이제 양상이 달라졌다. 심장학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ACC는 “특정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에서 유의한 주요심혈관사건(MACE) 감소혜택이 확인됐다”며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ACC는 “심혈관 혜택을 입증받은 이들 신규 혈당강하제의 등장으로 제2형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2형당뇨병 환자의 치료가 혈당조절을 넘어서 종합적인 심혈관 위험감소 관리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이다.

심장학계 역할

ACC는 또한 “신규약물의 잠재력으로 인해 제2형당뇨병의 관리에 있어 전문 진료과의 전통적인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혈당강하제의 처방에 있어 심장학 임상의들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학제 간 협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CC는 최종적으로 “ASCVD·제2형당뇨병 동반환자에서 심혈관 위험을 줄이기 위한 특정 혈당강하제의 사용에 관해 실용적인 로드맵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이번 합의문 작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즉 심장학 전문가들이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혈당강하제를 처방하고 치료해야 하는 지에 대해 권고안을 담은 것이다.

혈당강하제

ACC가 언급한 심혈관 임상혜택을 입증한 특정 혈당강하제는 SGLT-2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과 GLP-1수용체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엑세나타이드, 릭시세나타이드 등이다. 다른 SGLT-2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과 GLP-1수용체작용제 알비글루타이드 역시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확인했지만, 합의문 제작 당시 최종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이번 합의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ACC는 이들 약제 가운데 엠파글리플로진과 리라글루타이드를 가장 선호되는 약물로 꼽았다.

먼저 SGLT-2억제제와 관련해 ACC는 “이 계열 약제가 제2형당뇨병 환자의 중요한 경구치료제로 등장했다”며 “대부분 ASCVD 병력의 제2형당뇨병 환자가 참여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이 MACE와 심부전 입원율을 유의하게 줄였다”고 소개했다. “엠파글리플로진은 심혈관 사망 및 모든 원인의 사망 또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엠파글리플로진은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심혈관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모든 원인 사망)을 모두 유의하게 낮추면서, 제2형당뇨병 환자의 궁극적인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는 혈당강하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연구의 사후분석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의 사망률 감소혜택이 보고된 바 있다. EMPA-REG OUTCOME 연구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의 생존연장 혜택이 장기간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캐나다 마운트사이나이대학병원의 Bernard Zinman 교수팀은 지난해 Circulation 에 이 같은 결과를 발표, “심혈관질환 병력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이 위약 대비 생존기간을 4.5년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후분석 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모든 연령대에서 위약 대비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45세 연령대에서는 4.5년(P=0.007), 50세에서는 3.1년(P=0.05), 60세에서 2.5년(P=0.001), 70세의 경우 위약군 대비 2.0년(P=0.003) 더 길게 생존한 것이<그림 1>.

엠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은 전반적인 위험 대비 혜택(benefit-risk balance)을 고려했을 때 위해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위해성 평가의 중심에 자리한 이상반응은 ‘하지절단’ 위험이었다. 카나글리플로진은 하지절단 위험이 높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제품에 해당 위험에 관한 내용을 블랙박스 경고문(Black Box Warning)으로 삽입하도록 했다. 반면 엠파글리플로진은 하지절단 위험이 발견되지 않아, 위해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이다. 아울러 리라글루타이드는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GLP-1수용체작용제 중 효과가 가장 뚜렷하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약물로 지목됐다.

어떤 환자에게?

ACC는 이번 합의문에서 전면에 내세운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를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고하는 등 실용적인 팁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두 계열 약제의 처방은 메트포르민의 1차선택에 이은 2차선택으로서의 역할로 규정했다. 메트포르민 치료를 받고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ASCVD 병력자에게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를 처방하면 좋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ACC는 두 약제의 계열특성을 요약·정리해 소개하며, ASCVD·제2형당뇨병 동반이환 환자에게 둘 중 어떤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SGLT-2억제제는 환자와 의사의 선택기준이 △MACE와 심혈관 사망 감소 △심부전 입원율 감소 △혈압강하 △경구투여 등에 무게를 둘 경우 처방을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GLP-1수용체작용제는 △MACE와 심혈관 사망 감소 △체중감소 효과 △주1회 (피하주사) 용량 △사구체여과율(eGFR)  <45mL/min/1.73㎡에서 치료 등을 약제특성으로 꼽았다.

알고리듬

한편 이번 성명에서는 ASCVD를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강하제 선택과 치료전략을 알고리듬으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ASCVD 임상진단을 받은 병력이 있는 제2형당뇨병 성인환자인 경우에 말기신장질환(ESRD), 임신, 수유 등에 해당하지 않으면 환자와 의사의 선택기준에 따라 SGLT-2억제제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로 치료하라는 식이다. 특히 두 계열 약제의 선택 시에 선호되는 성분(명)은 엠파글리플로진과 리라글루타이드가 명시됐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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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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