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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학은 왜 태동돼야만 했나?
심장대사증후군학회 고광곤 회장 인터뷰

“대사증후군 인자 종합적으로 보고 집중연구하라는 학술적 요구에 부응한 것”

“심장대사증후군 학문발전 이뤄내, 심혈관질환 예방해법 제시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03.28 17:04
  • 호수 73
  • 댓글 0

세계 유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

심장대사증후군학회(이하 심대학, Korean Society of CardioMetabolic Syndrome)가 공식 출범했다. 심혈관 위험인자들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각개격파식 기초·임상전략에서 벗어나 심혈관 위험인자들의 집합체로서 대사증후군을 하나의 질병 또는 병태로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심장·내분비학계의 오랜 숙원인 심혈관질환 예방의 해법을 전세계에 제시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심대학은 지난달 22·23일 양일간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제2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2nd Asia-Pacific CardioMetabolic Syndrome, APCMS)’, 속칭 ‘심장대사증후군학회 창립 국제학술대회(APCMS 2019)’를 열고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창립 4년 만에 학회로 독립,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천명했다. 전세계 의학계에서 심장대사증후군(CardioMetabolic Syndrome)이라는 용어와 개념이 널리 회자되고 있지만, 학회의 명칭을 달고 심장대사증후군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단체는 심대학이 처음이다.

심대연 4년만에 학회로 독립

심대학의 태동은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이하 심대연)에 기원을 두고 있다. 심대연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심각성을 학술적인 측면에서 조명하고, 그 해결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14년 9월에 창립했다. 심대연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키는 등 국민건강에 가하는 치명적인 위협을 적극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의사 모두를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관리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국민보건의 숙원을 이뤄내겠다는 목적 하에 탄생했다.

연구활동과 국제학계 교류·협력

심대연은 창립 이후 대사증후군 보건정책 및 치료의 기틀이 될 한국인 대상 역학연구에 전념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국제학계와의 협력을 강화해 왔다. 지난 4년간 연구활동의 결실로, 최근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팩트시트(Metabolic Syndrome Fact Sheet in Korea 2018, 일명 Korean Survey of CardioMetabolic Syndrome 연구)를 완성해 보고했고 Atherosclerosis 국제학술지 2018년 10월호에 게재했다. 지난해부터는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중국·일본의 유관 학회와 공동심포지움을 여는 등 활발한 세계화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유럽과 북미까지로 확대될 계획이다.

심대학으로 파이확장

대사증후군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과거 심대연을 진두지휘했고, 앞으로 심대학을 이끌어가게 될 고광곤 회장(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은 “심대연 창립 후 약 4년 동안 연구회 활동을 통해 심장뿐 아니라 내분비, 영양, 운동, 예방의학, 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이 든든한 기반 위에 심대학을 세워놓고 학문적 발전과 세계적 교류를 위해 다시금 도전한다”고 밝혔다. 심대연의 여러 활동에도 불구하고 학회 소속 연구회로서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었는데, 학회로 독립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췄고 국내외 교류 네트워크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판단해 학회로 독립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왜 심대학인가?

학회출범을 준비할 당시 주위로부터 “왜 심장대사증후군학회를 만들려 하는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고광곤 회장은 이에 대해 서양과 비교해 한국인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더 이상 대사증후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 개별 심혈관 위험인자만이 아니라 대사증후군이라는 병태에 초점을 맞춰 집중 연구활동을 펼치는 학회가 필요했던 이유다.

대사증후군 유병률

심대학이 최근 업데이트해 발표한 ‘Metabolic Syndrome Fact Sheet in Korea 2018’에 따르면, 국내 성인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다. 유병률은 2007년 21.1%에서 2015년 22.4%로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는 않고 있으나, 그렇다고 줄지도 않았다.

연령별 유병률을 들여다 보면 심각성이 더해진다. 30세 이상 성인인구를 기준했을 때 2013~2015년 유병률은 27%로 3명 중 1명 꼴이다. 19세 이상 성인에서도 20.3%로 역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데, 고연령대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65세 이상 연령대의 유병률은 38%로 2.5명 당 1명 꼴로 대사증후군 환자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유병률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는데,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와 고광곤 회장이 발표한 연구다. 1998·2001·2005·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들을 코호트로 구성해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함께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들의 변화를 본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 24.9%에서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로 일관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998~2007년까지 10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6.4% 증가한 가운데, 우리나라 성인인구 3명 당 1명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상 언급한 두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1998~2015년까지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를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998~2007년까지 유병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2015년까지 큰 폭의 증가세가 멈춘 상태에서 감소하지도 않는 정체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대사증후군 접근법 달라져야”

고 회장이 말하는 심대학 차원의 대사증후군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대사증후군 예방·치료에 대한 접근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순환기·내분비 관련 학회에도 대사증후군연구회가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학회, 고혈압학회, 지질동맥경화학회, 비만학회 등에 존재하는 이들 연구회는 대사증후군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데 있어 각각이 다루는 심혈관 위험인자(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회장은 대사증후군이 심혈관 위험인자의 집합체로서 각각의 위험인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키는 병태인 만큼, 이들 인자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향후 심대학이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들을 개별적이 아닌 상호작용을 통해 병태를 유발하는 집합체로 보고 학술적 접근을 해 나갈 것이라는 말이다.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

고광곤 회장은 대사증후군의 예방·치료에 있어 ‘Global Risk Management’라 불리는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 패러다임을 주창해 온 임상의학자 중 한 명이다. 기존의 개별 위험인자 차원이 아닌 환자의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 관점에서 치료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이상지질혈증·고혈압·고혈당·비만 등 각각의 위험인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의 집합체에서 기인하는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 이에 기반해 치료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

특히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되는 이유를 동시발현되는 심혈관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에서 찾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상지질혈증·고혈당·고혈압·비만 등이 동반된 상태에서 이들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을 통해 죽상동맥경화증이 악화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위험인자 전반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도 인자 간 상호작용을 차단할 수 있고, 각각의 위험인자에서 더 나아가 다른 인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혈관보호효과가 있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고 회장의 학술적 담론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유병률이 계속 위험수위를 달리고 있는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위험인자들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역학 및 학술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심대학이 태동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대국민 홍보·세계와 교류

대사증후군에 초점을 맞춘 심혈관 위험인자의 종합관리라는 숙제를 안고 심대학을 태동시킨 고 회장은 향후 △연구 △대국민 홍보 △세계학계와의 교류 등 3대과제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학술활동을 통해 전국의 기초의학자 및 임상의들에게 교육과 연구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사증후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진단과 치료를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매년 2월에 개최되는 APCMS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세계에 널리 알리고 각국의 대사증후군 관리에 도움을 줌으로써 세계학회와의 교류를 이루는 것도 매우 중요한 목표다. 고 회장은 이를 위해 2020년에는 외국의 연구자에게도 연구비상을 수여하고, 2021년에는 학회의 공식저널(가제; CardioMetabolic Syndrome)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더불어 심대연 때부터 진행해 온 대국민 홍보 캠페인(색동캠페인)도 지역을 확대해 전국의 환자와 의사들에게 보다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 3회 APCMS 2020 학회때는 유럽과 북미 학계도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등 외연을 확대해 세계에 한국 심장학의 위상을 널리 전파하겠다는 것 또한 고광곤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회장이 내세운 복안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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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곤#심장대사증후군#대사증후군#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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