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치료 임상근거 업데이트

가천의대 정욱진 교수(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는 ‘고혈압 환자에서 피마살탄의 최신 임상’에 대해 강연, 최근에 공개된 피마살탄 단독요법의 혈압강하에 관한 임상결과를 공유했다. 정 교수는 먼저 현재의 고혈압 환자 혈압관리 동향에서 ARB 제제, 특히 피마살탄의 역할과 위상을 소개했다.

고혈압이 여전히 심혈관질환 사망의 대표적 위험인자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강력한 혈압조절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SPRINT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120mmHg대로 낮춘 결과 140mmHg 미만과 비교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25%, 전체 사망률은 27% 감소시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 심장학계는 1기 고혈압을 130~139/80~90mmHg로 규정하며 이전보다 강한 혈압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ARB

정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ARB 제제가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는 약제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혈관질환 사망에 이르는 병태생리 루트의 모든 과정에 개입하는 안지오텐신 II를 억제하는 ARB 제제가 심혈관 보호효과와 함께 심혈관질환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해 ARB는 모든 가이드라인에서 고혈압 관리의 1차치료 또는 병용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피마살탄

이 가운데서도 피마살탄은 전세계적으로는 9번째, 국내기술로는 첫번째로 개발된 ARB 제제로 세계학계로부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로사르탄과 달리 pyrimidine ring의 화학구조식을 갖고 있는 피마살탄은 여타 ARB 제제와 비교해 AT1 수용체와의 결합력이 더 강해 우수한 혈압조절력을 담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수용체와 떨어지는 속도, 즉 해리율은 상대적으로 길어 장시간의 혈압조절이 가능하다. AT1 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고 늦게 분리돼 강력한 혈압조절력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1일 1회 복용으로도 24시간 혈압을 안정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마살탄의 최신임상

피마살탄은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혈압강하력을 검증받았다. 정 교수는 이 가운데 FAST(Fimasartan Achieving SBP Target)연구를 먼저 소개했다. 연구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본태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피마살탄과 발사르탄, 올메사르탄의 강압효과를 비교·평가했다.

치료관찰 결과, 혈압강하 효과는 피마살탄이 발사르탄 대비 유의하게 우수했다(P=0.0298). 특히 이 연구에서는 피마살탄이 24시간 주·야간 모두 강력한 혈압조절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K-HEMS(Kanarb-hypertension epidemiology medication satisfaction study) 연구에서는 피마살탄 전환치료의 혈압강하 혜택을 본 결과, 기존 혈압약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이 평균 135.7mmHg였던 것이 피마살탄으로 변경투여 시 평균 128.6mmHg로 강하됐다. 목표혈압 도달률은 변경시점(베이스라인) 42.3%에서 8주차에 70%까지 증가했다.

정 교수는 K-HEMS 연구를 통해 피마살탄으로 항고혈압체 치료를 변경한 환자에서 높은 목표혈압 도달률과 약물 만족도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한 노인 고혈압과 피마살탄 치료의 연관성을 언급, 60세 이상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강력한 혈압강하 효과와 함께 낮은 이상반응률로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부연했다.

동반질환과 심혈관질환 위험

한편 서울의대 김광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는 ‘피마살탄 기반 단일제형복합제’에 대해 발표, 피마살탄과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및 피마살탄과 암로디핀 복합제의 임상근거를 소개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여러 만성질환이 동시다발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은 3.5배, 당뇨병까지 포함해서 질병이 있을 경우에는 약 6.2배까지 증가한다. 이에 반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혈압과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각각 10% 낮출 경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45%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병용 복합제

때문에 만성질환이 여럿 동반된 환자의 경우 각각의 위험인자를 모두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데, 약물의 갯수가 늘어남에 따라 치료혜택을 이끌어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순응도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러 약물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 SPC)를 제시했다.

김 교수가 인용한 연구에서는 SPC와 각각의 약제를 분리해 병용치료한 요법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복합제 치료군의 복약 지속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순응도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에 근거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환자에서 낮은 순응도는 사망률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순응도를 향상시키고 기존의 병용요법에 비해 환자의 임상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SPC가 주목받는다고 밝혔다.

ARB/스타틴

김 교수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환자의 복합제 치료와 관련해 ARB와 스타틴 조합에 높은 점수를 줬다. 두 약제가 혈압과 지질조절 외에도 혈관내피세포기능 개선 등 다면적인 심혈관 보호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ARB와 스타틴 복합제의 시너지 효과로 항산화작용, 항염증작용, 내피세포기능향상, 항죽상동맥경화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ARB 제제 중 피마살탄은 로사르탄과 비교한 3상임상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냈다. 치료 4주와 8주시점에서 좌위 이완기혈압(siDBP)과 좌위 수축기혈압(siSBP) 모두 피마살탄 그룹에서 유의하게 더 감소했다. 스타틴계를 대표하는 로수바스타틴은 JUPITER 연구에서 LDL-C ＜130mg/dL, hsCRP ≥ 2.0mg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20mg을 투여한 결과 심근경색증, 뇌졸중 또는 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을 최대 47%까지 감소시켰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도 20% 줄었다.

두 약제를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투베로(피마살탄/로수바스타틴)는 3상임상에서 기준치 대비 수축기혈압을 20.47mmHg, 이완기혈압은 9.32mmHg 더 낮추는 효과를 보였으며, 각각의 단독군에 비해 유의한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다. LDL-C는 52.3%, 총콜레스테롤은 36.1% 감소시켜 로수바스타틴 단독투여와 비슷한 지질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ARB/CCB

김 교수는 또한 혈압을 낮추면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항고혈압제 전략으로 ARB 피마살탄과 칼슘길항제(CCB) 암로디핀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SPC(듀카브)도 소개했다. 그는 고혈압 환자의 70~80%가량이 혈압 목표치 달성을 위해 2개 이상 항고혈압제의 병용치료를 필요로 한다며 병합요법을 필수전략으로 내세웠다. 김 교수는 계열이 다른 항고혈압제를 병용해 처방하는 경우 더블용량을 쓰는 것과 비교해 5배 정도의 추가적인 혈압강하 혜택을 거둘 수 있다며 ARB와 CCB의 조합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ARB는 혈관이완작용과 함께 혈관부종을 줄여주며, 레닌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효과적이지만 심장허혈에 대한 효과는 없는데 CCB는 동맥이완작용 및 심장허혈을 줄여주는 작용이 있어 두 계열의 병용을 통해 상호보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근거해 유럽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2제병용의 첫선택으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ARB와 CCB 또는 이뇨제의 조합을 권고했다.

김 교수는 최종적으로 “ARB 피마살탄과 CCB 암로디핀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SPC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각각의 단독요법 대비 SPC 치료그룹의 혈압이 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ARB 제제와 암로디핀의 조합을 피마살탄/암로디핀 복합제와 비교한 결과, 피마살탄 복합제군에서 혈압이 더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목표혈압 도달률 또한 피마살탄/암로디핀 그룹이 78.7%와 89.4%로 더 높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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