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분석에서 A1C 강하효과 비교

테네리글립틴은 class Ⅲ DPP-4억제제다. 5개의 링으로 형성된 J-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DPP-4억제제보다 DPP-4 효소에 더 강하게 바인딩(binding)한다.

연구에서도 “DPP-4 효소에 대한 바인딩에 따라 DPP-4억제제의 강도와 선택성에 연관성을 보인다”고 설명하며, “테네리글립틴은 다른 글립틴 계열 약제보다 DPP-4 효소에 강하게 바인딩한다”고 명시했다. 이전에 발표된 연구들에서는 테네리글립틴의 뛰어난 혈당강하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시타글립틴, 삭사글립틴, 빌다글립틴, 리나글립틴의 효과를 메타분석한 연구(Annals of Pharmacotherapy. 2012)에서는 당화혈색소(A1C)가 0.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테네리글립틴의 경우 메타분석(Front Pharmacol. 2018)에서 A1C를 0.8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인을 대상으로 24주 간 진행한 3상임상(Diabetes Obes Metab. 2016)에서는 A1C를 0.9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테네리글립틴 전환전략

이 연구는 테네리글립틴과 다른 DPP-4억제제 간 효과와 안전성 비교를 위한 다기관 오픈라벨 관찰연구다. 연구팀은 “다양한 DPP-4억제제가 임상현장에서 사용가능하지만 DPP-4억제제 간 강도와 선택성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타 DPP-4억제제 대비 테네리글립틴의  혈당강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테네리글립틴 외 DPP-4억제제로 치료받았음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치료약물을 테네리글립틴으로 전환하고 효과를 평가했다.

대상 환자는 국내 105개 의료기관에서 19세 이상, 제2형당뇨병 이환기간은 3개월 이상인 이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DPP-4억제제 를 투여받고 있는 이들로, 12주 이상 알로글립틴(57명), 제미글립틴(115명), 삭사글립틴(94명), 빌다글립틴(228명), 시타글립틴(379명), 리나글립틴(553명)을 투여받았다.

1차 종료점은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A1C 변화였다. 이와 함께 공복혈장혈당, 혈청 지질 프로파일(총콜레스테롤, LDL-C, HDL-C, 중성지방), 체중, BMI의 변화, A1C 7.0% 미만 또는 6.5% 미만 도달률도 함께 평가했다.

총 52주간 치료가 진행됐고, 이번 연구에서는 12주까지의 중간결과를 분석했다. 총 1888명이 연구에 등록됐고 가운데 12주 효과분석에는 1426명, 안전성 분석에는 1732명이 포함됐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2.8세(65세 이상 비율 45.4%), 평균 유병기간은 8.2년, 베이스라인 A1C는 7.9%였다.

A1C·공복혈장혈당 감소

테네리글립틴으로 전환한 후 12주 시점 베이스라인 대비 A1C는 0.44% 감소했다(P＜0.0001). 베이스라인 A1C에 따라 분류했을 때는 8.0% 이상인 환자에서는 0.74% 감소, 8.0% 미만인 환자에서는 0.30% 감소해 차이를 보였다.

베이스라인 DPP-4억제제에 따라 A1C 변화 정도를 분석한 결과 알로글립틴 투여군은 0.18%, 제미글립틴 투여군은 0.21%, 삭사글립틴 투여군은 0.36%, 빌다글립틴 투여군은 0.58%, 시타글립틴 투여군은 0.51%, 리나글립틴 투여군은 0.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주 시점 A1C 7.0% 미만 도달률은 31.6%, 6.5% 미만 도달률은 11.4%였다. A1C가 0.3% 이상 감소한 비율은 57.9%, 0.5% 이상 감소한 비율은 41.2%로 일관된 혈당 강하효과를 보였다.

평균 공복혈장혈당은 169.2mg/dL에서 159.5mg/dL로 감소해 11.5mg/dL(P＜0.0001) 차이를 보였다. 약물에 따라 분석한 결과 리나글립틴, 시타글립틴, 빌다글립틴 투여군에서 공복혈장혈당이 유의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P＜0.05).

체중·LDL-C에도 긍정적 영향

테네리글립틴은 체중, BMI, 혈청 지질 프로파일에도 영향을 줬다. 체중은 전체 대상환자에서 평균 0.4kg 유의하게 감소했고(P＜0.0001), BMI는 0.1kg/㎡ 유의하게 감소했다(P＜0.0001). 혈청 지질 파라미터 중 총콜레스테롤, LDL-C 수치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P＜0.05).

안전성 평가에서는 2.9%에서 유해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정리됐다. 어지럼증은 0.3%, 두통은 0.3%였다. 모든 유해사건은 경증~중등증이었다. 치료전략과 연관된 중증 유해사건은 없었다.

“DPP-4억제제 효과비교 연구로 임상현장 선택지 늘린다”
-  아주의대 김혜진 교수  

DPP-4억제제의 역할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아주의대 김혜진 교수(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임상현장에서 DPP-4억제제가 필요한 환자군이 있다는 점을 전제했다.

최근 국내외 가이드라인·진료지침에서 SGLT-2억제제, GLP-1수용체작용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SGLT-2억제제, GLP-1수용체작용제를 우선 고려한다. 하지만 SGLT-2억제제는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나 노인 환자, 인슐린분비능이 감소된 환자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GLP-1수용체작용제도 위장관증상에 주의해야 하고 주사제라는 점도 환자에게 장애가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보험급여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로 모든 환자를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와 연결된 맥락에서 “DPP-4억제제는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나 노인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금기사항이 별로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며 DPP-4억제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강조했다.

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DPP-4억제제의 효과가 중간 정도(moderate)로 정리하고 있지만, 아시아 환자에서는 혈당 강하효과가 그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DPP-4억제제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에서 더 큰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테네리글립틴

DPP-4억제제 별로 각기 다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자료가 제시되는 가운데 테네리글립틴은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DPP-4억제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테네리글립틴은 J-shape 구조를 가지고 있는 DPP-4억제제다. 구조적 특이성이 DPP-4 효소에 대한 강력한 바인딩 효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른 DPP-4억제제로 조절되지 않은 환자에서 테네리글립틴으로 전환 시 혈당강하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이 아니고, 비교군이 없었다는 한계점이 있다. 하지만 테네리글립틴으로 전환했을 때 A1C 0.44% 감소는 임상적으로 유효한 수치다. 혈당 강하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에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한 환자에서 다른 약제를 추가하거나 다른 요법으로 변경해야 하지만, 다약제 복용에 대해 부담이 있거나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경우에는 DPP-4억제제 중에서 테네리글립틴을 선택하는 방법도 치료옵션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며 임상현장의 적용방향을 제시했다.

추가적으로 “통계적인 유의성은 보이지 못했지만, 지질 파라미터에 대한 긍정적 영향 역시 테네리글립틴의 효과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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