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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지질치료 셈법 복잡해졌다전통적 고TG·저HDL에, 고LDL 신세력 부흥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9.10.08 15:05
  • 호수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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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새롭게 발표한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을 보면 흥미로운 수치들이 관심을 끈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패턴은 물론 치료동향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특히 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변화가 눈길을 잡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의 유병특성과 치료동향을 상세히 볼 수 있는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보건당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국건영)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자료를 토대로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과 관리수준 및 전략을 분석한 결과다.

이상지질혈증

지질·동맥경화학회의 팩트시트는 이상지질혈증 정의와 유병률 집계방식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5년 보고서부터 3개 병태, 즉 고LDL콜레스테롤혈증(LDL 콜레스테롤 ≥ 160mg/dL),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 200mg/dL), 저HDL콜레스테롤혈증(HDL 콜레스테롤<40mg/dL)으로 구분하고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를 이상지질혈증으로 정의했다.

이 경우 총콜레스테롤 수치에 근거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을 집계하던 이전 방식과 비교해 유병률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더 이상 총콜레스테롤의 높고 낮음을 설명하는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지질이상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에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포괄하는 종합적 관점으로 투영되면서 병태·생리학적 이해의 진보가 이뤄졌다. 때문에 지질·동맥경화학회 역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2015 제3판에 의거해 ‘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및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중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경우’로 이상지질혈증을 정의했다.

“통계차이” vs “특성변화”

2015년 보고서(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5)에서 이상지질혈증을 3개 병태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했을 경우,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각각 15.5%·18.6%·28.4%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 국건영 데이터와 건보공단 검진자료를 분석한 것인데, 당시까지만 해도 LDL 콜레스테롤에 비해 중성지방(TG)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은 낮은 서양인과 비교되는 아시아 지역 또는 인종의 전형적인 이상지질혈증 유병패턴이 그대로 관찰된다.

이 같은 유병패턴은 일련의 국내 역학데이터에서도 일관되게 보고돼 왔다. 그런데 이러한 유병특성이 2018년 보고서에서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에서 같은 방식으로 정의된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각각 17.6%, 17.5%, 19.4%로 변동이 발생했다.

2014~2016년 국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2015년 보고서의 집계방식과 다소 차이는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줄고 고LDL콜레스테롤증은 늘어난 것이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은 쉽게 간과하기 어렵다.

고LDL·고TG·저HDL

결과적으로 3개 이상지질혈증 병태의 유병률이 대등해지면서, 각각의 지질인자 모두가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또는 인종이 육류식이와 운동부족 등 식생활습관의 서구화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LDL 콜레스테롤의 문제가 중심에 자리하는 서구형 이상지질혈증 패턴을 따라가는 과정에 있다고 지적한다. 즉 서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졌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진적으로 계속 증가하면서 고LDL·고TG·저HDL의 병태 어느 것 하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또 다른 이상 사례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유병패턴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서울의대 임 수 교수팀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국건영 조사가 시작됐던 1998년부터 시작해 2010년까지의 자료에 기반해 우리나라 인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패턴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 사이 계속해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2013년 사이에는 유병률 증가 폭이 35%로 높은 LDL 콜레스테롤의 상승세가 이전과 비교해 빠르고 가팔라졌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병태를 보면,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 콜레스테롤의 문제가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LDL 콜레스테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라며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지질이상의 패턴도 서양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통적 특성에서 서구화까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전통적 식이로 인해 탄수화물 섭취가 주를 이루다 보니 중성지방이 올라가고, 그 영향으로 HDL콜레스테롤은 낮아지는 식이었으나, 육류 섭취량이 많은 식이의 변화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변화를 보면, 이상지질혈증 병태의 무게중심이 고TG·저HDL에서 고LDL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DL 콜레스테롤이 계속 증가하는 상태에서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만성질환 패턴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LDL 간과 안돼”

임 교수는 또한 “높아지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 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따라 증가할 수도 있다”며 임상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LDL 콜레스테롤 조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의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80%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는 “이 경우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이 목표치로 제시되는데 당뇨병 환자 가운데 이 목표치를 달성하는 경우는 60%대에 머문다”고 지적, 이들 환자에게 보다 집중적인 스타틴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틴의 시대

한편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스타틴 치료의 광범위한 혜택이 관찰된 바 있다. KAMIR(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등록사업 연구) 데이터를 이용한 한 연구에서 처음부터 LDL 콜레스테롤이 70mg/dL 이하인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효용성을 조사한 결과다(JACC 2011).

105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타틴 비치료군 447명과 스타틴 치료군 607명의 1년 심혈관사건 빈도를 조사한 결과, 주요심혈관사건·심혈관 사망·재시술의 빈도가 스타틴을 사용한 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심지어 LDL 콜레스테롤이 50mg/dL 이하인 심근경색증 환자에서도 스타틴 치료는 1년 주요심혈관사건을 유의하게 줄였다(Am J Cardiol 2017).

단독요법의 한계

또 다른 KAMIR 연구에서는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스타틴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들여다 봤다. 스타틴 치료는 고중성지방·저HDL 콜레스테롤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유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모두 없는 군에서는 스타틴 치료 시 주요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31%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692, P=0.003). 이에 반해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또는 둘 모두를 갖고 있는 환자그룹에서는 스타틴의 임상혜택이 관찰되지 않았다.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그룹(0.912, P=0.651)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 C그룹(0.952, P=0.839)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심혈관사건 감소혜택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동반이환된 그룹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에서 심혈관사건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1.257, P=0.404). 연구팀은 “중성지방과 HDL콜레스테롤 관련 지질이상이 없는 환자의 경우 스타틴의 임상혜택이 명확했던 반면에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이거나 중성지방 150mg/dL 이상, 또는 두 지질인자 모두가 문제인 그룹에서는 혜택이 없었다”며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스타틴 단독요법의 한계를 시사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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