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S억제제+CCB+이뇨제

서로 다른 기전의 3개 항고혈압제를 하나로 모아 투여하는 3제 복합제 요법의 임상근거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3제요법이 필요한 경우 국내외 고혈압 관련 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공통적으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등 RAS(레닌·안지오텐신계)억제제, 칼슘길항제(CCB), 이뇨제 간의 조합을 권고하고 있다. 이들 계열의 항고혈압제 3제조합에 따라 다양한 복합제들이 경쟁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페린도프릴/암로디핀/인다파미드

동시에 여러 새로운 조합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볼고그라드의대 Sergey V. Nedogoda 교수팀은 페린도프릴/암로디핀/인다파미드 3제 복합제와 페린도프릴/인다파미드+암로디핀 병용요법의 혈압강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발표했다(Cardiol Ther. 2017).

연구팀은 “유럽에서 올메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Z) 또는 발사르탄/암로디핀/HCTZ 복합제가 승인받았지만, 장기간 아웃컴 자료가 없고 이뇨제의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하며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복합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페린도프릴/암로디핀/인다파미드 복합제는 각각의 성분이 상호보완적이다”며 이 조합에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ACEI 페린도프릴이 CCB의 부작용 중 하나인 말초부종을 감소시켜 용량에 대한 장벽을 완화시켜 주고, CCB 암로디핀은 ACEI로 인한 기침을 줄여준다는 것. 그리고 인다파미드는 대사적으로 중립적인 이뇨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로사르탄/암로디핀/HCTZ or 클로르탈리돈

한편 3제 복합제 요법에서는 RAS억제제 중에서도 ARB가 두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ARB/CCB/이뇨제 복합제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수의 복합제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조합 중 하나로 로사르탄/암로디핀/HCTZ가 꼽힌다.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Clin Exp Hypertens. 2015)에서는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들을 고정용량 로사르탄/암로디핀/HCTZ(50/12.5/5mg)군과 로사르탄/HCTZ(50/12.5mg)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8주 간 치료한 결과, 3제 복합제군이 2제군 대비 수축기/이완기혈압 강하폭이 컸다. 44주 치료를 종료했을 때도 평균 변화수치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HCTZ를 클로르탈리돈으로 대체한 복합제도 선을 보였다. 로사르탄/암로디핀/클로르탈리돈 조합으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점도 강점이다. 국내 34개 기관에서 ARB/CCB에 반응하지 않은 제2기 고혈압 환자 328명을 무작위로 로사르탄/암로디핀/클로르탈리돈 복합제군과 ARB/CCB 복합제군으로 분류해 8주간 투여한 결과, 3제 복합제군이 2제군 대비 앉은 수축기혈압이 9.5mmHg 낮았다. 책임연구자인 서울의대 김철호 교수는 “클로르탈리돈은 작용시간이 길면서도 ACEI, CCB와 동등한 효과를 보이는 이뇨제”라며 클로르탈리돈을 포함한 조합의 이점을 강조했다.

텔미사르탄/암로디핀/HCTZ 

텔미사르탄/암로디핀/HCTZ 조합도 국내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 성분 간 조합도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3제 복합제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Hypertens Res. 2017)가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디자인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 126명을 대상으로 텔미사르탄/암로디핀/HCTZ 복합제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환자들은 최초 6주간 텔미사르탄/HCTZ(80/12.5mg), 이후 무작위로 텔미사르탄/HCTZ/암로디핀(80/12.5/5mg)군과 텔미사르탄/HCTZ 복합제군으로 분류해 8주간 치료했다.

무작위 후 8주 치료기간 종료시점에 혈압변화를 평가한 결과, 3제 복합제군은 혈압이 10.6/8.8mmHg 감소했고, 2제 복합제군은 2.3/1.3mmHg 강하해 3제 복합제군에서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140/90mmHg 미만 도달률은 3제 복합제군 44.8%, 2제 복합제군 21.9%로 차이가 났다. 이후 모든 환자들에게 텔미사르탄/암로디핀/HCTZ 복합제를 52주간 투여했을 때도 3제 복합제군의 혈압강하 효과는 유지됐다. 60주 시점 140/90mmHg 미만 도달률은 3제 복합제군 63.1% 대 2제 복합제군 54.1%였다.

올메사르탄/암로디핀/HCTZ 

올메사르탄/암로디핀/HCTZ 복합제 조합도 꾸준히 효과 및 안전성 근거를 축적해 가고 있다. 그 중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 2016)가 눈에 띈다. 서울의대 오병희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팀은 올메사르탄/암로디핀/HCTZ 3제 복합제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0~75세의 한국인 고혈압 2기(수축기/이완기혈압 140/90mmHg 초과 또는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동반 130/80mmHg 초과) 환자 623명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환자들은 최초 4주간 올메사르탄/HCTZ(20/12.5mg)을 투여받았고, 이후 무작위로 올메사르탄/HCTZ/암로디핀(20/12.5/5mg) 복합제군과 올메사르탄/HCTZ 복합제군으로 분류해 8주간 치료했다.

치료종료 후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추가적으로 8주 기간을 연장해 투여했다. 무작위 분류 후 혈압변화 평가에서 앉은 상태의 이완기혈압은 3제 복합제군이 9.5mmHg, 2제 복합제군은 4.23mmHg 감소했다. 수축기/이완기혈압에 대한 치료반응률은 각각 65.27%, 37.43%로 차이를 보였다.

이 3제요법은 앞서 TRINITY 연구를 통해 혈압강하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Clin Ther). TRINITY 연구에서는 올메사르탄/암로디핀/HCTZ(40/10/25mg)의 3제요법이 각각의 2제 병용요법인 올메사르탄/암로디핀 40mg/10mg, 올메사르탄/HCTZ 40mg/24mg, 암로디핀/HCTZ 10mg/25mg보다 혈압강하 효과의 우위성을 보였다.

여기에 Clin Drug Investig 2012에 발표된 연구는 올메사르탄/암로디핀/HCTZ 3제요법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를 더해주고있다. 중등도~중증 고혈압 환자 3195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는 무작위 분류 후 올메사르판/암로디핀의 용량별 안전성 런인(run-in) 기간을 거쳐 2제 병용요법과 3제 병용요법의 용량에 따라 8개의 치료군으로 추가 무작위 배분했다.

1차 효과 종료점은 10주째의 이완기혈압의 변화였다. 전반적으로 3제병용군의 혈압강하 효과가 더 컸다. 평균 이완기혈압은 올메사르탄/암로디핀 대비 1.3~1.9mmHg 더 낮았다. 수축기혈압도 2제 병용군 대비 2.7~4.9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응도

올메사르탄/암로디핀/HCTZ 복합제에 대한 또 다른 연구(Clin Drug Investig 2014)에서는 순응도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서 다양한 고정용량 복합제로 24주간 치료한 결과, 순응도(MMAS-8)는 베이스라인 6.0점에서 치료종료 시점 6.9점으로 높아졌다.

혈압은 베이스라인 160.9/93.0mmHg에서 134.5/80.4mmHg로 감소했다. 혈압이 목표치(140/90mmHg 미만)에 도달한 비율도 62.4%였다.

아질사르탄/암로디핀/HCTZ

지난 2018년에는 신규 ARB 제제인 아질사르판을 포함한 3제 복합제 요법의 임상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연구결과(Blood Press Monit. 2018)가 발표되기도 했다. 일본의 본태성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질사르탄/암로디핀/HCTZ(20/5/12.5mg, 20/5/6.25mg)와 아질사르탄/암로디핀(20/5mg), HCTZ(12.5mg, 6.25mg)의 강압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치료관찰 결과, 아질사르탄 3제병용군의 혈압강하력이 -25.9/-41.4mmHg, -24.9/-38.6mmHg로 2제병용군(-22.4/-34.5mmHg)과 비교해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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