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노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는 2030년 14억명, 2050년에는 21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빨라 2018년 8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0년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7%)에서 2017년 고령 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14%)에 진입했으며, 2025년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20%)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24년(1970년에서 1994년까지)이 걸린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7년이나 빠른 17년 만에 고령 사회가 됐다.

 인구 고령화는 치매 발병에 가장 영향력이 큰 위험요인으로 전세계 치매환자는 2015년 기준 약 4680만명이나, 2030년에는 약 7479만명, 2050년에는 1억 3150만명에 달하는 등 20년마다 거의 두 배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치매환자수도 2015년 약 65만명이었으나, 2050년 약 271만명(전체 노인의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환자의 증가로 치매관리에 소요되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급격히 증가해 우리나라의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013년 11조 7000억 원에서 2050년에는 43조 2000억(GDP의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우울증

고령화와 함께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요인이자 동시에 치매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메타분석에서 우울증은 치매 발병 위험성을 2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으며(Jorm et al. 1998), Mirza et al(2016)의 10년간 추적 연구에서 우울증상이 심할수록 치매발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4년마다 시행되고 있는 전국 치매유병률 조사에서도 단축형 노인우울척도 점수가 8점 이상의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2008년 3.28배, 2012년 2.67배, 2016년 4.6배 높았다. 치매 환자에서 우울증이 동반 되는 경우는 약 50% 내외라고 보고됐지만, 단순히 우울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 경도우울장애(minor depressive disorder)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등에 따라 그 비율은 달라진다.

치매환자에서 우울증을 진단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치매환자는 우울감이 없더라도 우울증상 중 정신운동지체, 수면장애, 체중 감소 등을 흔히 호소하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감퇴돼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를 돌보는 사람(조호자)을 추가로 면담해 환자의 말과 행동 및 감정변화에 관한 정보를 자세히 청취해야 한다. 또한 치매환자가 흔히 나타내는 무감동(apathy)을 환자를 돌보는 조호자가 우울증으로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은 치매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치매환자 우울장애 진단 기준을 정할 때 일반적 우울 진단기준을 포함해 두 가지 증상 즉, 과민성(irritability)과 사회고립(social isolation)을 추가했다. 과민성은 사소한 일에 쉽게 화를 내거나 참을성이 줄어들고 과도하게 흥분된 상태를 말하며 사회고립은 환자가 주변사람이나 가족과 만나거나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하고 일반적인 뉴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치매환자가 평소와 다른 말이나 행동 또는 감정변화를 보일 경우 조호자는 우선 환자의 상태를 잘 기록하고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에서 우울증 발생 원인

치매에서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그 충격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우울 증상이 발생될 수 있다는 가설이 있고, 둘째, 청·장년기 우울증이 노년에 재발된다는 가설이다. 셋째, 치매와 관련된 혈관성 변화가 우울증상을 유발한다는 가설인데, 이는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의 약 70%가 경도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하는 임상결과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 한다. 넷째, 치매 병리 자체가 우울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인지정상노인 10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우울과 불안감을 많이 호소하는 사람들이 뇌아밀로이드 침착(알츠하이머병 치매 특이 병리소견)이 많다고 보고했고(Krell-Roesch et al. 2017),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2016년 인지정상 노인 79명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노인이 대뇌 아밀로이드침착이 많다고 보고했으며(Donovan et al. 2016), 이어 2018년 인지정상노인 270명 대상 연구에서도 불안-우울증상과 대뇌아밀로이드 침착 사이에 유의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했다(Donovan et al. 2018).

치매에서 우울증 치료

치매환자에서 발생한 우울증 치료와 관련해 가벼운 우울증상의 경우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경우도 있으나 1~2주 이상 거의 매일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가 함께 진행되며 비약물치료는 지지정신치료, 가족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적용된다.

약물치료의 경우 항우울제가 우울증이 동반된 치매환자에게 위약에 비해 유의한 효능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삼환계항우울제와 같은 항콜린성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약제는 사용에 주의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치매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 해 두어야 한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1차 약제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지만, SSRI에 호전을 보이지 않으면 증상에 따라 다른 항우울제로 변경하거나 병합치료를 시도한다.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는 2차적으로 고려되나, 1차 치료전략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망상을 동반한 우울증상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심한 과민성이 동반되는 경우 기분조절제가 이용되기도 한다.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에 호전을 보이지 않고 지속적이고 진행되는 양상의 우울증상을 보이는 환자나 급박한 자해 또는 타해의 가능성이 있을 경우 전기충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References

1. Jorm AF, Jolley D. The incidence of dementia: a meta-analysis. Neurology. 1998;51(3):728-33.

2. Mirza SS, Wolters FJ, Swanson SA, Koudstaal PJ, Hofman A, Tiemeier H, Ikram MA. 10-year trajectories of depressive symptoms and risk of dementia: a population-based study. Lancet Psychiatry. 2016;3(7):628-35

3. Krell-Roesch J, Lowe VJ, Neureiter J, et al. Depressive and anxiety symptoms and cortical amyloid deposition among cognitively normal elderly persons: the Mayo Clinic Study of Aging. Int Psychogeriatr. 2018;30(2):245-251.

4. Donovan NJ, Okereke OI, Vannini P, et al. Association of Higher Cortical Amyloid Burden With Loneliness in Cognitively Normal Older Adults. JAMA Psychiatry. 2016;73(12):1230-1237.

5. Donovan NJ, Locascio JJ, Marshall GA, et al. Longitudinal Association of Amyloid Beta  and Anxious-Depressive Symptoms in Cognitively Normal Older Adults. Am J Psychiatry. 2018;175(6):53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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