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방송인들이나 유명인들이 힘든 시기에 공황장애를 앓은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공황장애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공황장애는 어떤 질환이고 최신 치료들은 어떻게 해야 하며, 환자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임했을 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설명하려 한다.

1. 공황장애의 개요와 임상 양상 

공황장애는 급작스럽게 불안이 밀려오는 대표적인 불안 장애로 불안과 관련된 다양한 신체 증상들과 함께 정신을 잃거나 죽을 것 같다는 공포를 느껴 여러 불편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다양한 신체 증상들에는 심계항진/발한/떨림/숨이 가쁘거나 질식하는 느낌/숨막히는 느낌/흉통 또는 흉부의 불쾌감/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어지럽거나, 불안정한, 또는 쓰러질 듯한 느낌/이인증 또는 비현실감/자신에 대한 통제를 잃거나, 미칠 것 같은 느낌/죽음의 공포/감각 이상/한기 또는 발열감 등이 있는데, 이 증상들은 모두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활성되고 흥분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긴장, 흥분, 불안, 위험 대처 등을 담당하는 신경이 교감신경계인데, 이 교감신경계 자체의 흥분 자체는 병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일상에서도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신경이 긴장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것이 과도하고 이 자체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면 교감신경 흥분이 더 증폭되므로 더 고통스러워지는 것이다.

이렇게 심한 불안이 자주 일어나면 환자는 신체 증상이나 불안 자체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연관된 상황에서 도망가려는 회피 증상을 보이게 된다. 지하철에서 공황 증상을 심하게 경험한 다음에는 지하철을 두려워하여 피하기도 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기도 한다. 이런 회피 증상이 일반화되고 만성화되면 집에만 있고 외출을 하지 않거나 직장을 그만두기도 하여 인생 자체에 큰 장애가 되기도 한다. 공황 증상 자체보다는 오히려 이런 두려움과 위축된 생활이 더 큰 문제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공황 증상이 발병한 후에 초기에 공황장애란 것을 알고 빨리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공황장애의 약물치료

공황 증상이 자주 심하게 나타나거나, 공황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일상생활 중에도 공황 증상이 발생할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예기 불안이 심할 때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공황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두 종류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가 있다. 공황장애가 우울증이 아닌데 왜 항우울제를 복용하냐고 질문하는 환자들도 많다. 이에 대해 항우울제는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처음 개발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불안을 호전시키는 효과도 함께 가지고 있고, 항우울제는 항불안제가 가지고 있는 의존성 우려가 없기 때문에 공황장애에서도 주요 치료제로 사용된다는 점을 환자에게 잘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항불안제는 불안을 즉시 감소시키는 효과가 아주 뛰어나지만 그렇기에 의존성 문제가 항상 부작용으로 따라온다. 항불안제가 특별한 독성이 심하지 않기에 장기간 항불안제를 복용해도 큰 건강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의존성으로 인해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고 약물 중단을 두려워하는 문제는 항불안제의 가장 큰 문제이다.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닌 진료과에서 의존성에 대한 고려와 치료 계획 없이 항불안제를 처방하는 것도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황 증상이 심하거나 환자가 이전에 항불안제를 이미 복용한 적이 있다면 항불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 이에 여러 공황장애 약물치료 지침서에서는 불안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나 초기 치료로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불안 증상이 심하거나 꼭 항불안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료 초기에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함께 처방하다가 불안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면 항불안제를 감량하다가 중단하는 전략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불안 감소효과가 항불안제처럼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약 복용을 몇 주일 지속하면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가 그 기간을 잘 참아낼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심리치료 원칙에 따른 진료가 필요하다.  

3. 심리치료를 포함한 비약물학적 치료

위에 서술한 것처럼 공황장애의 치료에 약물 복용이 효과가 있지만, 효과 부족이나 부작용 등 약물이 가지는 한계점이 있고, 공황장애의 회피 증상은 약물 치료만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공황장애에는 심리치료와 그 밖의 비약물학적 치료도 필요하고 현재 많이 시도되고 있다.

공황장애의 심리치료 중 대표적인 것은 인지행동치료다.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는 공황과 자율신경계 작용에 대한 교육, 신체 증상에 대한 왜곡된 인지 재구성, 회피 증상에 대처하는 노출 치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그 핵심은 신체 증상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공황장애의 신체 증상은 병의 증상이라기보다는 자율신경계 과활성으로 인한 강렬한 신체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신체 느낌에 대한 공포심이 환자가 지닌 핵심 심리 기제인 것이다.

환자들은 다양한 신체 느낌에 대해 공포를 가질 수 있다. 어지러움에 대한 심한 공포, 심계 항진에 대한 심한 공포, 뒷목이 당기는 느낌에 대한 심한 공포 등 아주 다양하다. 이런 신체 느낌은 건강에 대한 파국적 생각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지러우면 쓰러져서 정신을 잃을 수 있다거나 심장이 심하게 두근대면 심장병으로 죽을 수 있다거나 뒷목이 당기면 뇌졸중이 갑자기 생겨 쓰러질 것이라 생각하고, 이런 생각은 회피를 유발하며 공황 장애의 악순환을 계속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공포와 왜곡된 생각을 다루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환자가 회피하고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노출시켜 새로운 대처 행동들을 개발하고 이를 연습하도록 하는 것이 인지행동치료다.

최근에는 인지행동치료의 기법을 컴퓨터를 통해 익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도 많이 등장했고,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통해 노출치료를 실시하는 기술도 개발되어 상용화가 진행 중이어서, 첨단 기술과 심리치료의 접목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다. 심리치료 이외의 치료로 생체 되먹이기로 번역되기도 하는 바이오피드백 치료도 치료 효과가 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모니터를 통해 자신의 심전도, 호흡, 근육 긴장도 측정치 변화를 보면서 호흡 훈련과 근육 이완 훈련을 시행하는 것으로 자신의 신체와 자율신경계를 건강한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황장애는 환자 자신에게는 무척 고통스러운 질환이며 만성화되면 환자의 생활 기능에도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고,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한 질환이기도 하다. 최신의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치료도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공황장애는 극복이 가능한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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