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심장학회·고혈압학회(ESC·ESH)가 2018년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이 지난 8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ESC·ESH 가이드라인과 일정 부분에서 온도차이를 보인다. 진단기준은 똑같지만, 목표혈압 수치를 ESC·ESH 가이드라인보다 느슨하게 설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
혈압측정
혈압측정 권고사항은 대부분 이전 가이드라인 내용이 유지됐다. 혈압측정은 적정 수련을 받은 전문가가 시행하고, 맥박이 불규칙한 환자에게는 자동화 기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혈압측정기기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진료실이나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에서 측정할 것을 당부했고 커프 크기도 적절하게 조정하도록 했다.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선 자세와 앉은 자세 모두에서 혈압을 측정하고, 서서 측정할 때는 1분 이상 서있도록 했다. 서있는 상태에서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급격하게 감소할 경우에는 복용 약물을 검토하고 다시 한 번 혈압을 측정하되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가에게 전원하도록 했다.
고혈압 진단
고혈압 진단 부분에서는 다수의 권고사항이 추가됐다. 고혈압 진단을 위해 양쪽 팔의 혈압을 다 측정할 때 양쪽 팔의 혈압이 15mmHg 이상 차이가 나면 다시 한 번 측정하고, 두 번째 측정에서도 15mmHg 이상 차이가 유지되면 높은 쪽의 수치를 적용하도록 권고됐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일 때는 상담 하면서 다시 한 번 측정하고, 두 번째 측정값이 첫 번째와 다를 경우 세 번째 측정을 시행하도록 했다.
진료실혈압이 140/90mmHg~180 /120mmHg 범위에 해당할 경우 고혈압 진단을 위해서 활동혈압을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활동혈압을 측정하기 힘들 경우에는 가정혈압 측정으로 대체한다. 고혈압 진단 확인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타깃 장기 손상, 심혈관 위험을 평가하도록 했다.
활동혈압을 통해 고혈압으로 확인할 경우 업무시간에 1시간에 2회 이상의 활동혈압을 측정하고 14회 이상의 측정값으로 평균수치를 산출하도록 했다. 가정혈압으로 고혈압을 확인할 경우 1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앉은 자세로 2회 연속 혈압(가능한 아침 1회, 저녁 1회)을 측정하고 7일까지 측정하는 것을 권고했다.
진료실혈압이 140/90mmHg 이상 또는 주간활동혈압이나 가정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때는 고혈압으로 확진한다.
한편 고혈압으로 진단되지 않으면 5년에 1회 진료실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수치가 140/90mmHg 근처였던 이들은 측정간격을 줄여서 추적관찰 한다.
환자평가·치료·추적관찰
- 심장·신장 위험 평가
심혈관·신장 위험 평가도 그대로 권고됐다. 고혈압 환자 중 다른 위험인자가 동반된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및 만성신장질환 위험을 평가한다. 단백뇨 평가를 위해 소변 알부민 수치를 측정하고, 당화혈색소, 전해질, 크레아티닌, 추정 사구체여과율, 총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을 평가한다. 또 고혈압성 망막병증도 평가하고 12전극 심전도 검사도 시행한다.
- 생활습관개선
고혈압 의심환자에게는 간헐적으로 생활습관개선을 조언하고, 주기적인 운동과 식습관개선이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적정 수준의 알코올 및 카페인 섭취, 저염분 섭취, 금연을 기본적으로 권고했고, 혈압 감소를 목적으로 칼슘, 마그네슘, 칼슘 보조제 섭취는 금지했다.
- 항고혈압치료
항고혈압제 치료 관련 부분은 새로운 권고사항으로 채워졌다. 모든 연령대의 2기 고혈압 환자에게는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항고혈압제 치료를, 80세 이하면서 1기 고혈압 + 타깃장기손상,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당뇨병, 추적 10년 심혈관질환 위험도 10% 이상 중 1개 이상인 경우 생활습관개선과 항고혈압제 치료를 권고했다.
항고혈압제 치료를 시행할 때는 환자별 심혈관질환 위험과 치료에 관련된 위험 대비 혜택에 대해 설명하도록 했다. 항고혈압제 치료를 시작하지 않더라도 생활습관개선에 대한 상담은 지속할 것을 당부했다.
60세 이하 1기 고혈압이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10% 이하인 환자에서는 생활습관개선에 더한 항고혈압제 치료를 고려한다.
80세 이상이면서 진료실혈압이 150/90mmHg 이상인 환자에서도 생활습관개선에 항고혈압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단 이 환자군에서는 쇠약 또는 동반질환을 임상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40세 이하 고혈압 성인 환자에서는 고혈압의 2차 원인을 평가하고 장기간 치료의 위험 대비 혜택도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 치료관찰 및 혈압목표
항고혈압제 치료와 함께 관찰전략도 권고사항이 개정됐다. 우선 모든 고혈압 환자에서는 진료실혈압을 통해 생활습관개선 또는 약물요법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도록 했다.
또 제2형당뇨병, 증상성 기립성 저혈압, 80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에서는 선 자세와 앉은 자세에서 혈압을 측정한다. 기립성 저혈압 환자에서는 선 자세로 측정한 혈압을 기준으로 치료를 시행한다.
진료실혈압과 함께 백의 고혈압 또는 가면 고혈압을 확인하기 위해 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을 측정한다. 이에 관련해서는 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이 진료실혈압보다 5mmHg 낮다는 점을 단서조항으로 붙였다.
80세 이하 고혈압 환자에서는 진료실혈압을 140/90mmHg 이하, 80세 이상 환자에서는 150/90mmHg 이하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활동혈압 또는 가정혈압으로 고혈압 성인 환자의 치료반응을 평가할 때는 업무시간 중 평균 혈압을 기준으로 80세 이하 환자에서는 135/85mmHg 이하, 80세 이상 환자에서는 145/85mmHg 이하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80세 이상 환자에서는 쇠약 또는 동반질환을 임상적으로 평가할 것을 당부했다.
항고혈압제 선택
- 1단계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4단계의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1단계에서는 제2형 당뇨병, 모든 연령 또는 인종, 55세 미만 환자에서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를 우선 투여하도록 했다. ACEI로 인한 기침 등 내약성이 없을 경우 ARB를 사용하고 ACEI와 ARB를 병용하지 않는다.
55세 이상이면서 제2형 당뇨병이 없을 경우, 제2형 당뇨병이 없는 흑인의 경우 칼슘길항제(CCB)를 1차 치료전략으로 투여할 수 있고, 부종 등 CCB에 내약성이 없을 경우에는 티아지드계 이뇨제로 대체 한다. 또 심부전이 있을 경우에도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투여하고 이후 만성 심부전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한다.
이뇨제 치료를 시작하거나 이뇨제로 전환할 경우 인다파미드 등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벤드로플루메티아지드 또는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등 전통적 티아지드 이뇨제보다 우선한다. 단 전통적 티아지드 이뇨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이 잘 조절된다면 치료전략을 유지한다.
- 2단계
2단계 치료전략을 시행하기 전 우선 순응도를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ACEI나 ARB를 1차로 투여했을 때 조절되지 않을 경우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추가하고, CCB를 1차로 시작했을 경우에는 ACEI 또는 ARB,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투여한다.
제2형 당뇨병이 없는 흑인에게는 ARB 또는 ACEI를 추가하는 전략을 고려한다.
- 3단계
3단계를 고려할 떄는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용량과 순응도를 확인하고 이후 CCB나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 4단계
ACEI나 ARB + CCB + 티아지드계 이뇨제에도 조절되지 않으면 저항성 고혈압으로 인식한다. 이 환자에게는 추가적인 치료전략을 시행하기 전 진료실혈압, 활동혈압 또는 가정혈압으로 혈압을 확인하고, 기립성 저혈압을 평가한다.
저항성 고혈압이 확인된 환자에서는 4번째 항고할압제 투여를 고민하고, 칼륨수치가 4.5mmol/L 이하인 환자에서는 저용량 스피로놀락톤을 활용한 이뇨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단 사구체여과율 감소 및 고칼륨혈증 위험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칼륨수치가 4.5mmol/L 이상인 알파차단제도 고려할 수 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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