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심근경색증 환자의 위험도 척도

허혈성 심질환은 우리나라에서 단일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중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며 심근경색증이 그 주된 원인이다. 최근 OECD에서 발표한 2017년 우리나라 심근경색증 환자의 30일째 사망률은 9.6%로 OECD 평균인 6.9%보다 높아 급성기 치료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5년간 KAMIR 자료를 분석해보면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은 대부분의 경우 고위험군에서 발생했으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망률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한국인 맞춤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심근경색증의 사망률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KAMIR 자료를 바탕으로 출간됐던 연구를 중심으로 한국인 맞춤 KAMIR 위험척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본론: KAMIR 위험 척도

1) PARADOCS score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인자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들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심근경색증 후 주요 심혈관사건의 발생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관찰연구에서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은 ‘패러독스(paradox)’를 가지고 있어서 심근경색증의 발생은 증가하나 심근경색증 후 예후와는 비례관계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PARADOCS score는 이들 위험인자를 산술적으로 단순 합산하지 않고 패러독스가 있는 세 가지 위험인자를 고려해 점수를 계산했다(그림 1). 그 결과 PARADOCS score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요심혈관사건이 비례하여 증가하는 관계를 알 수 있었다(Am J Cardiol 2019;124:857-863). 따라서 PARADOCS score는 복잡한 계산 없이 환자의 위험인자만을 가지고 위험도를 쉽고 빨리 계산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2) KAMIR score

심근경색증 환자의 퇴원 후 관리는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30일째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퇴원 후에도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KAMIR score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퇴원 당시 나이, Killip class, 관상동맥중재술 유무,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좌심실구혈률 40% 미만 유무, 입원시 혈당치 180mg/dL 유무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점수를 계산했고, 점수가 증가할수록 1년 사망률이 증가했다(Am J Cardiol 2011;107:965-971)(그림 2). KAMIR score를 대표적인 심근경색증 위험척도인 GRACE score와 비교했을 때 KAMIR score가 더 적은 변수를 사용해 간편하면서도 예측률은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 KAMIR score는 현재 웹사이트에서도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https://www.kamirscore.com).

3) ACEF score

OECD는 심근경색증의 30일째 사망률을 조사해 발표한다. 그만큼 심근경색증의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30일째 생존한 환자에 대해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그들이 여전히 높은 사망률과 재발률을 가질지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ACEF score는 심근경색증으로 관상동맥중재술 시행 후 30일째 생존한 환자를 대상으로 나이, 크레아티닌 수치, 좌심실구혈률을 이용해 다음과 같이 쉽게 계산한 점수다. (나이/좌심실구혈률)+1 [혈청 크레아티닌이 2mg/dL을 초과할 경우]. 이 점수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군(ACEF score ＜1), 중위험군(ACEF score 1 - 1.39), 고위험군(ACEF score ≥1.4)으로 분류했으며 저위험군에 비해 중위험군은 3.11배, 고위험군은 10.38배의 1년 사망률이 증가했다(그림 3). 특히 KAMIR 연구에서 예후를 잘 반영해준다고 알려진 12가지 변수를 모두 포함한 위험도 모형과 비교했을 때에도 예측률에 차이가 없어서 쉽고 간단하게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척도로 생각된다(Am J Cardiol 2015;115:1167-1173).

4) VAMIR score - VT/VF

심근경색증 후 심실빈맥의 발생은 돌연사의 주된 이유가 된다. 특히 좌심실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그 위험이 높다. 하지만 좌심실 기능이 보존된 환자에서 심실빈맥의 발생으로 인한 돌연사를 예측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VAMIR score는 급성심근경색증 후 좌심실구혈률이 40% 이상으로 보존된 환자에서 심실빈맥의 발생을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로 ST분절상승 심근경색증(STEMI) 유무, 흡연 유무, 심인성 쇼크동반 유무, 급성폐부종 동반 유무, 좌각차단 유무, 초기 심전도 리듬, 좌심실구혈률 등 7가지 변수를 이용해 위험도를 평가했다(J Cardiol. 2018;72:420-426)(그림 4). VAMIR score는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https://www.kamirscore.com).

5) 기타

이외에도 STEMI로 1차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에서 NT-proBNP를 이용한 Bio-Clinical SYNTAX score(Int J Cardiol 2015;187:193-195) 및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potent P2Y12 inhibitor 선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KAMIR-DAPT score등도 유용한 위험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https://www.kamirscore.com).

3. 결론

급성심근경색증은 고위험군의 사망률이 높은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선별해 맞춤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KAMIR 연구는 그 연구기간이 오래된 만큼이나 유용한 한국인 맞춤 위험척도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 위험도에 따른 맞춤 치료 전략이 더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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