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함께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같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ASCVD는 이환 및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허혈성 심질환과 심부전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2013년 11.1%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급성심근경색증등록사업(KAMIR; Korea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했을 때,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005년 28.4%에서 2018년 41.8%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일본의 36.2%(출처 - 일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 연구)와 비교해도 높은 것으로 한국인에서 당뇨병 관리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인 허혈성 심질환 환자도 당뇨병이 없는 허혈성 심질환 환자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 당뇨병 환자의 허혈성 심질환은 증상이 없거나 비전형적인 경우가 많으며 관상동맥도 미만성(diffuse), 완전 폐쇄, 석회화(calcified) 병변의 비율이 더 높고 심장 기능이 감소돼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당뇨병을 가진 허혈성 심질환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예후가 더 좋지 않다.

한국인 환자에서 당뇨병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당뇨병의 경우 주로 장기간에 걸쳐 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AMIR 등록정보를 이용한 연구에 의하면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당뇨병은 1개월 주요 심장사건의 발생률에 유의한 영향은 없었지만, 6개월 주요 심장사건은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25% 주요 심장사건의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다른 KAMIR 연구에서도 당뇨병은 1년 주요 심장사건의 발생률을 50% 증가시킨다고 보고됐다. 위의 연구결과는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후에도 철저한 당뇨병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경우 내원시 스트레스로 인한 고혈당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당뇨병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경우 당뇨병이 없어도 8.1%의 환자에서 내원시 200mg/dL 이상의 고혈당을 보였으며 17.4%의 높은 원내 사망률을 보고했다. 즉, 당뇨병이 없는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도 급성기 고혈당은 잘 관리가 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70mg/dL 미만의 급성기 저혈당은 단기간 사망률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돼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급성심근경색증 치료 중 처음으로 발견된 당뇨병의 경우 관리가 잘 된다면 주요 심장사건의 위험을 크게 높이지 않는다.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Park 등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새롭게 당뇨병이 진단된 환자는 4.9%였으며 1년 이상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확인했을 때 새롭게 당뇨병이 진단된 경우는 당뇨병이 없을 때와 비교해 사망률, 주요 심장사건, 뇌졸중, 심부전 발생률이 높지 않았다. 따라서 새롭게 당뇨병이 진단된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는 철저한 혈당관리 및 동반질환 치료를 통해 재차 주요 심장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2차예방 약물요법

심근경색증이 진단된 경우 2차예방을 위해 반드시 써야하는 약제는 항혈소판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억제제, 베타차단제, 스타틴이다. 하지만 스타틴의 경우 4년간 사용시 당뇨병의 위험을 9%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고령, 고강도의 스타틴을 사용했을 때 더욱 현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한 종류의 스타틴을 사용했을 때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지 않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증거가 부족하며 중강도의 스타틴과 에제티마이브 같은 비스타틴 계열의 지질강하제를 병용하여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KAMIR 연구에서도 당뇨병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3년 동안의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을 관찰했을 때 중강도 스타틴인 피타바스타틴을 사용했을 때(3.0%) 아토르바스타틴(8.4%), 로수바스타틴(10.4%)에 비해 당뇨병 발생률이 낮다고 보고했다.

후향적인 연구의 제한점은 있지만 같은 아시아인인 일본인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인 REAL-CAD 연구결과와 동일했으므로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최적의 스타틴에 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급성심근경색증 당뇨병 치료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당뇨병의 치료는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메트포르민이 기본이다. 하지만 금기증이 없다면 2차약제로 SGLT2억제제(SGLT2i), GLP-1수용체작용제(GLP-1 RA)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SGLT2i인 엠파글리플로진의 경우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이미 ASCVD가 확립된 환자에서 위약에 비해 심혈관 사망률을 29%,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을 39% 줄이는 것으로 보고했다.

카나글리플로진의 경우도 2차예방을 위해 사용했을 때 41%의 신기능 보호효과가 있었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을 32% 줄였다. 하지만 하지 절단률이 약 2배 증가했으므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DECLARE-TIMI 58 연구를 통해 심혈관 보호효과를 입증한 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도 2차예방 목적으로 사용했을 때 심혈관 보호효과 및 심부전 발생율 억제효과를 입증했다.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SGLT2i, GLP-1 RA의 효과를 관찰한 대규모 임상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으로 한국인 특성에 맞는 연구가 진행돼야 하겠다.

하지만 SGLT2i의 경우 비뇨기계 감염, 저혈압, 급성 신기능 장애, 체중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사용 후 부작용이 발생된 환자, 고령의 환자, 신기능이 감소된 만성 신질환 환자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므로 이러한 경우 부작용이 적은 DPP-4억제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결론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유병률은 2018년 42%로 매우 높으며 이로 인한 심혈관계 이환률, 사망률도 역시 높다.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고혈당은 잘 관리돼야 하지만 저혈당의 위험 또한 무시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국인에서 새롭게 발견된 당뇨병의 경우 아직 심혈관계에 끼치는 악영향이 많이 높지 않으므로 철저한 혈당관리 및 동반질환 치료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스타틴의 경우는 당뇨병의 위험도를 증가시키지만 심근경색증 환자의 2차예방에 필수적인 약제이므로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 치료제는 메트포르민을 기본으로 하여 금기증이 없다면 SGLT-2i, GLP-1 RA를 사용하면 주요 심혈관사건, 심부전 발생률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장 보호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적극 사용해야 한다.

다만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아직 없으므로 최적의 SGLT2i 및 용량 선택을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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