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Interview
“심근경색증에 대한 사회적인식 아직 낮아”
전남의대 정명호 교수, "퇴원 후 사망률 감소 위한 근거 마련에 집중"

한국형 치료전략 기틀 마련…아시아 단위의 공동연구 계획
  • 임세형 기자
  • 승인 2020.01.30 16:20
  • 호수 82
  • 댓글 0

세계적인 사회고령화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더 나은 환자 예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임상현장은 늘 목마르다. 더 나은 치료전략이 필요한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망원인통계에서 1위는 암, 2위는 심장질환이다. 하지만 심장질환이 단일장기 관련된 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의대 정명호 교수(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KAMIR 책임연구자)는 “서양 환자와 다른 아시아, 나아가서 한국 환자에 맞는 치료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정 교수를 중심으로 진행해 온 한국인급성심근경색증등록사업(KAMIR) 연구는 심장질환 중에서 주요 질환인 심근경색증에 대한 한국인 데이터베이스로 자리잡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인 환자의 특징 및 국내 의료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다각도의 연구들이 발표됐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국내 급성심근경색증 약물요법에 대한 전문가 컨센서스도 발표했고, 이제 아시아 환자 컨센서스 또는 가이드라인 구축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아직 심근경색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고, 급성기 사망률 및 퇴원 후 사망률 감소를 위해 수행해야할 과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에게 현재 국내 심근경색증 현황과 앞으로의 연구진행 방향을 물었다.

Q. 국내 심근경색증 위험도는 증가하고 있는가?

국내 심근경색증 발생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절반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1년에 7만~8만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10년간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위험인자 이환율도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경각심을 더해준다. 국내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이 꼽힌다. 고혈압은 140/90mmHg 진단기준에서 78%의 유병률을 보인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130/80mmHg으로 하향조정할 경우 고혈압 환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당뇨병은 40% 수준이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23% 수준이지만, 고중성지방 및 저HDL-C 환자 비율이 높다는 점은 주의해야한다. 흡연율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젊은 성인에 대한 영향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난다.

Q.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에 대한 약물요법 컨센서스를 발표했다.

KAMIR 연구에서 확인된 특징으로는 이상지질혈증 관리전략, 항혈소판제에 대한 약물반응을 꼽을 수 있다. 서양이 LDL-C에 초점을 맞춘 스타틴 중심의 치료전략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고중성지방 및 저HDL-C 특징을 고려해 스타틴 치료와 함께 페노피브레이트와 오메가-3지방산 등 중성지방 강하치료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 낮은 목표치의 LDL-C 도달을 위해 고강도 스타틴의 효과가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단 hsCRP 감소효과를 평가했을 때 베이스라인 대비 50% 이상(최대 80%) 감소시키는 고강도 스타틴 용량은 서양의 절반 수준으로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노인 환자에게는 중강도 스타틴 투여도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항혈소판요법에서도 강력한 제제인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를 서양과 동일한 용량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출혈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아시아 환자에게는 절반 용량만 사용하고, 노인 환자에게는 3분의 1 수준까지 줄여도 된다고 보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의 경우 KAMIR 연구와 동일한 프로토콜로 자료가 구축돼 있다. 서양인과 다른 특징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를 확인했고 공동연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Q. 최근 연구에서 확인된 한국인 치료전략을 정리한다면?

우선 심근경색증 환자의 혈압 조절에서는  J-Curve 현상이 확인됐고, 최적 목표수치는 130/80~120/70mmHg로 나타났다. 약물부분에서는 3세대 베타차단제인 카르베딜롤, 네비볼롤이 좋은 효과를 보였고.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근거들이 제시된 상황이다. 단 여성과 노인 환자에서는 ACEI가 기침을 유발하는 빈도가 높았다.

항혈소판요법의 화두는 출혈 위험을 고려한 용량 감소다. 프라수그렐 10mg에서 출혈 위험이 더 많아서 5mg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3.75mg을 사용하고 있다. 티카그렐러도 프라수그렐과 비슷하게 45mg을 적정 용량으로 설정했다. 추가적으로  75세 이상, 뇌졸중 병력, 체중 45kg 미만인 환자에서는 저용량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보다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평가한 연구들에서는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의 적정기간은 1년, 그 이후에는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에서는 비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항응고제(NOAC)를 함께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1년 후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과 NOAC을 저용량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리바록사반은 15mg, 아픽사반은 2.5mg, 에독사반은 30mg(노인에서는 15mg), 다비가트란은 110mg이다.

Q. 시술적 측면에서도 서양과 다른 점이 있는가?

시술 측면에서는 다혈관 중재술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서양과 다르다. 외국에서는 다혈관 중재술보다 중증도가 더 심한 혈관에 대한 단일혈관 중재술을 우선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다혈관 중재술의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NSTEMI 환자는 나이가 많고, 고혈압,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동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예후가 더 좋지 않은데 다혈관 중재술을 통해 예후를 끌어올릴 수 있다.

80세 이상 고령 환자 중재술에도 차이를 보인다. 서양에서는 빠른 시점의 중재술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의 치료를 통해 환자의 체력을 중재술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서 시행했을 때 환자의 예후가 더 좋다는 자료가 있다.

Q. 향후 연구방향은 어느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나?

앞으로의 연구는 이제까지 한국인 환자의 특징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맞춤 치료전략 구성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특히 임상현장의 실질적 심근경색증 관리율 개선을 위한 부분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퇴원 후 사망률의 감소가 목적이 된다. 현재 심부전을 비롯한 심혈관 원인 사망을 포함한 퇴원 후 사망률은 약 10% 수준이다. 이를 5% 선까지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는 전자의료기록(EMS) 사용률 향상이다. 한국의 EMS 이용률은 20%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78% 수준이어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는 전체 허혈 시간의 감소다. 우리나라는 210분이지만, 서양의 경우 120분이다. 당면 목표는 180분 안쪽이다. 이를 위해서는 증상발현부터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symptom-to-door time)을 줄여야 한다. 의료기관에 도착해 풍선확장술 시행까지의 시간(door-to-balloon time)은 60분대다. 굉장히 빠른 편이다. 역으로 환자들이 망설이는 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는 것이다.  즉 환자들이 흉통 발생 후 병원에 오기까지 망설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세 번째는 금연 및 위험인자 관리율 개선이다. 국내 흡연율은 아직 40% 수준으로 높고 지질, 혈압, 혈당 조절률은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추가적으로 초음파 추적관찰률의 개선이다. 현재 치료 후 초음파검사 수가가 적용되지 않아 심근경색증 발생 후 초음파 추적관찰률이 20%에 그치고 있다. 추적관찰이 되지 않다보니 심부전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높다.

이에 KAMIR 연구를 통해 EMS 이용률, 심근경색증 치료 후 금연을 비롯한 생활습관개선, 혈압·지질·혈당 관리, 초음파를 통한 추적관찰 등 통합적인 2차 예방전략에 대한 근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세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