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폐섬유화증(IPF)는 최근 호흡기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질환이다. 주요 만성 호흡기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IPF는 전체 환자에서는 환자수가 많지 않지만, 고령에서 호발하고 흡연을 주요 위험인자로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회복되지 않는 폐기능 손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영향력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치료 약물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는 피르페니돈(제품명 피레스파)가 지난해 1월 보험 인정기준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노력성폐활량(FVC) 50% 이상, 일산화탄소 확산능력(DLco) 35% 이상, 6분보행검사(6MWD) 150m 이상일 경우에만 급여가 인정됐다. 하지만 확대 후에는 FVC 50% 미만, DLco 35% 미만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게됐고, 6MWD 기준도 배제됐다. 

울산의대 송진우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는 “급여기준 완화를 통해 진행된 환자 및 진단 초기의 환자에게도 치료가 가능해 졌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부적절하게 인식됐던 부분이 수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송 교수에게 국내 IPF의 현황과 관리전략의 현재에 대해 물었다.

Q. 국내 IPF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국내 IPF 유병률은 10만명 당 30~40명 정도로 미국, 유럽,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병률은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이에 고령화가 문제가 되는 국가에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건강검진에서 흉부 CT 촬영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높다.

Q. IPF의 특징을 정리한다면?

IPF는 ‘특발성’이라는 용어 그대로 명확한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섬유화증으로 인해 폐가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특발성간질성폐렴(idiopathic interstitial pneumonia, IIP)의 한 종류로 정리된다. 폐섬유화증을 일으키는 류마티스질환, 환경적 인자 노출, 약물 등 원인을 평가한 결과 원인이 확인되지 않으면 특발성으로 분류한다. IPF 위험인자로는 흡연을 비롯해 분진, 바이러스 감염, 위식도역류, 특정 유전자형 변이가 꼽힌다.

Q. IPF 환자에서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은?

국내 IPF 환자의 첫 번째 사망원인은 급성 악화(acute exacerbation)다. IPF 환자에서 급성 악화가 발생하면 대부분 입원하게 되고, 입원 후에는 50% 정도의 사망률을 보인다. 입원 후 생존자들도 퇴원 후 1년 내에 대부분 사망한다. IPF에서 급성 악화가 얼마나 치명적인 합병증인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IPF 급성 악화에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급성 악화가 폐기능이 떨어질수록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IPF 진행을 억제하고 폐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이 핵심인 셈이다.

Q. IPF 치료, 어떻게 시행해야 하나?

IPF는 사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질환이다. 이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IPF로 진단받은 환자에게는 피르페니돈 등 항섬유화제로 반드시 치료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용가능한 약물은 피르페니돈과 닌테다닙이다. 두 약물 모두 3상임상에서 연간 폐기능 감소속도를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켜줬다. 폐기능 유지는 사망률 감소로 이어졌다. 3상 임상시험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pooled analysis)에서는 약물치료가 사망률을 50% 정도 감소시켜주고, 급성 악화로 대표되는 호흡기계 원인 입원 위험도 절반으로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Q. 지난해 초 피르페니돈 급여기준이 완화된 것으로 안다. 이로 인한 임상적 영향이 궁금하다.

이전 기준에 따르면 노력성 폐활량(FVC) 50% 미만의 진행된 환자에게는 피르페니돈 치료에 대한 보험적용이 되지 않았다. 약물치료 외 치료전략으로는 폐이식을 고려해야 하는데 폐이식의 주요 대상자는 65세 미만의 환자다. 문제는 IPF 평균 진단 연령이 65세로 다수의 환자들이 65세 이상이라는 점이다. 즉 FVC가 50% 미만이면서 65세 이상인 환자에게는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없었던 것이다.

급여기준 완화를 통해 IPF가 진행하는 소견을 보이는 초기 환자에게도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게 됐고, 폐이식 대기 환자에도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폐이식 환자들은 이식 전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기간에 사망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환자들의 다수가 흡연자이기 때문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기도폐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자들에게 약물치료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Q. IPF 관리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을 꼽는다면?

초기부터의 관리가 중요하다. 초기부터 치료하면 혜택이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초기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와 초기 환자 간 IPF 폐기능 감소속도는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할 때 폐기능 감소속도를 완화시켜주는 피르페니돈 등 항섬유화제 치료전략을 빠른 시점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또 급성 악화 예방 측면에서도 초기부터 폐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 증상이 없는 초기 환자에서 약물치료를 시행할 때는 약물의 부작용(식욕감소, 광과민성)과 치료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위험대비 혜택을 받아들인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해야한다. 변경된 보험기준에서 제시한 것 같이 진행하는 증거를 보이는 환자들이 주된 대상이 될것으로 생각한다.

최근에는 초기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lung abnormality, ILA) 환자관리도 논의되고 있다. 60세 일반인구 대상 CT 검사에서는 약 10%에서 ILA 소견이 나타난다. 이 환자들의 경우 폐섬유화 소견이 없는 환자 대비 호흡기증상의 중증도, 폐기능, 운동능력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IPF 관련 유전자변이도 많다.

특히 호흡기 원인 사망률도 최대 3배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향후 좀더 저렴하고 부작용 측면에서 안전한 약물이 개발된다면 이런 환자들도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관리와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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