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진료지침

국내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관리전략에 대해서는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가 2011년 진료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13개의 권고사항으로 치료전략을 정리했다.

1. 진료지침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여러 가지 병태생리가 관여돼 다양한 증상양상을 보이는 이질적인 질환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 병태생리를 추정해 이에 따른 치료전략을 적용하도록 했다(Grade 1B).

2. 가장 먼저 제시한 치료전략은 식습관을 중심으로 한 생활습관개선이다(Grade 2C). 관련 근거는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도록 하되 환자 개인별로 적절하게 조절하도록 했다.

3.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약물로는 우선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꼽았다. 진료지침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이 궤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점에 무게를 두며 효과적인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Grade 1A). 추가적으로 제산제보다 전반적인 증상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4. 제산제도 기능성 소화불량증 증상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물로 권고됐다(Grade 2C). 전반적 근거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명확한 혜택은 입증하지 못했지만, 경증 환자에게는 1차 치료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5. 위장관운동촉진제는 높은 근거수준을 가지고 있는 치료전략으로 권고됐다(Grade 1B). 위장관 운동촉진제는 메타분석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지침에서는 위장관 운동촉진제 중 근거가 있는 약물들을 별도로 언급했다. 효과에 대한 근거를 갖춘 약물로는 시사프라이드, 돔페리돈, 이토프라이드, 거가세로드, 모사프라이드, 에리스로마이신 등이 꼽혔다.

6. H₂수용체길항제도 권고됐다(Grade 1B). 히스타민수용체 길항제도 위산분비 억제를 가진 약물로, 관련 근거에서 위약 대비 증상 개선 효과를 보고했다. 특히 진료지침에서는 십이지장내 산노출이 증가돼 있는 경우 위배출 지연, 위팽창 예민도 증가, 위저부 이완억제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강조됐다.

7. 항우울제도 일부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다(Grade 2B). 진료지침에서는 다양한 정신 사회적 요소들이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삼환계항우울제와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등 항우울제가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8. 진료지침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초기 접근방법으로 헬리코박터 검사 후 제균치료보다 위내시경을 통한 검사를 우선 권고했다(Grade 1C). 이에 관련해 아시아에서는 서구에 비해 위암이 흔하고 발생 연령이 낮으며, 국내의 내시경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소화불량증 환자의 초기 진단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9. 이와 함께 헬리코박터 양성 환자에서는 제균치료도 도움이 되는 전략으로 권고했다(Grade 2B). 전반적인 연구들에서 헬리코박터가 양성인 환자에서는 제균치료가 위산분비 억제제 대비 재발 위험을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단 진료지침에서는 상반된 연구결과들도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0. 점막보호제도 일부 환자의 증상 개선에 고려할 수 있다(Grade 2C). 진료지침에서는 점막보호제가 레바파마이드와 비교한 연구에서 팽만감, 트림, 통증 등 일부 증상 개선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11. 수마트립탄, 부스피론, 시사프라이드, 테가세로드 등 위저부 이완제도 일부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전략으로 권고됐다(Grade 2B). 진료지침에서는 위 근위부 확장과 긴장 조절로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전이라고 설명했다.

12. 낮은 자극에도 불쾌감이 유발되는 위팽창 과민성 환자에서는 내장 과감각 억제제도 효과적일 수 있다(Grade 2B).

13. 추가적으로 증상이 심하고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는 정신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Grade 2B).

국내 사용가능 치료전략

국내 가이드라인이 나온 후 2012년 아시아 컨센서스, 일본소화기학회 2015년 진료지침, 미국·캐나다소화기학회 2017년 진료지침 등 최신의 근거들을 반영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관련 가이드라인 내용을 정리한 고찰 논문이 게재됐다(Korean J Gasterenterol 2019;73:77-83). 이 논문에서는 가이드라인들을 분석해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치료전략을 정리했다는 점이 눈에띈다.

- 위산분비억제제

위산분비억제제로는 PPI와 H2수용체길항제를 꼽았다. 단 논문에서는 PPI가 소화불량 치료제로 허가받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 최근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빠른 내성 발생 위험은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위장관 운동촉진제 

위장관운동촉진제에는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 5-HT4수용체작용제가 있다. 단 도파민 D2 수용체는 추체외로증상 위험을 고려해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 이 중 돔페리돈은 심장질환 관련 약물을 복용 환자에게 금기고, 레보설프라이드의 경우 고령에서 장기간 사용은 금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5-HT수용체작용제에는 모사프라이드가 있다. 특히 서방형 모사프라이드가 기존 모사프라이드보다 순응도 측면에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논문에서는 모티리톤(motilitone, DA-9701)도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위장관 운동촉진제로 제시했다. 주요 근거에서는 PPI와 유사한 수준으로 소화불량 증상 및 삶의 질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다양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치료할 것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2015년 교토 진료지침, 2018년 중국 진료지침에서에서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연관 소화불량증의 중증도를 강조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 환자에서 소화불량 발생률이 더 높았고, 제균치료는 전반적인 소화불량증 증상을 감소시켰다고 강조했다. 특히 논문에서는 위암 예방이라는 차원에서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만으로 소화불량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제균치료에 대한 순응도, 소화불량에 대한 다른 기저 원인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 항정신병약물·기타약물

일부 항우울제도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효과가 있다고 정리했다. 항우울제 중 삼환계 항우울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증상을 감소시켰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미르타자핀은 체중 감소가 있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효과가 있었고, 5-HT1 수용체 작용제인 부스피론은 기저부 이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코티아마이드(acotiamide)는 M1, M2 무스카린 수용체 길항 및 아세틸콜린 방출 증가를 통해 위장 운동 촉진 작용과 위저부 이완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레바미파이드(rebamipide), 시메티콘(simethicone), 수크랄페이트(sucralfate)도 일부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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