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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고혈압제 병용요법 SPRINT 타고 쾌속질주국내선 “병용약제 사망위험 차이 없어”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0.05.12 17:42
  • 호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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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유럽 등지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의 적용시점이 앞당겨지면서 바야흐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전성기가 구가되고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임상적용, 그것도 조기에 적용되는 병용전략은 보편화돼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 환자에게 항고혈압제 병용치료의 일상적인 적용과 함께, 혈압이 160/110mmHg 이상이거나 20/10mmHg의 강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시작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국내 저널에 발표된 후향적 관찰연구에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 간 사망위험을 차이를 비교한 결과가 보고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국의 선제적 조치

최근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가 2017년 보고한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보면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시기가 더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 학회는 스스로 지정한 고혈압 2단계(140/90mmHg)의 환자, 그리고 목표혈압보다 20/10mmHg를 상회하는 경우에 서로 다른 기전의 2개 약제(2제병용 또는 고정용량 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140/90mmHg 이상부터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에서 처음부터 2개 이상의 약제를 적용하는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이 최선의 치료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유럽의 대답은?

유럽은 고혈압 정의와 항고혈압제 치료를 놓고 미국과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펼쳤다. 유럽심장학회(ESC)·고혈압학회(ESH)는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 혈압 140/90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정의하면서도, 대부분의 환자에게 2제 병용요법을 권고하는 동시에 순응도를 고려해 단일제형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 적용을 우선하도록 당부했다.

즉 항고혈압제 치료를  2제 병용요법으로 시작하도록 장려하면서 가급적이면 단일제형 복합제를 쓰도록 권고한 것이다. 단 쇠약한(frail) 환자, 80세 이상 고령, 심혈관 위험도가 낮은 환자, 수축기혈압이 150mmHg 미만인 1단계 고혈압 환자에게는 2제 병용요법을 피하도록 제한을 뒀다.

대한민국의 선택

우리나라는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을 치료초기부터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18년 새 고혈압 진료지침을 통해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이거나 목표혈압보다 20/10mmHg 이상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강압효과를 극대화하고 혈압을 빠르게 조절하기 위해 처음부터 항고혈압제를 병용투여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더불어 “병용요법의 경우에는 약물 순응도를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첫치료에 단일제형 복합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학회는 병용요법과 관련해 “고혈압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한 가지 항고혈압제로 혈압조절이 되지 않고 서로 다른 기전의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가 필요하다”며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심혈관 임상혜택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심혈관 임상혜택은 일련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ASCOT-BPLA, ADVANCE, ACCOMPLISH, HIJ-CREATE, TEAMSTA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연구에서는 ACEI 또는 ARB, CCB, 베타차단제, 이뇨제 등 대표적 항고혈압제 간의 병용 임상혜택이 보고됐다.

SPRINT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초기적용은 새 고혈압 가이드라인의 근거가 된 SPRINT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SPRINT의 목적은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20mmHg 미만으로 가정하고, 이 수준까지 낮췄을 때 기존 140mmHg 미만과 비교해 임상혜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연구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시험군 환자들의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급선무였다. 연구등록 시점에서 시험군(집중조절)과 대조군(표준조절)의 수축기혈압은 132mmHg 이상이 34% 대 33%, 133~144mmHg이 32% 대 33%, 145mmHg 이상이 동일하게 34%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시작 시점 양 그룹에서 사용된 항고혈압제의 수가 모두 1.8개였다는 것이다.

“병용조합 간 사망위험 차이 없어”

국내 연구팀이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조합약제들을 비교·관찰한 결과, 병용치료 간에 사망위험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의대 박성하 교수팀이 대한심장학회 저널 에 게재한 관찰연구에 따르면, 세 가지 계열의 항고혈압제를 상호 병용해 치료한 결과 사망률의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RAS억제제와 티아지드계 이뇨제의 조합이 RAS억제제와 칼슘길항제(CCB)에 비해 심부전 및 뇌졸중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의대 박성하 교수(심장내과)·아주의대 박래웅 교수(의료정보학과)·유승찬(박사과정) 연구팀은 최근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에 관한 빅데이터 관찰결과를 KCJ(Korean Circulation Journal)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한국의 5개 보험청구자료를 기반으로, 고혈압의 첫치료에 2제 병용요법을 6개월 이상 유지한 환자(98만 7983명)를 대상으로 세 가지 병용요법의 임상결과(outcome)를 비교했다.

세 가지 병용요법은 △RAS억제제 + CCB △RAS억제제 + 티아지드계 이뇨제 △CCB + 티아지드계 이뇨제였다. 관찰결과, 병용요법 간에 사망위험의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RAS억제제 + 티아지드계 이뇨제 병용요법은 RAS억제제 + CCB와 비교해 심부전 및 뇌졸중 발생위험을 줄였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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