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의 신약, 로카세린

로카세린은 선택적 5-하이드록시트립타민 2C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로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로카세린의 주요 근거는 BLOOM(NEJM. 2010), BLOSSOM(J Clin Endocrinol Metab. 2011) 연구다.

BLOOM 연구는 체질량지수 36.23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3182명을 대상으로 로카세린 10mg군과 위약군의 효과를 비교했다. 1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소된 비율은 로카세린군 47.5%, 위약군 20.3%로 차이를 보였고, 2년간 추적관찰했을 때도 각각 67.9%, 50.3%로 나타났다, 중증 유해사건의 차이는 없었고, 특히 로카세린군의 심장판막증 증가는 없었다.

BLOSSOM 연구에서도 일관된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18~65세 과체중(27~29.9kg/㎡) 또는 비만(BMI 30~45kg/㎡) 환자 4008명을 대상으로 체중, 심혈관 위험인자,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위약과 비교했다. 1년 시점에서 비교 결과, 로카세린 10mg 1일 2회와 1일 1회 전략 모두 위약 대비 유의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다. 1년 시점에서 로카세린 10mg 1일 2회군에서는 체중이 5.8%, 1일 1회군에서는 4.7% 감소됐다. ITT 분석에서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환자도 로카세린 1일 2회군에서 47.2%, 1일 1회군에서 40.2%, 위약군 25%로 나타났다. 10% 이상 감량된 비율은 각각 22.6%, 17.4%, 9.7%였다.

당뇨병 환자에 혜택 확인

여기에 더해 제2형당뇨병이 동반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과인했다. BLOOM-DM 연구(Obesity. 2012)에서는 평균 당화혈색소(A1C) 7~10%, BMI 27~45kg/㎡, 체중 103.6±17.8kg, 연령 52.7±8.7세인 환자 604명을 로카세린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비교했다. 베이스라인 대비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비율은 로카세린 1일 2회군에서 37.5%, 1일 1회군에서 44.7%, 위약군에서 16.1%였다.

이와 함께 A1C은 로카세린 1일 2회군 0.9%, 로카세린 1일 1회군 1%, 위약군 0.4% 감소경향이 나타났고, 공복혈당은 각각 27.4±2.5mg/dL, 28.4±3.8mg/dL, 11.9±2.5mg/dL 감소했다.

심혈관 안전성도 확보 

특히 로카세린은 2018년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8)에서 발표된 CAMELLIA-TIMI 61 연구를 통해 심혈관 혜택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CAMELLIA-TIMI 61 연구는 로카세린의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다른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BMI 27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1만 2000명을 모집했다. 1차 심혈관 안전성은 주요 심혈관 유해사건(MACE)으로 설정했다. 연구팀은 MACE와 함께 심부전 또는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재관류술도 함께 평가했다.

평균 3.3년 추적관찰한 결과 1년 시점 체중은 로카세린군 -4.2kg, 위약군 -1.4kg으로 로카세린군이 위약 대비 체중을 2.8kg 더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P＜0.001). 1년 시점 5% 이상 체중이 감소된 비율은 로카세린군 39%, 위약군 17%로 로카세린군에서 3배 이상 높았고(OR 3.01, 2.74-3.30), 10% 이상 체중이 감소한 비율도 각각 15%, 5%로 3.4배 높았다(OR 3.40, 2.92-3.95).

심혈관 관련 평가 결과에서는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MACE 발생률은 연간 로카세린군 2.0%, 위약군 2.1%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평가범위를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부전,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재관류술 발생률로 확대했을 때도 각각 연간 4.1%, 4.2%로 비열등한 차이를 보였다.

FDA, 암위험 증가에 무게

하지만 로카세린은 체중감소에 대한 임상적 근거와 심혈관 혜택에도 불구하고 암발생 위험을 들어 국내외 시장에서 퇴출되게 됐다. 먼저 FDA는 지난 1월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로카세린이 잠재적으로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고, 2월에는 로카세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 증가를 확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로카세린의 암 발생 위험을 입증한 근거는 CAMELLIA-TIMI 61 연구였다. FDA가 CAMELLIA-TIMI 61 연구에 참여한 1만 2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위약군 대비 로카세린 10mg/day군에서 암 진단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로카세린군 7.7% vs 위약군 7.1%). 로카세린 1년 치료로 470명 당 1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이 포함됐다.

이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FDA는 로카세린 처방 중단을 권고했고, 현재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도 다른 치료제로 변경하도록 했다. 이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FDA의 결정과 결을 같이해 국내에서 판매중지 및 회수, 폐기를 결정했다. 또 전문가들에게도 처방 및 조제 중단을 촉구하며 대체 치료전략 선택을 권고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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