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학술지에는 관련 분석결과가 다수 게재됐다. 그 중, 논란이 됐던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억제제(RAS억제제) 계열 항고혈압제와 관련된 국내 코호트 기반 안전성 근거와 COVID-19 팬데믹 이후 스트레스성 심근증 유병률의 증가를 보고한 연구가 눈에 띄었다.

국내연구서 항고혈압제 안전근거 추가

지난 6월 대한의학회 학술지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항고혈압제의 사용과 COVID-19의 연관성이 없다는 국내 연구가 발표되며 RAS억제제의 안전성 증거가 추가됐다. 이로써 "COVID-19 환자의 RAS 억제제 사용 중단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국내외 고혈압 학회 입장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전에 발표된 해외 연구에서는 RAS억제제 사용과 COVID-19 발생, 중등도 위험 간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더해 대구 코호트를 기반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도 RAS억제제뿐만 아니라 모든 항고혈압제와 COVID-19 발생 간의 연관성이 없다고 나타난 것.

연구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 등록된 40세 이상 137만 4381명의 대구 주민이었으며 2019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4월 2일까지의 자료가 포함됐다. 사용된 약물은 종류별로 분류했고 2019년에 항고혈압제를 처방받은 일수에 따라 약물 순응도(MPRs)를 추정했다.

2019년에 항고혈압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46만 3101명(33.7%)였으며 처방 약물 비율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62.4% ▲칼슘채널차단제(CCB) 58.4% ▲이뇨제 34.1% ▲베타차단제 16.7%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2.9% ▲기타 7.1%였다. 대상자들은 MPRs에 따라 0%군, 1~79%군, 80~94%군, 95~99%군, 100% 이상군으로 분류됐고 각각 전체 인원의 0%, 25.6%, 19.9%, 30%, 24.3%가 포함됐다.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COVID-19 발생 위험은 ▲여성(1000명당 3.42명) ▲80세 이상(1000명당 3.02명) ▲남쪽 거주민(1000명당 7.09명) ▲의료 혜택 제도 수혜자(1000명당 6.79명) ▲COVID-19 대유행 전 입원자(1000명 5.56명)에서 높았다.
 
항고혈압제 복용에 따른 분석에서는 비복용군의 발생률이 1000명당 2.74명으로 나타났고 MPRs가 높을수록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MPRs 최저군의 발생률은 1000명당 2.74명으로(P=0.0026) 항고혈압제 복용군 중 가장 높았고 최대군은 가장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항고혈압제를 처방받지 않은 일반인대비 각 군의 상대위험은 1~79%군에서 5%(95% CI 0.846-1.067), 80~94%군에서 6.7%(CI 0.817-1.066), 95~99%군에서 23%(CI 0.682-0.870), 100% 이상군에서 25.2%(CI 0.655-0.855) 낮아져 약물 순응도가 높을수록 위험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물별 분석에서는 ARB를 사용할 때 비처방군 대비 MPRs 100%군의 COVID-19 발생 위험이 24.9%(95% CI 0.587-0.960), CCB를 사용할 때 23.2%(CI 0.601-0.980) 유의하게 낮았다.

스트레스성 심근증 발생↑

COVID-19 팬데믹 이후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가 증가함에 따라 스트레스성 심근증의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근증이란 호흡곤란, 흉통, 두근거림 등 급성 심근경색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관상동맥조영술상으로 심혈관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질환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 건강시스템(Cleveland Clinic health system)의 2개 병원 심장 카테터 실험실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COVID-19 팬데믹 이후 심근증의 유병률이 대략 4.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COVID-19 팬데믹 사태에 대한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의 증가가 심근증 발생률이 높아진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고, 증거로 "스트레스와 불안이 높아질수록 심근증이 발생한 위험이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일뿐더러 심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을 실시한 결과가 모두 음성이었기 때문에 COVID-19에 감염된 결과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COVID-19 팬데믹 기간을 ▲2020년 1~2월(이하 대유행 시기)로 설정했고 대조 기간을 ▲2018년 3~4월(대조 1기) ▲2019년 1~2월(2기) ▲2019년 3~4월(3기) ▲ 2020년 1~2월(4기)로 지정했다.

시기별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로 입원한 환자수는 대조 1기 390명, 2기 309명, 3기 679명, 4기 278명, 대유행 시기 278명이었다. 이들 중 스트레스 심근증 유병률은 대유행 시기에 7.8%(20명)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대조 시기 유병률이 1.5~1.8%인데 비해 4.58배(P<0.001) 높은 수치이다. 대조 시기 대비 대유행 시기의 스트레스성 심근증 상대 위험은 4.31배(95% CI 1.62-11.48)부터 5.04배(CI 2.02-12.55)의 범위를 보였다. 또한 대유행 시기의 심근증 평균 재원일은 8일로 대조 1, 2, 3, 4군이 각각 4일, 5일, 4일, 5일로 나타난데 비해 길었다(P=0.006). 심근증으로 인한 사망률과 30일 이내 재입원율에는 시기별 차이가 없었다.

허희윤 기자  hyhur@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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