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 권고 - 승인

최근 제2형당뇨병 환자의 대혈관합병증, 즉 심혈관질환 예방전략과 관련해 세 차례의 큰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연구결과가 보고됐고, 학회는 이에 근거해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수정·보완했으며, 최종적으로 규제당국이 혈당강하제 적응증에 변화를 줬다.

이 일련의 과정의 중심에 GLP-1수용체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와 REWIND 연구 -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 - 미국식품의약국(FDA) 적응증 승인이 자리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위험인자를 보유한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WIND 연구에서 둘라글루타이드는 위약 대비 주요심혈관사건(MACE) 상대위험도를 유의하게 줄였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지난 2018년부터 혈당강하제의 2차선택과 관련해 심혈관질환 병력자에게 혜택이 입증된 GLP-1수용체작용제(GLP-1RA)와 SGLT-2억제제를 우선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안에 변화를 줬다. ADA는 또 올해 초 새롭게 선보인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ASCVD 병력자와 고위험군 환자에게 GLP-1수용체작용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연이어 FDA는 GLP-1수용체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를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2차예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1차예방 권고안

먼저 ADA의 변화를 따라가 보자. 학회는 2019년 가이드라인에서 “ASCVD 병력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혈당강하제로 심혈관 임상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가 권고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부문에 ‘ASCVD 병력자’에 이어 ‘ASCVD 고위험 지표를 갖고 있는 환자(indicators of high risk)’까지 포함시키는 변화를 감행했다.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ASCVD 고위험 표지자는 55세 이상 연령대에 관상동맥·경동맥·하지동맥(lower extremity artery) 협착이 50% 초과인 경우 또는 좌심실비대(LVH)에 해당하는 환자로 정의할 수 있다. 이 같은 권고안을 임상에 적용할 경우, ASCVD 병력자의 2차예방에 이어 ASCVD 고위험군의 1차예방 목적으로 두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적응증 확대승인

특히 학회 권고안의 뒤를 따른 FDA의 적응증 확대승인 결정은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도전에 포문을 열었다. FDA는 지난 2월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다양한 심혈관 위험인자를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의 주요심혈관사건(MACE) 위험을 낮추는 데 GLP-1수용체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승인했다.

중요한 변화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 적응증의 승인이다.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기존의 혈당강하제들이 2차예방에만 적응증을 얻은 것과 차별화된다. 이에 따라 둘라글루타이드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2차 예방에 모두 효과가 있는 GLP-1 제제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REWIND 연구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ADA 권고안 변화와 FDA 승인 결정의 근저에 REWIND 연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GLP-1수용체작용제 중 최장기간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한 동시에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위험인자들만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도 심혈관 혜택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는 주1회 투여 GLP-1수용체작용제인 둘라글루타이드의 CVOT였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병력(31.5%)의 제2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 대비 주요심혈관사건(MACE) 발생위험을 분석했다. 결국 REWIND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환자들이 68.5%로 대다수를 차지했던 만큼,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둘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보는 것이 목적 중 하나였다.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를 평가한 결과, 둘라글루타이드는 위약 대비 상대위험도를 12% 감소시키며(HR 0.88, P=0.026) 우월성(superiority)을 입증했다. 특히 이 같은 효과가 심혈관질환 병력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하위환자군에서 일관되게 감소경향을 보였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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