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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T에 ‘다면발현효과’ 실로스타졸을 더하면?- 경상의대 정영훈 교수

한국인 맞춤형 항혈전전략 가능성에 무게

환자 특성에 맞는 허혈-출혈 위험 간 균형이 관건

  • 임세형 기자
  • 승인 2020.08.12 12:00
  • 호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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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환자들은 죽상 혈전성 사건(관상동맥질환 등) 위험이 백인보다 낮았고, 항혈소판요법으로 인한 위장관출혈이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KAMIR 전문가 컨센서스에서는 이를 동아시아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로 명명하며 서양과 다른 한국인 환자 특성에 초점을 맞춘 항혈전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아시아 패러독스 개념을 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적절한 항혈소판요법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경상의대 정영훈 교수(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는 한국인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항혈소판제 중 하나로 실로스타졸을 꼽았다. KAMIR 연구에서는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전통적인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인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에 실로스타졸을 추가한 삼중항혈소판요법(TAPT)이 심혈관사건 예방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실로스타졸의 다면발현효과에 대한 근거도 추가로 제시됐다. EPISODE 연구에서 실로스타졸의 내피전구세포(endothelial progenitor cells, EPC)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확인된 것. 정 교수에게 한국인 환자의 특징에 기반한 적절한 항혈소판요법의 방향과 EPISODE 연구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 물었다.

Q. 오랫동안 동아시아 패러독스를 주장해 왔다.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한다면?

8년전 동아시아 패러독스의 개념을 제시한 이후 꾸준하게 축적된 근거를 통해 확인된 부분은 서양인과 동아시아인에서 명확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동아시아인의 허혈성사건 위험은 적고 출혈 위험은 높았다. 동아시아 환자들은 죽상동맥혈전증 발생위험이 낮은 반면,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제(NSAID), 스테로이드, 항혈전제로 인한 위장관출혈 위험은 2~3배 높게 나타난다. 약물에 대한 반응도도 다르다. 스타틴이 대표적인 예인데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표준용량보다 더 적은 용량으도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항혈소판요법에도 해당되는 부분이다.

Q. 한국인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은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와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증 및 ST분절상승 심근경색증 환자에 대한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으로 아스피린과 함께 강력한 P2Y12억제제인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을 권고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급성심근경색증등록사업(KAMIR) 연구팀의 전문가 컨센서스에서는 강력한 P2Y12억제제가 한국인 환자에서 출혈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위험군에게만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즉 항혈소판 효과의 강도를 낮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항혈소판요법의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Q. EPISODE 연구에서는 실로스타졸을 추가한 TAPT를 적용했는데?

KAMIR 연구에서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의 DAPT보다 실로스타졸까지 포함한 삼중항혈소판요법(TAPT)이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였다는 결과들이 다수 있다. 실로스타졸을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에 더했을 때 출혈 위험은 높이지 않으면서 적절한 수준의 추가적인 항혈소판효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실로스타졸은 관상동맥과 경동맥의 플라크를 감소시켰다는 근거도 가지고 있고, 국내 연구에서는 스텐트 혈전증 위험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심혈관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Q. 심근경색증에서 EPC에 주목한 이유가 궁금하다. 

내피전구세포(EPC)는 골수 등에서 유래되는 세포로 혈관의 항상성(homeostasis)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관이 손상됐을 때는 건강한 혈관에서 이동돼 오거나 골수로부터 신호를 받고 생산량이 높아져 손상된 혈관을 치료한다.

EPC는 스텐트 시술 후 혈전증 발생에도 연관돼 있다. 스텐트 시술 후 EPC 수가 많으면 혈관 내피 재상, 혈관 염증 감소, 손상된 혈관 부위로의 원활한 이동 등을 통해 혈전이 발생하지 않지만, EPC 수가 부족하게 되면 염증, 내피세포 기능부전 등으로 인해 혈전증 위험이 높아진다. EPC 수치는 스타틴, 에스트로겐, RAS억제제 등을 통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실로스타졸도 동물실험에서 EPC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Q. EPISODE 연구 결과는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연구에서는 실로스타졸 포함 TAPT 전략이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의 DAPT보다 30일 시점에 EPC 수에서 차이를 보였고, 혈소판 반응도 낮았다. 두 결과가 독립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실로스타졸의 다면발현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실로스타졸이 항혈소판제로 적용되고 있지만, 혈관 보호 측면에서도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실로스타졸이 출혈 위험은 높이지 않으면서 항혈소판효과를 크게 높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인 환자에서 TAPT 적용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 75세 이상의 고령, 다혈관질환 환자, 당뇨병, 티카그렐러나 프라수그렐을 쓰기 어려운 환자,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실로스타졸 기반 항혈소판요법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PISODE 연구
-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2020.

EPISODE는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군 대조 연구다. 환자들은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에 실로스타졸을 더한 TAPT군과 위약군을 더한 DAPT군으로 무작위 분류됐고, 연구팀은 30일 간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30일 시점 EPC량은 위약 대비 실로스타졸이 유의하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CD133+/KDR+ 216%, 95% Ci 44~388%, P=0.015 / △CD34+/KDR+ 183%, 95% CI 25~342%, P=0.024). 30일 시점 혈소판 반응도는 실로스타졸군 P2Y12 Reaction Unit 130±45 대 169±62로 유의한 차이가 났다(P=0.009). 추가적으로 EPC와 혈소판 반응도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EPISODE 연구가 죽상동맥경화성 사건에 대한 실로스타졸의 다면발현효과를 제시해주고 있다”며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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