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허혈성 뇌졸중 발생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항혈전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혈성 뇌졸중은 발생기전에 따라 큰동맥죽상경화증, 소혈관질환, 심장질환, 기타원인 및 원인불명의 경우로 분류할 수 있는데, 다양한 기전을 고려한 적합한 항혈전제 선택이 뇌졸중의 이차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기전에 따른 항혈전요법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뇌경색 발생 기전별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은 아직 제한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항혈전제는 크게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로 분류할 수 있다. 항응고제는 심장에서 기인한 뇌경색(심장탓뇌경색)의 경우에 색전증 예방을 위해 권고되며, 심장탓뇌경색을 제외한 뇌경색에서는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항혈소판제
뇌졸중의 이차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항혈소판제 중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은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티클로피딘, 실로스타졸, 트리플루잘, 아스피린/디피리다몰 6가지다. 항혈소판제는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있는 환자에서 혈관성사건의 상대위험도를 22% 정도 낮출 수 있었는데, 장기간 이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아스피린/디피리다몰, 클로피도그렐이 일차적으로 선택되는 항혈소판제다. 아시아에서 시행된 실로스타졸 임상연구에서는 소혈관질환이 발병 기전인 경우 실로스타졸이 아스피린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 외의 항혈소판제는 아스피린의 대체 약제로 뇌졸중의 이차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장기적인 이차예방 외에도 뇌졸중 발생 초기에는 재발이나 악화 위험이 높아 초기 이차예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여러 항혈소판제 중에서 뇌경색 발생 후 첫 24~48시간 이내에는 아스피린 160~300mg의 사용이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시행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인 CHANCE 연구와 POINT 연구는 급성 경증 뇌경색 혹은 고위험군 일과성뇌허혈발작 환자에서 증상 발생 12~24시간 이내에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시행할 경우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뇌경색 재발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후 최근의 진료지침에서는 24시간 이내에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을 3주간 사용하는 것이 3개월 동안 재발성 뇌경색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을 지속적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뇌경색 재발의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고, 오히려 출혈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어 장기간 이차예방을 위해서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항혈소판제 
국내의 다기관 뇌졸중 등록사업인 CRCS-K의 보고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 대한 항혈소판제 사용은 입원 시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퇴원 시에는 병용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국내에서 항혈소판제 장기간 사용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지만, 진료지침에 의한 항혈소판제 사용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허혈성 뇌졸중의 이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 사용은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이며, 특히 조기 이차예방을 위해 항혈소판 효과가 더 강한 티카그렐러 + 아스피린 병합요법에 대한 연구결과가 조만간 발표 될 예정이다. 또한, 뇌경색 재발의 고위험군인 큰동맥죽상경화증 환자의 장기적인 이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 실로스타졸 병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CSPS.COM 연구가 일본에서 시행돼 향후 이 결과에 대한 진료지침의 변화 혹은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NOAC
심장탓뇌경색은 여러가지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심방세동이 심장탓뇌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허혈성 뇌졸중의 20~30%의 원인이 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와파린이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및 전신성색전증 예방을 위해 유일하게 권고되는 경구용 항응고제였으나, 반감기가 길고, 항응고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음식이나 다른 약제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약효가 영향을 많이 받는 등 여러가지 제한점이 있었다.

최근 비타민 K 비의존경구항응고제(non-Vitamin K oral anticoagulant, NOAC)는 와파린에 비해 뇌졸중(특히 출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성 색전증의 위험이 더 감소했고, 사망률도 더 낮았다. 반면에 위장관출혈의 위험은 와파린에 비해 NOAC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따라서, 최근에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해 CHA₂DS₂-VASc(심부전, 고혈압, 나이 75세/6 5-74세, 당뇨병, 뇌졸중, 혈관질환, 여성) 점수가 1점 이상(여자는 2점 이상)인 경우는 뇌졸중 예방을 위해 NOAC을 1차 약물로 선호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는 NOAC은 다비가트란,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에독사반 4가지이며, 각각 약제의 선택은 신장기능, 임상상황, 복약 순응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환자별로 개별화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기존에는 신장기능이 중등도 이상 (eGFR ＜30mL/min) 감소한 신기능 장애에서는 NOAC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으나, 최근 연구결과는 신기능 장애가 있더라도 와파린보다 NOAC의 효과 및 안전성이 더 뛰어날 가능성이 제시하고 있어 NOAC의 사용범위가 확장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의 연구에 따르면 2015년 NOAC의 급여화 후 와파린 사용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NOAC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여전히 항응고치료를 적절히 받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국내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는 NOAC의 경우 표준용량이 아닌 저용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6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저용량 NOAC의 경우는 출혈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뇌졸중 또는 전신성색전증의 위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졸중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되면 이차예방을 위해 경구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권고된다. 뇌졸중 발생 후 경구항응고제의 사용 시점은 아직 연구 중이지만 일반적으로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일과성뇌허혈발작은 1일 후, 경증 (NIHSS ＜8)은 3일 후, 중등도 (NIHSS 8~16)는 6일 후, 중증 (NIHSS ＞16)은 12일 후로 사용 시작 시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NOAC은 주로 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연구됐기 때문에, 판막성 질환이 동반된 심방세동이나 기계심장판막에 의한 경우 등 일부 심장질환에서는 그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사용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와파린을 사용하도록 권고된다. 심방세동 외에도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심장질환에는 확장성 심근병증, 심장판막질환, 선천성 심질환 등이 있는데, 이들의 치료는 일반적인 심장질환의 진료지침을 따르는 것이 추천된다. 

원인불명의 뇌경색에서 이차예방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항혈전제는 여전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원인불명의 뇌경색은 주로 밝혀지지 않은 색전성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추정되었으나,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근거는 아직까지 부족하다. 최근 다비가트란(RESPECT-ESUS)과 리바록사반(NAVIGATE-ESUS)을 아스피린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의 결과가 발표됐는데, 리바록사반은 아스피린보다 출혈성 부작용은 많았고, 뇌졸중의 예방은 차이가 없었고, 다비가트란은 뇌졸중의 예방은 차이가 없고, 출혈성 부작용은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원인불명의 뇌경색에서 경구용 항응고제가 아스피린보다 더 추천돼야 할 근거는 부족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불명의 뇌경색은 숨어있는 색전성 원인(예, 심방세동) 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세하고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하며, 향후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결론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항혈전제의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서양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아시안, 특히 한국인을 개별적으로 고려할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제 사용은 근거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제 관련 임상연구가 더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면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한 항혈전제 선택에 대한 올바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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