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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관리, ‘국내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다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오병희 원장, “한국 사회구조에 초점맞춘 연구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
  • 임세형 기자
  • 승인 2020.08.13 16:11
  • 호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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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심뇌혈관질환 사망률 증가의 기반에는 사회고령화가 있다. 특히 심장질환의 최종 합병증으로 간주되는 심부전은 고령에서 호발하고,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발생 후 5년 내 사망률이 남녀 모두 5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임상적 부담도 크다. 장기 입원 및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게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심부전의 조기 진단·예방·치료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돼 왔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인급성심부전등록사업(KorAHF)가 시작됐다. 대한심장학회 기념사업부터 KorAHF까지 한국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등록사업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온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오병희 원장(심장내과)은 “사회 고령화와 함께 심장질환 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궁극적으로 심부전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인 급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등록사업 연구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KorAHF 연구에서 국내 심부전의 발생 및 악화원인 확인, 적절한 치료전략의 제시, 추적관찰 탈락환자 사망률 등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율과 예후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오 원장에게 국내 급성 심부전의 현황과 관리전략의 현재,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물었다.

Q. KorAHF 연구가 시작된 배경이 궁금하다. 

KorAHF 연구의 필요성은 심부전의 임상적 심각성에서 찾을 수 있다. 1차적으로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심부전 유병률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사회고령화다. 심부전이 고령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KorAHF 연구에서는 평균 발생 연령은 68.5세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증 심부전 치료기술이 발전해 심부전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다. 사망률이 감소하는만큼 유병률로 치환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병률 증가와 함께 임상적 중증도도 고려해야 한다. 중증 심부전 치료기술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심부전은 여전히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end stage)’에 해당하는 합병으로 간주될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질환 자체로만 평가하면 암보다도 예후가 좋지 않다. 국내 환자들을 장기간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발생 후 1년 내 사망률은 18.2%, 재입원율은 23.1%로 확인된다.

이에 KorAHF 연구를 통해 국내 심부전 환자의 원인, 진단, 치료, 예후의 특성,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확인해 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보건경제학적 부담을 경감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Q. KorAHF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한국인 급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등록사업 연구는 KorAHF 이전 대한심장학회 50주년 기념사업으로 2006년부터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등록사업은 디자인이 체계적이지 않았고, 추적관찰 과정에서 소실된 자료들도 많다.

이에 KorAHF 연구에서는 연구 프로토콜 구성에 힘을 쏟았다.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전수조사했고, 치료에 대해서는 치료수준이 높은 1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특히 추적관찰 탈락환자의 생존 여부는 통계청, 행정안전부, 건강보험의 자료를 통해 확인해 신뢰도가 높은 자료를 구축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5625명의 환자들을 등록했고, 이후 2019년까지 관찰했다.

Q. 서양과 다른 한국인 심부전 환자의 특징을 꼽는다면?

심부전이 고령 환자에서 호발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서양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확인되는 주요한 차이점은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사회가 급속하게 고령화됐기 때문에 완만한 고령화 그래프를 보이는 서양의 환자들보다 평균 발생 연령대가 낮다. 추가적으로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 비율도 한국은 10% 수준인데 비해 서양은 최고 20%까지 보고되고 있다.

또 한국인이 서양에 비해 비만 유병률도 낮고 혈압, 부정맥, 심방세동 유병률이 낮다는 점도 유병률 차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고령화되고 있고, 비만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어 점진적으로는 서양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Q. 국내 심부전 발생원인에서 중요하게 봐야야할 부분은 무엇인가?

심부전에서는 고혈압이 전통적인 주요 발생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KorAHF 연구에서는 고혈압으로 인한 심부전 발생률은 의외로 높지 않았고(4.0%), 동반율은 다른 질환보다 가장 높았지만 서양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고혈압으로 인한 심부전 발생률이 낮은 이유로는 국내 고혈압 관리율의 향상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고혈압 관리율이 40%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합병증인 심부전 위험도 낮아졌다고 본다.

이에 비해 허혈성 심질환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심부전 발생원인에서 허혈성 심질환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37.6%). 동반질환 발생률에서도 고혈압 다음으로 나타난다. 원내 사망률 원인만 봤을 때는 50% 이상이고, 급성 심부전 악화에는 관상동맥질환과 함께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Q. 국내 심부전 치료현황이 궁금하다. 

국내에서도 심부전 치료의 주요 전략은 임상 지침에 근거한 약물치료다. 주요하게 사용되는 약물로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 같은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제와 베타차단제(BB), 알도스테론길항제(AA) 등이 추천되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급적 3개 약제를 모두 사용할 것을 권한다. 1차 치료약물인 레닌-안지오텐신 차단제인 ACEI나 ARB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심부전의 예후를 호전시키는데 유사한 효과를 보이지만, ACEI 사용으로 인한 기침과 같은 부작용의 발생률이 높아 ARB를 대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치료현황에서 ARB 사용률이 높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게다가 RAS 차단제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ARNI(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억제제)로 전환을 해야 하는데 ARB는 바로 전환할 수 있지만, ACEI는 36시간의 공백(wash-out)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도 ACEI 사용에 부담으로 작용 된다. 혈압 관리라는 측면에서 J-curve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인 심부전 환자에서는 혈압이 100~150mmHg일 때 예후가 좋고 그 범위 외에서는 예후가 좋지 않았다. 단 적정 혈압 수치는 병원 측정수치가 기준이기 때문에 가정혈압, 활동혈압을 적용할 때는 수치 보정이 필요하다.

Q. 국내 심부전 치료의 과제를 꼽는다면?

임상현장에서 진료지침에 근거한 치료전략 시행률을 더 높여야 한다고 본다.  KorAHF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아직 이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시행률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KorAHF 자료를 분석했을 때 전반적인 치료 약물의 용량이 부족하고, 베타차단제의 사용률도 낮다. 여기에 더해 정책적으로 심율동치료 (CRT), 이식형제세동기(ICD) 등 의료기기 활용 치료전략에 대한 의료보험 급여 범위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Q.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꼽는다면?

치료전략에서 좌심실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에 대한 치료전략이 보완돼야 한다 고 본다. 환자가 많을 뿐 아니라 심방세동 동반, 여성환자 등 임상발현 양상 즉 페노타입(phenotype)에 따라 별도의 치료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좌심실박출량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전략의 경우 서양과 거의 동일하지만 우리나라 체형에 따라 용량을 줄여서 적용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봐야 한다. 또 시기적인 문제로 KorAHF에서 평가하지 못한 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억제제(ARNI)도 KorAHF 연구 이후 진행하고 있는 대한심부전학회 등록사업에서 평가되길 기대한다. 최근에는 초고령 입원환자의 예후를 관찰한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고, 비만도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차후 궁극적으로는 심부전을 심장 전문의 뿐만 아니라 동반질환 관리, 재활, 식이, 환자 교육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함께 관리하는 팀 단위 접근전략(team approach)이 필요하다고 본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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