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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정신건강질환 위험, 세밀해지는 맞춤전략으로 맞선다 

우울증·양극성장애 등 국내외 치료전략 업데이트

근거 + 전문가 의견 모은 '한국형' 치료전략도 축적

  • 임세형 기자
  • 승인 2020.09.29 13:17
  • 호수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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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 ‘Corona Blue’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회보건적 긴장감의 벽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그 그늘에서 정신건강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COVID-19 시대에 태어난 용어인 ‘코로나 블루(corona blue)’는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COVID-19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단어로, 코로나로 인한 2주 이상의 기분저하가 나타날 경우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코로나 블루가 공식적인 진단명은 아니지만, 우울증 진단항목에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경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블루가 실질적인 정신건강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우울증상 감소에 효과를 보인 인지행동치료 방식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코로나 블루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Corona Blue’ → Mental Health Disorder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감은 단순히 코로나 블루에 그치지 않고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실제 정신건강질환으로 이환되고 있다는 점이 최근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미국 벤더빌트대학 Autumn Kujawa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PsyArXiv Preprint. 2020)에서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 사건을 평가했다. PSQ(Pandemic Stress Questionnaire)를 시행한 450명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증상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고, 질환에 대한 추적관찰 평가율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팬데믹 관련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모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위험에도 영향

실제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CDC)가 8월 14일에 발표한 보고서(MMWR. 2020년 8월 14일)에서도 COVID-19로 인한 정신건강질환 질환 유병률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CDC는 “이미 지역사회가 COVID-19와 연관된 정신건강질환 위험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그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6월 말까지 성인 환자 54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9%가 유해한 정신건강 또는 행동학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가 있는 환자는 30.9%, COVID-19와 관련된 외상·스트레스 관련 장애(TSRD)를 호소한 환자는 26.3%로 나타났다. COVID-19로 인한 스트레스 또는 감정으로 인한 물질남용을 시작하거나 사용률이 늪은 비율도 13.3%였고, 30일 내 자살 충동을 보고한 이들도 10.7%나 됐다.

하위분석에 따르면 18~24세에서 정신건강이나 행동학적 증상이 1회 이상 나타났다고 보고한 비율은 74.9%, 25~44세는 51.9%로 높았다. 또 불안장애나 우울장애, COVID-19 관련 물질남용 시작·증가, 중증의 자살충동 위험은 18~24세에서 높았고 연령이 높아지면서 점차적으로 위험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살충동 위험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정신건강질환

COVID-19가 이전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와 유사하게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통합적으로 메타분석 한 결과(Lancet Psychiatry. 2020)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팬데믹은 정신건강질환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 COVID-19도 이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2020년까지 중국, 홍콩, 한국,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영국,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들 중 1963개 연구를 선정했고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3559건이 포함됐고, 환자들의 평균 연령범위는 12.2~68.0세였다. 질환 관련 연구 후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60일~12년이었다.

분석결과 SARS나 MERS로 병원에 입원한 비율은 27.9%였고, 우울감을 보고한 환자는 32.6%, 불안감이 나타난 환자는 35.7%, 기억 손상은 34.1%, 불면증은 41.9%였다. 이외 1개의 SARS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 유발성 조증 및 정신병증이 0.7% 보고되기도 했다. 팬데믹 후 분석에서도 우울감은 10.5%, 불면증은 12.1%, 불안감은 12.3%, 과민성은 12.8%, 기억 손상은 18.9%,, 피로는 19.3%로 나타났다. 1개 연구에서는 외상성 기억이 30.4%, 수면 장애가 100.0%로 보고됐다.

전체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비율이 32.2%, 우울증이 14.9%, 불안장애가 14.8%로 나타났고 COVID-19 환자 자료만 분석한 결과에서는 섬망이 65%, 불안 또는 동요(agitation)는 69%로 나타났다. 

COVID-19 치료 후에도

메타분석 결과를 뒷받침해주는 연구도 발표됐다. COVID-19 치료 후 생존한 환자의 정신건강질환을 평가한 연구(Brain, Behavior, and Immunity. 2020)에서는 55%의 환자들이 1가지 이상의 정신건강 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COVID-19 BioB Outpatient Clinic Study팀은 COVID-19 치료를 받고 생존한 환자 265명(평균 연령 58세)을 퇴원 후 1개월 이상 추적관찰했다. 인터뷰과 설문조사를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강박증후군 여부를 평가했다. 분석결과 PTSD는 28%, 우울증은 31%, 불안장애는 42%, 강박증후군은 20%, 불면증은 40% 환자에서 나타났다.

국내 정신건강질환 위험증가 중 

COVID-19로 인한 정신건강질환 위험 증가는 국내 정신건강질환 현황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업데이트하고 있는 ‘국가 정신건강현황 4차 예비조사 결과보고서’에서는 지속적으로 정신건강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2016년 61.7%에서 2017년 65.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60~69세를 제외하고 전 연령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19세 이상에서 우울장애 유병률은 2016년 6.6%에서 2017년 5.6%로 줄었지만, 실제 환자수는 늘어났다.

2017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일 간 지속되는 우울감을 보고한 이들은 31.8%,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의 기분변화를 보고한 이들은 31.0%로 기분장애에 관련된 답변을 한 이들이 30% 이상이었다. 또 수일간 지속되는 불안은 26.5%, 수일간 지속되는 불면은 27.7%였고, 특히 심각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39.9%로 가장 높았다.

2016 정신질환실태조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질환 실태조사 2016년’ 자료도 국내의 높은 정신건강질환 유병률을 보여주고 있다. 17개 정신건강질환 평생유병률(평생동안 한 가지 이상 정신질환에 1회이상 이환된 비율)을 평가한 결과 18세 이상에서 25.4%로 보고됐다(남성 28.8%, 여성 21.9%). 1년 유병률은 11.9%였다(남성 12.2%, 여성 11.5%).

평생유병률에서 질환별 유병률은 알코올 사용장애 12.2%, 불안장애 9.3%, 기분장애 5.3%(주요우울장애 5.0%), 니코틴 사용장애 6.0%,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0.5%, 약물 사용장애 0.2%였고, 1년 유병률은 불안장애가 5.7%, 알코올 사용장애가 3.5%,

니코틴 사용장애가 2.5%, 기분장애가 1.9%,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는 0.2%였다. 추가적으로 1개월 유병률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불안장애 4.9%, 알코올 사용장애 2.3%, 니코틴 사용장애 2.2%, 기분장애 1.2%,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0.1%, 약물사용장애 0%로 알코올·니코틴 사용장애를 제외했을 때 기분장애와 불안장애가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자살예방을 위한 우울증 관리 강조

주요우울장애의 경우 자살과 밀접한 연관이 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높여준다. 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우울증을 이환하고 있을 경우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평가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성인의 자살생각률은 27.0%로 우울증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4.2%)보다 22.8%p 높았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자살생각률을 세부 분석한 결과 남자 9.6%, 여자 31.4%이고, 연령대별로는 청년기 33.0%, 장년기 32.1%, 중년기 27.6%, 노년기 18.8%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자살생각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정부에서는 2017년 100대 국정과제에 자살예방대책을 포함, 20세부터 10년 주기로 국가건강검진에 우울증 검진을 포함했다.

연령·아형별 치료전략 제시

정신건강질환의 경우 발생 원인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미국정신과학회(APA)는 최근 업데이트한 우울장애 치료전략을 통해 우울장애 유형과 연령에 따른 관리전략을 제시했다. 소아 환자에서는 특정 치료전략을 1차로 권고하지 않은 반면 청소년 환자에서는 인지행동요법이나 플루옥세틴을 1차 전략으로 제시했다. 성인 환자에서는 정신요법이나 2세대 항우울제를 권고했다. 노인 환자에서는 2세대 항우울제와 정신요법의 병용을 고려하도록 했다.

치료저항성 양극성장애 관리전략

우을증과 함께 주요한 기분장애로 꼽히는 양극성장애 치료전략도 한 발 더 나아가 정리됐다. 양극성장애에서 주요한 주제 중 하나로 다뤄지는 저항성에 대해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CINP)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반응(response), 관해(remission), 회복(recovery)과 함께 저항성(resistance)에 대한 정의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급성 조증, 급성 양극성 우울증, 양극성장애 안정기에서 저항성이 나타났을 때 관리할 수 있는 치료 알고리듬도 정리했다.

’한국형’ 조현병 관리전략

국내 현황에 초점을 맞춘 ‘한국형’ 관리전략도 착실하게 축적되고 있다. 대한정신약물학회는 대한조현병학회와 함께 지난해 한국형 조현병 약물치료 지침서를 발표했다. 지침서에서는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항정신병약물 치료 알고리듬, 동반증상 치료 알고리듬, 항정신병약물 부작용 치료 알고리듬 3가지를 제시했다. 단독요법을 우선 사용하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약물교체 및 병용을 적용하도록 했다.

한편 대한정신약물학회는 대한우울·조울병학회와 함께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 한국형 양극성장애 약물치료 지침서를 각각 2017년, 2018년에 발표한 바 있다. 우울증·양극성장애 약물치료 지침서에서도 주요 근거와 함께 국내 임상 환경에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합의를 반영했다. 특히 양극성장애 지침서에서는 혼재성 양상에 대한 내용도 반영했다.

치매 관리전략, 진단부터

치매에 대한 관리전략도 최근 업데이트 됐다. 영국 국립보건입상연구원(NICE)은 치매의 평가·진단, 치료에 대한 임상현장 패스웨이(pathway)를 발표, 1차 의료기관에서부터 철저하게 치매 의심 환자를 평가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전략을 구사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1차 의료기관, 전문가 의료기관 2단계에 걸쳐 진단을 시행하고, 알츠하이머병, 루이체치매,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등 아형에 따라 적절하게 약물을 구사하도록 했다. 패스웨이에서는 큰 틀에서 경증~중등증 알츠하이머병에 아세틸콜린 에스테라아제(AChE) 억제제를, 중증 알츠하이머병에 메만틴을 고려하도록 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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