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억제제

최근에는 SGLT-2억제제 계열 내에서도 기전 상의 차이로 인해 약제 별 혈당조절 혜택이 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프라글리플로진이 그 주인공인데, 신장에서 SGLT1 대비 낮은 SGLT2의 선택성(SGLT2 selectivity)을 통해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의대 구보경 교수(보라매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최근 열린 국제당뇨병·대사질환학술대회(ICDM 2020)에서 ‘이프라글리플로진의 다양한 이점’을 주제로 강연, SGLT-2억제제 계열 내에서 이프라글리플로진의 동양인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결과에에 대해 설명했다.

심혈관 임상혜택

구 교수는 먼저 혈당강하제 약효의 진보를 소개했다. 현재 혈당강하제의 기술적 혁신을 견인하고 있는 계열은 SGLT-2억제제가 대표적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15년 EMPA-REG OUTCOME 연구를 시작으로 SGLT-2억제제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혜택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혈당강하제 치료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외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유병자 또는 심부전·신장질환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SGLT-2억제제가 우선 권고되고 있다. 구 교수는 이처럼 차별화되는 SGLT-2억제제의 계열특성이 고유의 기전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신장에서의 당과 염분 배출을 돕는 기전에 따라 혈당조절은 물론 혈압·체중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혈당조절 혜택

한편 구 교수는 SGLT-2억제제 내에서도 기전과 유효성 및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이프라글리플로진의 기전 차이를 들어, 이러한 차이가 혈당조절 유효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프라글리플로진은 SGLT1 대비 SGLT2에 대한 선택성(selectivity)이 254배 정도로 계열 내 다른 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계열 약제의 SGLT2 선택성은 엠파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이프라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 순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SGLT2에 대한 특이성이 낮으면 신장에서의 요당배출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SGLT2가 완전히 억제된 상태에서는 SGLT1을 통한 당의 재흡수가 증가된다”며 “SGLT1과 SGLT2억제의 조합을 통해 요당배출을 늘리고 혈당은 더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아시아인 혈당조절

실제로 이프라글리플로진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24주째 약 1.0%가량의 당화혈색소(A1C) 감소효과를 나타냈으며, 이러한 효과는 104주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됐다는 보고도 있다. 구 교수는 이 외에도 이프라글리플로진이 일련의 임상시험에서 다른 계열 약제(메트포르민, 티아졸리딘디온계, DPP-4억제제+메트포르민 등)와 병용 시에도 부작용 위험은 높지 않고 혈당조절 효과는 우수했다고 밝혔다.

혈압·체중

특히 이프라글리플로진은 혈당조절 외의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이라는 SGLT-2억제제의 계열특성을 잘 대변하고 있다. 구 교수가 인용한 연구에서 이프라글리플로진은 다른 계열 약제와 병용했을 때 수축기혈압을 유의하게 더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부지방 또는 내장지방을 줄여 체중을 낮춘다는 것도 이프라글리플로진의 이점으로 언급됐다. 이프라글리플로진이 지방산 산화를 증가시켜 체지방량, 특히 복부지방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NAFLD

구 교수는 이프라글리플로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지표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한 연구도 소개했다. 현재 NAFLD 개선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혈당강하제는 티아졸린딘디온계의 피오글리타존인데, 이프라글리플로진과 혜택을 비교한 연구도 있다.

NAFLD가 동반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두 약제를 비교한 결과, 24주시점에서 liver-to-spleen attenuation ratio(L/S ratio) 평균치가 이프라글리플로진군 0.22, 피오글리타존군은 0.21 증가해 차이가 없었다(P=0.90). 한편 체중과 복부지방은 피오글리타존 대비 이프라글리플로진군에서 유의한 감소효과가 확인됐다(P＜0.0001, P=0.0013).

이상지질혈증

구 교수는 또한 SGLT-2억제제와 관련해 LDL콜레스테롤이 상승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프라글리플로진 대상의 연구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중성지방은 감소하고 HDL콜레스테롤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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