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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전문가합의문
“HFrEF 치료에 ARNI 먼저 쓸수도”
최종 권고는 가이드라인 기다려봐야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1.04.16 17:51
  • 호수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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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학회(ACC)가 올해 초 심부전 전문가합의문 개정안을 발표함에 따라, HFrEF(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의 약물치료 판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HFrEF의 치료에 기존 항고혈압제에 더해 새로운 혈압조절 기전 약물과 혈당강하제가 포함되면서 약물치료 선택의 범위가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혈압조절 기전의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가 신규 HFrEF  환자의 첫치료에 권고되면서 약물치료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아직 ACC의 심부전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권고안은 더 기다려봐야 하지만, 자문위원회 격의 전문가합의문에서 이러한 권고가 제안됐다는 점에서 향후 최종 권고안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CC Expert Consensus

ACC는 올해 초 학회 공식 학술지 JACC에 ‘2021 Update to the 2017 ACC Expert Consensus Decision Pathway for Optimization of Heart Failure Treatment’ 제목의 전문가합의문을 게재해 심부전 약물치료의 변화를 예고했다. 2017년 발표했던 심부전 치료 최적화를 위한 전문가합의문 업데이트판으로 그 간의 연구성과를 검토해 가이드라인에 새롭게 반영하기 위한 전단계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ACC는 이와 관련해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ACC의 심부전 관련 최종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임상의들에게 중도 안내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문가합의문 업데이트판의 쓰임을 규정했다. 즉 아직 최종 권고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 때까지 임상진료에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HFrEF

이번 합의문은 HFrEF에 초점을 맞춰 치료전략을 업데이트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ACC  전문가자문위원회(Writing Committee)가 중점적으로 다룬 HFrEF는 “좌심실박출량(LVEF, 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이 40% 이하인 심부전”으로 정의할 수 있다. LVEF ≥ 50%는 HFpEF(박출량 보존 심부전), 40~49% 구간은 HFmrEF(경계형 박출률 심부전)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치료

이번 전문가합의문은 총 10개의 심부전 임상진료 관련 질문을 구성해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권고안을 구성했다. 10개의 중대 이슈는 △약물치료 시작(initiate)·추가(add)·전환(switch) △증량(titration) △환자의뢰 △협진 △순응도 △환자 코호트 △의료 접근성과 비용 △병태생리의 복잡성 △동반질환 △호스피스 등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며 주목을 받았던 이슈는 약물치료의 시작·추가·전환 섹션이었다. ACC의 설명에 따르면, 2017년 전문가합의문 이후 HFrEF의 새로운 치료전략이 등장함에 따라 치료선택이 강화됐다. 특히 △ARNI(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억제제) △SGLT-2억제제 △승모판막폐쇄부전증 경피적요법(percutaneous therapy for mitral regurgitation)의 등장에 따라 HFrEF 치료의 중대한 발전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합의문의 업데이트는 ARNI와 SGLT-2억제제 치료의 적용과 연구성과에 집중됐다.

Initiating Medical Therapy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대목은 역시 ‘약물치료의 시작’이었다. 이 부분에서 기존의 항고혈압제와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 ARNI 를 어떻게 써야 할 지에 대한 권고안이 본격 등장한다.

ACC 전문가위원회는 합의문에서 만성 HFrEF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ARNI,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베타차단제, 루프계 이뇨제, 알도스테론길항제, 하이드랄라진/이연질산 이소소르비드(HYD/ISDN), 이바브라딘 등을 언급했다. “루프계 이뇨제를 제외한 모든 약물들이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에서 심부전 환자의 증상개선, 입원감소, 생존연장에 효과를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약물치료의 시작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제로는 RAS억제 계열인 ARNI·ACEI·ARB와 함께 베타차단제를 앞세웠다. ACC 전문가위원회는 HFrEF 첫치료와 관련해 “ARNI·ACEI·ARB 또는 베타차단제 중 하나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특히 “일부의 경우 네 가지 약제치료를 동시에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RNI

심부전 치료에 있어 ARNI의 위상변화는 약물치료 알고리듬에서도 엿볼 수 있다. ACC 전문가위원회는 증상성 HFrEF의 C단계(심부전 증상 동반한 구조적 심장질환)에서의 약물치료 알고리듬을 제시했다.

한편 대한심부전학회(회장 최동주)는 지난달 오프라인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ACC의 전문가합의문 개정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림의대 최성훈 교수(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는 이 자리에서 약물요법을 중심으로 HFrEF 치료변화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 교수는 “알고리듬에서 주목할 점은 HFrEF 환자의 1차치료에 ARNI가 다른 RAS 억제제보다 선호되는 선택으로 언급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알고리듬을 따라가면, 맨 위의 1차치료제에는 ARNI·ACEI·ARB와 함께 베타차단제가 명시돼 있다. 그런데 세 약제의 계열명 밑에 위치한 부연설명 란에는 “ARNI가 선호된다(ARNI preferred)”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반면 ACEI·ARB와 관련해서는 “ARNI 투여가 불가한 환자에서 고려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는 HFrEF 환자의 첫치료에 ARNI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심부전 치료에서 ARNI의 영역확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HFrEF 환자에서 ARNI의 적용범위 확장을 지지하는 근거들이 등장했는데, 여기에는 ACEI 또는 ARB 치료경험이 없는 일부 환자에서 첫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CC 전문가위원회는 ARNI의 첫치료 사용과 관련해 “저혈압이나 심부전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등을 포함해 모든 HFrEF 환자에게 ARNI를 첫치료로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전방위적인 권고에는 아직 토론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내비쳤다.

PARADIGM-HF

이렇듯 ARNI가 HFrEF의 첫치료 약물로 언급될 수 있었던 근거는 PARADIGM-HF 연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연구는 ARNI 계열의 엔트레스토(발사르탄/사쿠비트릴)가 ACEI 에날라프릴과 비교해 심혈관 원인 사망과 심부전 입원율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 연구에 근거해 지난 2015년 엔트레스토를 HFrEF 치료제로 승인했다.

대한심부전학회

한편 대한심부전학회도 지난 2018년 발표된 만성 진료지침 업데이트판에서 ARNI의 사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학회는 진료지침에서 “HFrEF 환자에서 NYHA class II 또는 III의 증상이 있으며, ACEI와 ARB에 안정적일 경우 추가적 사망률 감소를 위한 ARNI의 교체가 권고된다”고 명시했다. 이는 역시 지난 2014년 발표된 PARADIGM-HF 연구에 근거한 것으로, 이 연구에서 ARNI는 ACEI와 ARB에 안정적인 HFrEF 환자에서 심혈관 원인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율을 20% 유의하게 낮췄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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