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EROR-Preserved

이번 연구에 따라 ESC가 올해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2021년 급성 및 만성 심부전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은 과거의 지침이 돼버렸다. 5년 만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체 HFpEF 환자의 일부 특정 표현형에서 개선효과가 보고됐을지라도, 현재까지 HFpEF 환자의 사망률 및 이환율을 확실하게 낮추는 치료제는 없다”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HFpEF 환자를 위한 치료옵션이 부족했던 가운데 엠파글리플로진은 향후 진료현장의 상당한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EMPEROR-Preserved 3상임상에는 한국을 포함한 23개국 622곳 의료기관에서 뉴욕심장학회(NYHA) 기능등급이 II-IV이고 박출률이 40% 이상인 만성 HFpEF 환자 5988명이 모집됐다. 당뇨병 환자는 약 절반을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일반적인 치료와 함께 엠파글리플로진 10mg 1일 1회 복용군(2997명)과 위약군(2991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일반적인 치료의 경우, 약 80%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치료를 받았고 베타차단제는 80% 이상이 복용했다. 1차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으로 정의했다.

심부전 입원 위험감소가 기여

26.2개월(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1차종료점 발생위험은 엠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보다 21% 의미 있게 낮았다(HR 0.79, P=0.0003). 1차종료점 발생률은 자디앙군 13.8%(415명), 위약군 17.1%(511명)였다. 특히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치료 후 18일째부터 나타난 점은 엠파글리플로진의 빠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1차종료점 혜택은 엠파글리플로진군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이 크게 감소하면서 나타났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이 엠파글리플로진군에서 위약군 대비 27% 유의하게 낮았던 것(HR 0.73, P＜0.001).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건수는 자디앙군 407건, 위약군 541건이었다.

이와 비교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위험은 통계적 유의성 없이 엠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보다 9% 낮은 경향만 관찰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은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HR 1.00, P=0.99).

엠파글리플로진의 치료효과는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박출률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엠파글리플로진군은 위약군 대비 1차종료점 발생위험이 △50% 미만군 29% △50% 이상 60% 미만군 20% 등 유의하게 낮았다. 박출률 60% 이상군에서는 위험을 13% 낮추는 경향성만 확인됐다.

이어 2차종료점으로 추정사구체여과율(eGFR) 평균변화를 확인한 결과, 무작위 분류 후 28개월 동안 엠파글리플로진군 3.3mL/min/1.73㎡, 위약군 5.7mL/min/1.73㎡ 감소했다. 두 군 간 연간변화 차이는 1.36mL/min/1.73㎡로, HFpEF 환자는 엠파글리플로진으로 신장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평가됐다. 안전성 측면에서 엠파글리플로진군은 단순 생식기 및 요로감염, 저혈압 등이 더 빈번하게 확인됐으나, 이전에 보고됐던 이상반응이었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Class Effects?

연구결과를 발표한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Stefan D. Anker 교수는 “1차종료점에 대한 자디앙의 치료혜택은 박출률, 성별, 당뇨병 등 모든 하위그룹 분석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는 HFpEF 환자에서 약물의 분명한 혜택을 보여준 최초 연구”라고 강조했다.

다만 엠파글리플로진의 HFpEF 치료효과가 SGLT-2억제제의 계열효과(class effect)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HFpEF 환자 대상의 다른 SGLT-2억제제의 연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관련 연구로 다파글리플로진의 DELIVER 3상임상이 진행 중이다. HFpEF 환자 약 6000명을 모집하며 2022년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MPEROR-Pooled

이어 학술대회에서는 EMPEROR-Preserved와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 대상의 EMPEROR-Reduced를 통합해 분석한 EMPEROR-Pooled 결과가 공개됐다. 두 연구가 유사하게 설계됐기에 전체 심부전 환자의 박출률에 따라 엠파글리플로진이 심부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 총 9718명의 심부전 환자가 포함됐다.

그 결과, 박출률 25% 미만인 심부전 환자부터 최대 64%인 환자까지 광범위한 심부전 환자에게서 엠파글리플로진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약 30% 크게 낮췄다. 단 박출률이 65% 이상인 환자군에서는 눈에 띄는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베일러의대 Milton Packer 교수는 “박출률이 60~65%보다 낮은 심부전 환자에게서 엠파글리플로진의 혜택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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