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병용 또는 복합제 처방이 늘고 있는 이유는?

첫번째 이유는 하나의 루트만을 공략하는 단독요법만으로 당뇨병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에서 메트포르민을 1차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지만,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메트포르민만 갖고는 혈당조절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힘들다.

당뇨병의 병태생리는 상당히 복잡하다. 제2형당뇨병은 인슐린분비능장애, 인슐린저항성,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 등 매우 다양한 발병루트를 거치기 때문에 광범위한 스펙트럼에서 다양한 특성이 발현된다. 때문에 혈당강하제 치료 역시 각각의 독특한 기전특성을 갖춘 약제들을 병용투여하는 것이 최선이다. 메트포르민(포도당 생성↓, 인슐린민감도↑), DPP-4억제제(인슐린분비↑, 글루카곤분비↓), SGLT-2억제제(신장 당 재흡수↓) 등 다방면의 병태생리를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전의 약제를 병용처방하는 전략이 대세일수밖에 없다.

Q. 선호되는 병용조합은?

메트포르민을 1차선택으로 가정했을 때 DPP-4억제제 또는 SGLT-2억제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눈도장을 받고 있다. SGLT-2억제제는 혈당조절 외에도 심혈관질환·심부전·신장질환 혜택의 임상결과가 매우 우수하다. 심혈관·심장질환이나 신장기능장애가 두드러지는 당뇨병 환자에게 메트포르민과 SGLT-2억제제의 조합이 권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혈관 안전성을 비롯해 부작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는 환자라면 메트포르민과 DPP-4억제제 조합의 유효성 및 안전성 근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다. 실제로 당뇨병 팩트시트에서 메트포르민에 인슐린분비능 개선기전이면서 저혈당증 등 부작용 위험은 낮은 DPP-4억제제를 더하는 병용조합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임상근거와 경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메트포르민에 DPP-4억제제 또는 SGLT-2억제제를 더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Q. DPP-4i+SGLT-2i 조합의 역할은?

메트포르민에 더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 중 하나는 DPP-4억제제 또는 SGLT-2억제제다. 때문에 메트포르민 치료로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두 계열 약제의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Fixed-Dose Combination, FDC)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메트포르민+DPP-4억제제+SGLT-2억제제로 대변되는 3제요법은 의학적으로도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 3제요법을 통해 인슐린저항성과 인슐린분비능 개선에서 포도당 재흡수 억제까지 다양한 발병루트를 종합적으로 커버할 수 있다. DPP-4억제제의 안전성과 SGLT-2억제제의 심혈관질환 혜택을 고려한다면, 두 조합의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의 처방이 최선이고 처방을 막을 이유가 없다.

Q. 두 계열 조합의 보험급여는?

우리나라에서는 의학적으로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는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 조합에 대한 보험급여가 막혀 있다는 것이 처방의 애로사항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형병원으로 갈수록 혈당조절을 위해 3제요법까지 적용해야 하는 고위험군 환자들의 수가 많아진다. 2018년 당뇨병 팩트시트에서도 3제 이상의 혈당강하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29%로 적지 않은 환자들이 다제요법의 대상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메트포르민에 DPP-4억제제+SGLT-2억제제 조합을 더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두 계열 약제의 병용처방에 대한 보험급여가 인정되기를 바란다.

Q 삭사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의 복합제 ‘큐턴’이 국내 출시됐는데?

두 약제 조합의 경우 안전성과 심혈관질환 혜택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DPP-4억제제 삭사글립틴은 혈당 의존적으로(glucose dependent) 인슐린분비능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삭사글립틴은 우수한 약제임에도 심부전 관련 이슈에 억울한 불명예가 있었지만, 저혈당증이나 체중증가 등 부작용 위험이 낮아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는 약제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심혈관질환·심부전·신장질환 혜택을 검증받은 SGLT-2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을 더한다면 삭사글립틴의 기전특성을 더 보완해줄 수 있다. 저혈당증·체중증가 등의 부작용 위험을 낮춰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심혈관질환에서 심부전·신장질환 위험까지 한 번에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조합이다. 특히 FDC 제제의 경우, 여러 개의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부담을 줄여 순응도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자와 의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Q. 1차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두 약제를 하나로 혼합한 FDC 요법을 1차치료에 쓰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의료·경제학적 측면에서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의 메트포르민이 비용효과적이기 때문에, 메트포르민 치료를 견디기 힘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당뇨병 진료 시에는 위장관계 부작용 등으로 인해 메트포르민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 두 약물의 복합제를 1차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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