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DPP-4억제제 1호

제미글립틴은 LG화학이 2003년 개발에 돌입해 9년의 산고 끝에 지난 2012년 허가·출시한 경구혈당강하제로 국산신약 19호에 해당한다. 2012년 DPP-4억제제 계열 중에서는 유일한 국산신약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출시 당시만 해도 우후죽순(雨後竹筍)의 모습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DPP-4억제제 계열시장에서 국산신약의 기치를 내건 제미글립틴이 독자적 처방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제미글립틴은 최근 들어 연매출 1000억원 규모를 돌파, 연일 처방기록을 갈아치우며 국산신약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유비스트의 원외처방실적자료에 따르면, 제미글립틴 제품군(제미글로, 제미메트, 제미로우)은 2020년 누적매출 1163억원을 기록하며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국산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최근에 해당하는 2021년의 유비스트 자료기준 DPP-4억제제 누적매출(2021.1~2021.10) 기록을 보면, 제미글립틴 처방의 성장세를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 지난해 1월에서 10월까지의 누적매출 기록에서 제미글립틴 제품군의 시장점유율은 20.63%로 선두그룹을 형성해 왔던 트라젠타군(20.59%)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1위 도약의 원년

이에 근거해 LG화학 측은 올해를 원년으로 △임상근거 확충 △용법(단독·병용)의 다변화 △대웅제약과의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제미글립틴 제품군의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풍부한 임상근거

제미글립틴이 임상의들로부터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한 이유 중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탄탄한 임상근거가 톡톡히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제미글립틴은 효과적인 혈당조절에서 시작해 혈당변동성 개선은 물론 중등도 혹은 중증 신장애를 동반한 제2형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효과적인 혈당조절 및 안전성 또한 입증했다.

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

먼저 혈당조절 측면을 보면, INICOM 연구에서 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 서방정 조기 병용요법의 효과가 입증됐다(Diabetes Obes Metab. 2017). ALTERNATIVE 3상임상에서는 메트포르민 병용 시 빌다글립틴 대비 제미글립틴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Diabetes Obes Metab. 2017, Data on file. LG Chem.)

메트포르민과 글리메피리드로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제미글립틴 추가 시 효능을 검증한 TROICA 연구에서는 제미글립틴 3제요법군의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를 확인했다(Diabetes Obes Metab. 2017). 더불어 설폰요소제 또는 타 DPP-4억제제, SGLT-2억제제 대비 우수한 혈당변동성 개선을 입증한 STABLE I/II 연구도 제미글립틴의 대표적인 임상으로 자리하고 있다(Diabetes Obes Metab. 2017, Diabetes Obes Metab. 2020).

제미글립틴+SGLT-2억제제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열린 국제당뇨병연맹회의(IDF Congress)에서 메트포르민과 SGLT-2억제제에 제미글립틴을 추가한 3제요법의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에 대한 임상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에서 메트포르민+다파글리플로진+제미글립틴의 3제병용군과 위약군(메트포르민+다파글리플로진+위약)을 비교한 결과, 24주째 기저치 대비 유의한 당화혈색소 변화(3제병용군 -0.86% vs 위약군 -0.20%)가 관찰됐다.

LG화학 측은 제미글립틴에 다파글리플로진 성분을 혼합한 신규 당뇨병 치료 복합제의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2023년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미글립틴+스타틴

한편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필요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제미글립틴과 로수바스타틴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복합제 제미로우의 임상근거도 확보했다.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의 동반이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혈당강하와 지질치료 복합제가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판단이다.

복용불편 해소·파트너십 강화

LG화학 측은 제미글립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동계열 또는 타계열 혈당강하제와의 비교연구를 통한 경쟁우위 확보에 주력해왔으며, 2016년부터는 대웅제약과 공동판매에 나서며 영업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약제의 제형 크기 축소, 용량 다변화 및 신장장애 환자 용량조절 불필요 입증 등 제미글립틴 제품군에 대한 복용환자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데 집중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판매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사는 2030년까지 제미글립틴, 제미메트 서방정에 대한 공동판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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