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대상 환자

이 연구에서는 부천성모병원에서 2008~2018년 IPF로 진단받은 환자 자료를 회귀분석했다. 분석을 위해 환자의 연령, 성별, 흡연 상태, 체질량지수(BMI) 등 특징을 평가했고, 병력, 진단, 폐기능, 영상의학적 패턴, 바이오마커 등 임상적 특징도 확인했다.

총 295명의 IPF 환자가 포함됐고, 피르페니돈 치료군은 100명, 항섬유화제제 비치료군은 195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피르페니돈군 68.87±8.48세, 비치료군 70.81±10.68세였고, 남성 비율은 각각 81.0%, 61.5, 현재 흡연 또는 흡연력이 있는 비율은 75.0%, 57.4%로 피르페니돈 치료군에서 높았다. BMI는 피르페니돈 치료군에서 23.53±3.35kg/㎡, 비치료군에서 23.71±3.49kg/㎡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피르페니돈은 1일 200mg을 3회 투여하고(TID) 이후 점진적으로 투여량을 늘렸다. 2~4주 간격으로 200~600mg씩 증량해 1일 1800mg까지 처방했다.

투여 용량별로 구분했을 때는 피르페니돈 1일 600mg 투여군은 24명(24.0%), 1200mg 투여군은 50명(50.0%), 1800mg 투여받은 환자는 26명(26.0%)였다. 용량별 평균 연령은 각각 70.12±8.90세, 70.52±8.10세, 65.00±7.91세였고, BMI는 1800mg군에서 낮았다.

생존기간

평균 생존기간은 피르페니돈 치료군 73.26±7.87개월, 비치료군 57.03±3.90개월로 치료군에서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르페니돈 용량에 따른 생존기간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1800mg군 73.26±10.12개월, 600mg 또는 1200mg군 72.96±9.75개월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603).

피르페니돈 치료와 사망률 간 연관성을 분석했을 때도 용량에 무관하게 피르페니돈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낮았고(HR 0.691, 95% CI 0.484-0.986, p=0.042), 연령, 성별, BMI, GAP 점수를 보정해 분석했을 때도 피르페니돈 치료군에서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HR 0.563, 95% CI 0.374-0.845, p=0.006).

추가적으로 피르페니돈 1일 600mg 또는 1200mg군과 1800mg의 사망률 차이를 비교했을 때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고(HR=0.865, 95% CI 0.421-1.779, p=0.694), 관련 인자들을 보정했을 때도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HR=1.050, 95% CI 0.472-2.338, p=0.905).

폐기능

폐기능 평가에서는 노력성폐활량(FVC, %), 1초강제호기량(FEV1, %), 일산화탄소확산능(DLco, %)의 감소가 피르페니돈 복용군에서 복용하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의미있게 적었다(P=0.000, P=0.001, P=0.007). 또한 1200mg 이하 저용량군과 1800mg 표준용량군을 비교했을 때 폐기능 감소에 대한 효과는 차이가 없었다.

“피르페니돈, 가능한 빠른 시점부터 투여 필요” 연구 주요 저자인 가톨릭의대 김용현 교수(부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피르페니돈은 IPF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이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표준용량보다 감량해야 하는 경우가 흔한데 저용량 투여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피르페니돈은 3상임상인 CAPITAL, ASCEND 연구에서 백인을 대상으로 1일 2403mg 용량을 적용 했지만, 국내에서는 일본의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1일 1800mg 용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피르페니돈 1일 1800mg 용량을 적용했을 때 50%, 많게는 3분의 2의 환자가 부작용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해사건은 식욕감퇴, 오심, 소화불량 등 위장관질환으로, 이로 인해 대부분 투여 용량을 줄이게 된다. 이에 김 교수는 “연구에서는 1일 1800mg, 1200mg, 600mg 투여받은 환자들을 비교했고, 그 결과 표준용량인 1800mg보다 낮은 용량을 투여했을 때도 생존기간 및 폐기능에 대한 효과는 유사했다. 이는 표준용량보다 낮은 용량의 피르페니돈 치료의 효과를 평가한 또다른 국내 연구들(세브란스병원 연구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과 동일한 맥락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생존기간을 평가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피르페니돈 치료군은 항섬유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길었고, 특히 피르페니돈 용량에 무관하게 생존기간 연장효과를 보였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용량에 무관하게 피르페니돈 치료는 생존기간을 연장시켰고, 폐기능에서도 용량에 따른 차이는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하며, “표준용량보다 낮은 용량의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고, 피르페니돈 치료의 장기간 혜택을 확인한 근거들이 다수 발표된 바 있다. 또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피르페니돈 처방기준이 완화되는 경향도 보이고 있기 때문에 IPF 환자에게 가능한 빠른 시점에 피르페니돈 치료를 고려해야 하며 부작용을 경험하더라도 약을 중단하지말고 저용량이라도 투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리얼월드 연구인만큼 임상시험보다 더 폭넓은 범위의 환자들이 포함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피르페니돈 관련 임상시험에서는 FVC 50mL 미만, DLCO 30~40mL미만인 환자군은 배제됐지만, 이번 연구에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한 중증도의 환자들이 포함됐다”고 부연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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