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증만 주요 심질환 아니다

학회는 심부전이 보건사회적 위험이 높은 최종 단계의 심장합병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학회는 심부전이 사회적으로 비교적 인식도가 높은 급성 심근경색증과 비교했을 때도 비견할만큼 높은 입원율, 원내 사망률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2013~2018년 심부전과 급성 심근경색증 역학을 분석한 자료(Am Heart J. 2022)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증 입원율은 점진적으로 감소되고 있고, 원내 사망률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부전은 급성 심근경색증보다 더 높은 입원율을 보였다. 원내 사망률은 급성 심근경색증보다 낮았지만, 감소폭은 급성 심근경색증보다 완만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증가하는 입원율, 높은 사망률

대한심부전학회의 Korea Heart Failure Fact Sheet 2020에서는 국내 심부전 유병률 및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18년 2.24%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시점 심부전 환자수는 115만 9776명이었고, 여성 환자는 60만 244명(2.31%), 남성 환자는 55만 9532명(2.16%)이었다. 10만명 당 심부전 발생률도 남성 59%, 여성 6% 증가했다. 단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각각 19%, 32%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단 국내 심부전 환자 사망률(10만명 당)은 보통사망률과 연령표준화 사망률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통사망률은 남성에서 320%, 여성에서 355% 증가했고,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각각 131%,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환자 사망률도 모두 증가했다. 보통사망률은 남성에서 284%, 여성에서 314% 증가했고,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각각 120%, 122% 증가했다.

국내등록사업연구

추가적으로 국내에서 진행된 등록사업연구에서는 퇴원 후 사망률도 높게 나타났다. Hallym HF 연구(1987~1997년)에서 퇴원 후 생존율은 94.2%, 6개월 생존율은 87.4%, 1년 생존율은 82%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진행된 KorHF, KorAHF 등록사업 연구에서도 퇴원 후 사망률은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orean 다기관 HF 연구(1998~2003)에서는 퇴원 후 6개월 시점 생존율은 90.5%, 1년 시점 80.1%, 2년 시점 76.4%로 나타났고, KorHF 등록사업 연구에서는 퇴원 시 93.6%, 1년 시점 85%, 2년 시점 79%였고, KorAHF 등록사업연구에서는 퇴원 시점 94.9%, 6개월 시점 90.8%였다. 이에 비해 급성 심근경색증 원내 사망률은 시간이 갈수록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1년 시점 주요유해심장사건(MACE) 발생률도 2012년 이후 15%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학회는 심부전 유병률은 사회고령화와 함께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심부전 입원 및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망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심부전 인지율은 낮고, 보건정책에서도 우선순위가 낮다고 지적했다.

심부전 인지도 설문조사

대한심부전학회는 국내 심부전 인지도를 평가한 2차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1차 설문조사는 2018년 11월에 진행했고, 2차 설문조사는 2022년 8월이 진행했다. 전국 30세 이상 남녀 3447만 2068명을 대상으로 했고 1003명을 표본으로 추출했다.

우선 심혈관질환 증상에 대한 인지도 평가결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70.9%로 1차 설문조사 65.9%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 기타 심장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14.1%에서 7.4%로 낮아졌다. 또 ‘안면마비, 물체가 둘로 보임, 갑작스런 한쪽 팔 마비 증상’ 관련 질환에 뇌졸중이라고 답한 비율은 65.3%에서 67.4%로 증가해 뇌졸중 증상 인지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심부전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간의 활동에도 쉽게 숨이 차고 피곤하고 발목이 붓는 증상’이 심부전에 해당한다고 답한 비율은 57.8%로 1차 설문조사의 62.2%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허혈성심질환 70.9%, 뇌졸중 67.4%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심부전이라는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80.1%에서 84.0%로 높아졌지만, ‘심장이 충분히 펌프질을 하지 못해 신체로 충분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라는 정의로 심부전을 제대로 알고 있는 비율은 소폭 증가했지만 51.6%에 불과했다. 게다가 심부전 정의를 안내하기 전 심부전이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비율은 62.0%에서 48.7%로 감소했고, 약간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한 비율은 27.3%에서 40.1%로 높아졌다. 인지도 조사결과를 발표한 대한심부전학회 김성해 홍보이사(건국의대 심장내과)는 “그간 심부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등으로 인해 교육이 어려워지는 등 인지도가 감소된 결과가 나타났다. 향후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심부전의 중증도 분류

대한심부전학회는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심부전의 중증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현재 응급의료기관에서는 평가항목 중 일부에서 중증상병코드를 중증 응급환자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증외상, 중증감염군, 쇼크진단군을 포함해 총 28개 진단군이 유지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심부전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폐부종을 동반한 심부전의 경우 예외적으로 상병이 있지만, 전반적인 심부전에는 상병코드가 없다.

또 전문질료질병군인 카테고리 A에 심부전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관상동맥조영술도 전문진료질병군에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허혈성 심근병증(RCMP), 확장성 심근병증(DCMP), 비대성 심근병증(HCMP) 등 난치성 분류라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심부전학회 안효석 정책간사(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는 “심부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응급환자로도 선별되지 않아 원활한 입원치료도 힘들고, 상급병원 지정을 위한 기준에도 포함되지 않아 의료기관에서 심부전의 질적 관리를 위한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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