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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왜 55mg/dL 미만 외면할 수 없었나?한국인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지속적인 상승세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2.11.16 12:10
  • 호수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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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심장학·내분비학계는 갈수록 강화되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 왔고, 또 현재의 입장은 무엇일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경우 2018년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서는 당시 우후죽순처럼 발표됐던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과 혜택에 관한 연구들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70mg/dL 미만조절의 권고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2022년 새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통해 서양의 55mg/dL 미만조절 권고안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IMPROVE-IT, FOURIER, ODYSSEY 등 서양의 대규모 랜드마크 연구와 한국인 대상의 일부 연구들을 충분히 검토한 결과였다.

2018 지침 → LDL-C < 70mg/dL

대한민국의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의 변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을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18년 공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 학계의 뜨거운 이슈인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와 관련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이라면 70mg/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보다 1년 후인 2019년이지만, 유럽 심장학계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권고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18년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 “기존에 심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는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70mg/dL 미만 혹은(or)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권고했다. 초고위험군에서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50% 이상 감소’를 선택사항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다.

한국인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하지만 학계는 서구와의 LDL-C 목표치의 차이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한국인에게는 위협적일 수도 있는 관찰결과 하나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인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이었다. 과거 서구보다 낮은 유병률을 보였던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지질혈증 가운데서는 높은 LDL콜레스테롤, 즉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치료지침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목표는 LDL콜레스테롤 조절로 제시돼 있다. 궁극적으로는 심혈관질환을 정조준하고 있는데,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통해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 이환 또는 사망위험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패턴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LDL콜레스테롤의 중요성이 거듭 부각되고 있다. 과거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은 고중성지방혈증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상지질혈증과 전쟁이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과의 싸움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는 지금까지 2015·2018·2020년판이 발간됐는데, 이를 통해 2013(30세 이상 성인인구)·2016(30세 이상 성인인구)·2018년(20세 이상 성인인구)의 유병패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학계로부터 주목받은 대목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LDL-C≥160mg/dL) 유병률의 변화다.

먼저 2015년판 팩트시트에서 2013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15.5%·18.6%·28.4%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높은 LDL콜레스테롤 병태에 비해 중성지방이 높고 HDL콜레스테롤은 낮아 서양인과 비교되는 아시아 지역·인종의 전형적인 유병패턴이 그대로 관찰된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 유병특성은 2018년 보고서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2016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은 17.6%로 변동이 일어났다. 한국인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20년 보고서에서 다시 한 번 상승곡선을 그린다.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20’에서 2018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19.2%에 달했다. 20세 이상 성인인구를 포함한 결과라 해도 전체 성인인구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2022 지침 → 55mg/dL

결국 우리나라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낮춰야 한다는 세계적 흐름을 인정하고, 새로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하기에 이른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올해 들어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개정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기존 70mg/dL 미만에서 55mg/dL 미만으로 낮출 것이라고 천명했다.

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2018년 이후 약 4년 만에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의 요약본을 지난 9월 16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11차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했다. 학회는 진료지침 5판 최종발표에 앞서 지난 4월 열린 ‘대한심장학회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 ACC Asia 2022’에서 개정 내용을 선공개한 바 있다.

진료지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코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였다. 전 세계적으로 심장학계와 내분비학계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2017년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을 신설,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더해 2019년 ESC·EAS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최소 50% 이상 낮추면서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우리나라의 새  진료지침도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낮춘 것이 주요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55mg/dL 미만, 비H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85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4판에서는 70mg/dL 미만과 100mg/dL 미만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목표치가 하향조정된 것이 명백하다. 아울러 진료지침에서는 55mg/dL 미만 목표치와 함께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주문했다.

당뇨병과 목표치

이어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도를 세분화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다르게 권고한 것도 특징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위험도에 따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으로 낮추도록 주문하면서,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이거나 추가적 위험인자를 1개 이상 동반한 경우 70mg/dL 미만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편 알부민뇨, 신병증, 망막병증 및 신경병증 등 표적장기손상이나 3개 이상의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주문하며 적극적 관리에 무게를 실었다.

또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경동맥질환 △복부대동맥류 등은 고위험군으로 정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 비HDL-콜레스테롤은 100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뇌졸중의 일부 고위험군은 선택적으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더 낮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만성콩팥병 1~3단계는 고위험군으로 간주하고 LDL콜레스테롤 강하를 기본 치료목표로 제안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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