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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은 혁신 중The Lower, The Stronger, The More
약물치료 단독 vs 병용 놓고도 열띤 논의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2.11.16 12:14
  • 호수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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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LDL콜레스테롤(LDL-C) 목표치의 하향조정 국면이 큰 힘을 받고 있다.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의 학회도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LDL콜레스테롤 55mg/dL 미만조절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이 ‘The Lower(낮은 목표치)’ 쪽으로 방향타를 잡으면서, 약물치료는 ‘The Stronger(고강도 스타틴)’ 전략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더불어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고용량·고강도 치료에 수반되는 안전성 문제를 경감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The More(병용요법)’ 전략에도 임상의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치 하향조정 국면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를 최대한 하향조정하는 쪽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LDL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춰야 심혈관질환 예방에 성공할 수 있다는 ‘LDL Hypothesis’와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이 심장학·내분비학계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심혈관질환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군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기에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美 내분비학계 번지점프 타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서구에서 먼저 기류가 형성됐다. 미국에서는 임상내분비학회(AACE)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강화 움직임을 적극 선도했다. AACE는 지난 2017년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에게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한 반면, 새롭게 지정한 극위험군(extreme risk)에게는 더 강력한 목표치를 요구한 바 있다. 스타틴 치료에도 심혈관질환이 재발하는 극위험군을 신설하고, 55mg/dL 미만까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라고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ASCVD 극위험군 환자에서 고용량 스타틴 집중치료나 스타틴 + 에제티미브 또는 PCSK9억제제 병용을 통해 LDL콜레스테롤 55mg/dL 미만 목표치에 도달해야 한다”는 언급이다. 낮아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약물치료 전략으로 고강도 스타틴 단독과 함께 스타틴 + 비스타틴계의 병용까지 주문한 것이다.

유럽 심장학계의 화룡점정

이후 유럽의 심장학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류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유럽심장학회(ESC)와 동맥경화학회(EAS)는 지난 2019년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발표, 초유의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ESC·EAS는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자에 해당하는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의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의 50% 이상, 그리고(and) 55mg/dL 미만까지 조절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2016년 유럽 개정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조절을 권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개혁과도 같은 변화였다.

정면돌파 택한 대한민국

새 패러다임의 수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던 우리나라의 심장학·내분비학계도 정공법을 내세우며 정면돌파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18년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와 관련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이라면 70mg/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학회 측은 과거 지침에서 “기존에 심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는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70mg/dL 미만 혹은(or)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질·동맥경화학회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더 낮춰야 한다는 세계적 흐름을 인정하고 , 새로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하기에 이른다. 학회는 2022년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을 공개하며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 지침에서는 55mg/dL 미만 목표치와 함께(and)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주문했다.

임상의들이 풀어야 할 숙제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은 이제 LDL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더 낮게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임상적용을 위해 내달리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시에 진료현장의 임상의들에게 숙제가 하나 부여됐다.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진료현장에 반영하는 것은 전적으로 임상의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의 하향조정, 그것도 큰 폭으로 낮춘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파장을 야기한다. LDL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낮추기 위해서는 더 높은 강도의 또는 더 많은 수의 약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목표치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약물치료의 변화와 직결된다. 결국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LDL콜레스테롤 55mg/dL 미만의 낮아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약물치료 전략을 구사해야 할 지에 대한 숙제를 임상의들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55mg/dL 미만 권고의 근거는?

이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LDL콜레스테롤 55mg/dL 미만조절 권고의 근거를 살펴봐야 한다. 학계에서는 새 패러다임의 근거로 IMPROVE-IT·FOURIER·ODYSSEY 등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의 병용요법을 검증한 대규모 랜드마크 임상연구(RCT)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ACE는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55mg/dL 미만조절 권고가 IMPROVE-IT 연구에서 기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IMPROVE-IT 연구는 콜레스테롤합성억제제 스타틴에 더해지는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비스타틴계)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다. 연구에서 스타틴 + 에제티미브의 병용으로 LDL콜레스테롤을 53mg/dL까지 낮추면서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6.4% 유의하게 줄일 수 있었다(hazard ratio 0.936, P=0.016).

AACE는 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검증한 IMPROVE-IT 연구에서 LDL콜레스테롤을 50mg/dL 선까지 낮춘 결과, 초고위험군이나 극위험군에 대한 초집중 지질치료의 임상혜택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최저 목표치 권고의 배경을 언급했다.

PCSK9억제제 에볼로쿠맙의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FOURIER 연구도 중요한 근거다. 스타틴과 에볼로쿠맙을 병용치료한 결과, LDL콜레스테롤을 평균 30mg/dL 미만으로 낮출 수 있었고 심혈관사건 위험까지 유의하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또한 초고위험군 또는 극위험군에서 초집중 지질치료의 임상혜택을 지지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PCSK9억제제 알리로쿠맙을 시험한 ODYSSEY OUTCOMES 연구에서도 LDL콜레스테롤을 40mg/dL 미만까지 조절해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15%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

단독 vs 병용

IMPROVE-IT·FOURIER·ODYSSEY 등은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을 입증한 사례로,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조절하기 위해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을 적용할 것이냐 아니면 중강도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를 병용할 것이냐에 대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고강도 스타틴 집중요법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조절에 고강도 스타틴 집중요법을 1차선택으로 권고하고 있다. 스타틴은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가 나오기 전까지 이상지질혈증과의 전쟁에서 악전고투하면서도 우수한 전적(임상근거)을 기록해 왔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또는 고용량 스타틴 집중요법의 혜택을 검증한 근거가 풍부하다.

공격적인 스타틴 집중요법, 즉 “(스타틴을 통해) LDL콜레스테롤을 더 낮출수록 심혈관 임상혜택은 높아진다”는 주장은 많은 임상근거에 기반한다. 관련 연구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들을 한 데 모아 관찰한 메타분석도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네덜란드 아카데미의료원의 John Kastelein 교수팀은 스타틴 치료와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임상연구들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 4S, LIPID, SPARCL, TNT, IDEAL, JUPITER 등의 대규모 임상연구들을 모아 스타틴의 지질조절 강도와 심혈관질환 위험감소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분석결과 LDL콜레스테롤 50mg/dL 미만, 50~75mg/dL, 75~100mg/dL로 치료가 이뤄진 환자그룹의 주요심혈관사건 위험이 175mg/dL 이상 그룹과 비교해 각각 56%, 49%, 44%씩 유의하게 낮았다. LDL콜레스테롤 75~100mg/dL 그룹과 비교해서도 50mg/dL 미만 조절그룹의 심혈관사건 위험은 19%까지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다(JACC. 2014).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통해 심혈관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도 다양하다. 아토르바스타틴을 대상으로 한 PROVE-IT, TNT 등을 비롯해 국내에서 이뤄진 AT-GOAL, AMADEUS 연구 등을 통해 LDL콜레스테롤 조절효과와 이를 통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이 입증돼 있다.

스타틴 + 비스타틴계 병용 

다만 당뇨병 위험 등 용량에 비례하는 부작용 사례는 스타틴 처방 시 주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이러한 경우에 중강도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를 더하는 병용전략으로 고강도 스타틴 집중요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스타틴으로도 성공적인 지질치료가 힘들거나 스타틴 치료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하거나 힘을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다. △스타틴의 용량을 높이든지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하는 병용요법을 택하든지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새 패러다임은 비스타틴계 약물을 추가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타틴 용량을 늘릴 경우에는 ‘rules of 6’의 법칙을 고려해야 한다. 스타틴 표준용량에 2배씩 용량을 증가시키는 경우, 각각의 증량단계에서 6% 정도의 추가이득밖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 LDL콜레스테롤조절제를 더할 경우, 추가적으로 20%대의 강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ACE도 가이드라인에서 병용치료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물론 가이드라인에서는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한 1차치료제로 스타틴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틴 불내약성 또는 치료실패의 경우 적용하는 2차치료에서는 다른 변화가 관찰된다.

즉 스타틴 단독치료로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을 경우, 스타틴 단독을 유지한 상태에서 더블도즈로 증량하는 것보다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와 병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타틴 단독으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스타틴 증량보다는) 스타틴에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PCSK9억제제 등의 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AACE는 또 “스타틴(단독요법)이 콜레스테롤 저하를 위한 1차선택”이라면서도 “공격적인 스타틴 단독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 1·2차예방과 관련해 잔여 위험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고 밝혔다. “스타틴 불내약성 또는 치료실패 등이 일부 환자에서 스타틴 집중요법을 적용하는데 제한으로 작용한다”고 부연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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