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COPD 정의가 업데이트 됐다. 이에 대한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번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 가이드라인에서 업데이트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정의는 COPD의 질환적 범위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의 정의에 포함된 특징으로 분진 또는 가스 노출을 꼽았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위험인자로는 흡연, 유독가스를 제시했지만 정의에서는 배제했다. 이외 기관지염, 폐기종 등 기도의 구조적 비정상성, 기류제한(airflow obstruction)에 관련된 내용은 그대로 유지했다. 즉 흡연으로 대표되던 COPD의 정의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정의에 따른 선별검사, 진단, 기존 치료전략의 효과 등 전반적인 연구는 필요하다.

Q. COPD 악화에 대한 정의도 업데이트 됐다.

악화에 대한 정의는 최근 Rome 회의에서 논의된 COPD 악화의 정의와 중증도 분류에 대한 내용을 수용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의 악화(ECOPD)를 호흡곤란과 기침, 객담 증가가 14일 이내에 확인된 경우로 정의했고, 빈호흡 또는 심계항진과 동반될 수 있고, 감염, 공기오염, 기타 기도로의 유입을 통한 국소 및 전신성 염증의 증가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도 다뤘다.

악화를 발생시키는 기전으로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공기오염, 기타 원인으로 인한 염증 수치 증가, 기류제한 악화를 대표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악화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류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이전에는 입원이나 치료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경우 등 의료진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겨두었던 부분을 심율동, 심박수, CRP, 체내 가스 평가 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Q. 치료전략에도 많은 변화가 보인다. 국내 진료지침과 비교한다면?

이번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초치료를 위한 환자군을 새롭게 정리됐다. A군, B군과 함께 기존의 C, D군을 통합해 E군으로 재편한 것이다. 국내 진료지침의 경우 2018년 개정판을 통해 가군, 나군, 다군으로 정리해 비슷하게 구조가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E군에서 우선 권고한 치료전략이 지속성 베타-2작용제(LABA)와 지속성 항무스칼린제(LAMA) 병용요법이라는 점도 국내 진료지침과 특징적이다.

하지만 GOLD의 E군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진료지침의 다군의 분류 기준은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GOLD는 E군을 mMRC, CAT 모든 점수의 환자 중 2회 이상의 중등도 악화 또는 1회 이상 입원까지 이어진 악화가 있는 경우로 정의했다. 이에 비해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다군을 1초강제호기량(FEV₁) 60% 미만이거나 2회이상 연간 악화 또는 입원과 연관된 급성 COPD 악화병력이 있는 환자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올해 GOLD 가이드라인에서도 ICS를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는 기조는 유지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높은 혈중 호산구 수치, 악화병력, 천식과의 동반 여부를 확인해 ICS 사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고, 폐렴,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병력이 있을 때는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Q. 흡입기 사용에 관련된 내용들도 다수 추가된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흡입기 사용에 대한 내용도 보강했다. 흡입기 사용에 관련된 문제, 적절한 흡입기 선택에 대한 원칙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흡입기 선택을 단순화시켰다는 점이 임상현장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약물 선택에서는 건조분말흡입기나 정량흡입기가 적합한 환자, 네뷸라이저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 등에 대해서 정리한 내용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치료전략에서도 복합제를 하나의 흡입기로 투여하는 것이 각각 약물을 별도의 흡입기로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편리하다는 점을 관련 내용마다 강조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ICS/LABA/LAMA 복합제의 근거들을 반영해 사망위험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도 적시했다.

Q. 이외 이번에 업데이트된 부분에서 관심있게 본 부분이 있다면?

COPD의 위험인자에 대한 부분은 국내 상황과 맞춰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아시기의 감염이 폐기능 악화에 영향을 주는 위험인자로 제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유아시기의 감염은 많이 감소했다. COPD 발생의 유전적 요인으로 꼽힌 α-1 항트립신 결핍을 야기하는 SERPINA1 유전자 변이도 드물다.

단 60~80대의 감염 위험은 높은 편이다. 이에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백신에 대한 내용도 업데이트했다.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 페렴구균 백신, 백일해 백신, 대상포진 백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백신의 접종을 권고한 것이다.

폐렴구균 백신에 대해서는 COPD 환자의 폐렴과 악화를 줄여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단 백일해의 경우 국내에서 드물게 확인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전반적인 접종을 권고하기 위해서는 비용 대비 효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공기오염도 주요한 부분이다. 국내의 경우 바이오메스 등 실내 공기오염 문제는 감소했지만, 미세먼지 등 실외 공기오염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실외 공기오염이 COPD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넓은 범주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명확하다.

Q. 향후 국내 치료전략은 어떻게 변하게 되나?

국내 진료지침도 큰 틀에서는 GOLD 가이드라인의 내용에 맞춰서 정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치료전략과 연구방향과 합치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국내 치료전략 및 전문가 지식축적 과정에 긍정적일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GOLD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된 COPD 정의, 악화 정의, 위험인자 등의 주요한 내용은 국내 진료지침에도 대부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COPD 진료지침은 현재 작업 중으로 올해 추계학술대회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