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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면 죽는다” 이상지질혈증·고혈압에
지질치료제·항고혈압제 “뭉치면 이긴다” 총공세
K-Dyslipidemia, 고LDL-C·고TG·저HDL-C 3중고에 시달려
K-Hypertension, 목표혈압 130/80mmHg에 방점
대사증후군 증가세에 단일제형복합제(SPC) 전략 부각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4.05.02 11:44
  • 호수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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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만성질환이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인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은 각각의 존재 또는 단독행위만으로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침묵의 살인자’ 급에 속한다. 문제는 이들 위험인자가 잘 뭉친다는데 있다. 두 위험인자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전(實戰)에서 한 데 뭉쳐 파괴력을 배가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에 맞서는 의학계는 두 위험인자의 상호작용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특히 실전에서는 두 위험인자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종합치료(global risk management) △다제약물요법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 전략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먼저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의 유병특성은 △높은 LDL콜레스테롤(LDL-C) △높은 중성지방(TG) △낮은 HDL콜레스테롤(HDL-C)의 3중고로 요약할 수 있다.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여전히 기세등등(氣勢騰騰)한 가운데, 고LDL콜레스테롤혈증마저 지속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병태 중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면서,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일명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으로 불리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22’에서 3개 이상지질혈증 병태의 유병률은 20.4%·15.5%·16.7%로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정점을 찍은 상황이다. 고중성지방혈증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까지의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를 종합해 보면, 작금의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은 서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졌던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고LDL-C·고TG·저HDL-C의 병태 중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고혈압

한국인의 고혈압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단계에서 고혈압 치료시 달성해야 할 목표혈압은 전세계적으로 더 엄격해지고 강화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가 지난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 고령인구를 포함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전반적으로 130/80mmHg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고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대한고혈압학회 역시 지난 2022년 새 진료지침에서 “심혈관질환, 즉 관상동맥질환·말초혈관질환·복부대동맥류·심부전 또는 좌심실비대가 동반된 고혈압은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고려한다”며 ‘Lower is better’ 패러다임에 적극 동참했다.

또 “무증상 장기손상 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가 3개 이상 동반된 경우에 해당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에게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고려한다”며 130/80mmHg 미만 목표혈압을 구체화시켰다.

한편 학회는 지침에서 임상적 심뇌혈관질환이 없더라도 무증상 장기손상,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 1개 이상 동반 및 만성신장질환(CKD) 3·4·5기에 해당하는 당뇨병은 고위험군으로 정의했다. 동시에 이들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낮춰 권고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1개 이상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하면,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가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조절 대상일 확률이 높아진다.

동반이환

더 큰 문제는 이들 두 위험인자가 독자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뭉친다는데 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대표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동시에 두 위험인자는 대사증후군(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증)을 구성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두 위험인자는 개별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상승시키는 주범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들이 유유상종(類類相從)에 능하다는 것이다.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격언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3’을 보면, 고혈압 치료자 중 67%가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 동반한 상태에서 동시치료를 받고 있었다. 2021년 기준으로 고혈압 치료자 중 고혈압 단독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의 분율은 33.3%에 그친다.

반면 고혈압·이상지질혈증을 함께 치료받는 비율은 39.0%, 고혈압·당뇨병을 동시치료받는 경우는 5.5%, 여기에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을 일괄치료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의 비율은 22.9%에 달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22’도 마찬가지다. 팩트시트에서 전체 고혈압 환자 가운데 LDL콜레스테롤이 160mg/dL 이상인 경우는 59.9%에 이른다.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을 이상지질혈증으로 정의했을 경우에는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이환될 확률은 72.1%까지 올라간다. 특히 고혈압전단계에서도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의 비율이 42.2%로 높은 수준을 보인다.

대사증후군 증가세

지금까지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이 무리를 이뤄 몰려 다니는 특성을 살펴봤는데, 두 위험인자의 행동방식과 대사증후군의 병태생리가 같은 맥락이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남성 ≥ 90cm, 여성 ≥ 85cm △중성지방(TG) ≥ 150mg/dL △HDL콜레스테롤(HDL-C) 남성 < 40mg/dL, 여성 < 50mg/dL △혈압 ≥ 130/85mmHg 또는 항고혈압제 복용 △공복혈당 ≥ 100mg/dL 또는 혈당강하제 복용 등 5가지 위험인자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가 ‘Metabolic Syndrome Fact Sheet 2024’를 발표, 우리나라의 대사증후군 현황과 관리실태를 보고했다.

팩트시트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전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018~2019년 27.74%에서 2020~2021년 29.69%로 약 2%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에 따라서는 복부비만과 고혈당 유병률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또한 최근 15년 동안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007~2009년 22.1%에서 2019~2021년 24.9%로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이 관찰됐다.

심혈관질환 위험도

고혈압이 이상지질혈증·고혈당·복부비만 등 여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와 동반돼 대사증후군을 유발하고, 이들 인자가 상호작용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킨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될 경우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돼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곧 최종적인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으로 귀결되는 만큼, 두 위험인자의 만남은 물론 상호교류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집합체로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급증시킨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 곳에 결집한 심혈관 위험인자들이 덧셈 방식이 아닌 곱셈 방식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일례로 1과 1일이 뭉치면 2가 아니라 4 또는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INTERHEART 연구를 보면, 흡연·당뇨병·고혈압 등의 위험인자들이 동시에 발생하면 위험인자가 하나도 없는 경우와 비교해 심근경색증 위험이 13배까지 증가한다.

각각의 위험인자들이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와 비교해 2배가량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볼 때 3개 인자의 위험도 합산은 6배가량으로 계산해볼 수 있지만, 현실은 곱셈효과 그 이상이다.

흡연·당뇨병·고혈압에 이상지질혈증까지 합쳐지면 위험도는 42배, 여기에 복부비만까지 더해지면 69배까지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

다제약물요법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집단적으로 발현되는 다중 위험인자를 관리하기 위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종합치료(global risk management)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

기존의 개별 위험인자가 아닌 환자의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global cardiovascular risk) 관점에서 평가하고 치료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즉 이상지질혈증·고혈압·고혈당·비만 등 각각의 위험인자에서 더 나아가 이들의 집합체에서 기인하는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 이에 기반해 치료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이 경우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통해 위험인자 또는 여타 질환의 동반현상을 파악하고, 총체적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고려해 추가적인 치료가 적용될 수도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종합관리 패러다임은 필연적으로 다제약물요법과 직결된다. 대사증후군의 병태생리를 고려한다면, 고혈당·고혈압·이상지질혈증·비만 등을 동시에 종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약물치료 병합요법, 즉 다제약물요법이 불가피하다.

여러 심장·내분비학 분야의 약물들이 하나의 단일정제로 만들어져 심혈관질환 환자 또는 고위험군에게 적용되는 폴리필(polypill) 또는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제약물요법의 이론적 배경은 만성질환의 병태생리에서 찾을 수 있다. 위험인자들이 상호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은 이미 살펴봤다. 때문에 특정 위험인자 하나만 개별적으로 공략해서는 최종적인 혈관합병증 발생을 막아내기가 어렵다.

이에 근거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다제약물요법의 임상혜택을 검증한 사례도 여럿 있다.

ASCOT-LLA & HOPE-3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스타틴과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혜택을 입증한 경우는 ASCOT-LLA 연구가 대표적이다.

항고혈압제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을 검증키 위한 ASCOT-BPLA 연구에서 기저시점의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50mg/dL 이하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과 위약을 비교했다.

총 1만 9342명이 ASCOT-BPLA를 위해 항고혈압제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됐으며, 이 가운데 1만 305명이 아토르바스타틴군(10mg) 또는 위약군으로 나뉘어 치료를 받았다.

연구는 3.3년(중앙값) 시점에서 아토르바스타틴군의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치명적 관상동맥심질환(1차 종료점 복합빈도)이 위약군에 비해 36% 유의하게 감소하면서 조기종료됐다.

뇌졸중 역시 27% 의미 있게 감소했다. 총 심혈관사건도 아토르바스타틴군에서 21%의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였다.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원인의 사망은 각각 13%와 10%씩 줄었으나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체 사망률은 ASCOT-LLA 연구를 11년까지 확대해 관찰한 ASCOT-LLA-11 연구에서 12%(P=0.02) 감소하면서 유의한 혜택으로 이어졌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동시치료, 즉 스타틴과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혜택을 입증한 사례로는 HOPE-3 연구도 있다. 심혈관질환 중등도 위험군에서 혈압·지질치료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혜택을 검증한 결과다.

연구는 심혈관질환 무병력의 중등도 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질(로수바스타틴 10mg), 혈압(칸데사르탄 16mg +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이뇨제 12.5mg), 지질·혈압(로수바스타틴 + 칸데사르탄 + 이뇨제) 치료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평가했다.

항고혈압제·스타틴 병용군, 즉 로수바스타틴+칸데사르탄+이뇨제 치료군과 위약군 간 1차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발생률은 3.6% 대 5%로 병용치료군의 위험도가 29% 낮았다(hazard ratio 0.71, P=0.005).

세부평가에서 심혈관 원인 사망은 2.4% 대 2.9%(P>0.05), 뇌졸중 1% 대 1.7%(P<0.05), 심근경색증 0.7% 대 1.2%(P<0.05), 심혈관 원인 입원율 4.4% 대 6%(P=0.005)로 일관된 결과를 보고했다.

단일제형복합제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이 동반이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기정사실화 한다면, 이러한 유병특성의 환자에게 각각의 위험인자를 관리·조절할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치료가 불가피해진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의 개수가 급증한다는 것이 문제로 등장한다. 환자에게 약물개수의 부담이 가중돼 순응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늘어나는 약물개수와 순응도 감소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근거들도 있다.

이에 따라 각각의 약물을 동시에 개별투여하는 다중약물병용요법 보다는 각각의 약물을 하나의 정제에 혼합해 한 번에 복용하는 다중약물복합제요법 또는 단일제형복합제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SPC로 불리는 이 복합제 전략은 동시에 발현되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집합체, 즉 대사증후군을 한 번에 치료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개발됐다.

이러한 SPC 전략의 개발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개별 위험인자에서는 물론이고 두 위험인자가 동반이환된 경우까지 타깃을 확대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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