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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혈당강하제 처방 저항성·분비능 개선약제로 나뉘어포도당재흡수 억제기전 SGLT-2i도 합류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4.06.05 14:07
  • 호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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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혈당강하제 처방현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가 있다. 특히 2022년판 팩트시트의 당뇨병치료제 처방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임상현장의 혈당강하제 처방동향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다. 먼저 2019년 기준으로 혈당강하제 단독요법의 처방결과를 보면, 메트포르민(87.5%)이 일관되게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DPP-4억제제(63.9%)와 설폰요소제(41.7%)가 2·3위로 뒤따르고 있다. 메트포르민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고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이라면 설폰요소제와 DPP-4억제제는 인슐린분비능을 촉진하는 계열을 대표한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을 갖추고 있는 티아졸리딘디온계(TZD, 처방률 11.6%)까지 합치면, 인슐린분비능과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가 처방시장을 크게 양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DPP-4i

DPP-4억제제(DPP-4i)는 인크레틴을 비활성화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해 GLP-1의 생활성화를 촉진하는 기전이다. 체내 혈당수치에 따라 베타세포의 양을 늘려 인슐린분비능을 강화하고,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한다.

이를 혈당 의존성 인슐린 반응(glucose dependent insulin response)이라고 하는데, 체내 혈당의 높고 낮은 상태를 고려해 인슐린분비능을 맞춤조절하는 것이다.

때문에 DPP-4억제제가 혈당변동성을 개선하고 저혈당 위험이 낮은 안정된 혈당조절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DPP-4억제제의 약제특성과 관련해 “인크레틴 기반 약물로 부작용이 적고 저혈당 위험이 거의 없다”고 정리돼 있다. 혈당강하 효과는 중간 수준이고, 저혈당증은 없으며 체중변화에도 중립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만성신장질환(CKD) 진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였다.

2형당뇨병 치료 알고리듬에서도 DPP-4억제제는 안전성을 담보해줄 수 있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ADA는 체중관리,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나 만성신장질환(CKD)이 없는 환자에 대한 2차전략 중 저혈당증 위험이 낮은 치료전략의 하나로 DPP-4억제제를 꼽았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도 DPP-4억제제는 2차치료부터 사용할 수 있다. 3제요법에서는 메트포르민을 기반으로 티아졸리딘디온계(TZD), 설폰요소제(SU), 인슐린, SGLT-2억제제(SGLT-2i)와 함께 DPP-4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DPP-4억제제가 중간 수준의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면서 저혈당증 위험은 낮고, 체중과 심혈관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정리돼 있다. 이와 함께 식후 고혈당을 개선시킬 수 있고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최근 미국내과학회(ACP)가 2형당뇨병의 2차치료에 DPP-4억제제를 비권고하는 내용의 ‘2형당뇨병 성인환자를 위한 새로운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SGLT-2억제제나 GLP-1수용체작용제와 비교해 심혈관 혜택 등에서 우위에 있지 않을지라도, DPP-4억제제가 여전히 필요한 2형당뇨병 환자들이 있고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우수한 반응률과 장기간 안전성도 확립돼 있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TZD

TZD는 인슐린민감도(insulin sensitivity)를 늘려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거 로시글리타존이 심혈관 안전성과 관련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티아졸리딘디온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피오글리타존은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관련 임상혜택의 가능성을 검증받았고, IRIS 연구에서는 심뇌혈관사건 개선효과를 입증했다. SGLT-2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과 함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당뇨병 약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 피오글리타존은 콜레스테롤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의 잠재적 혜택이 있는 약물로 언급되고 있다.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를 보면, 2019~2020년 기간 당뇨병 유병자 가운데 63%가 복부비만을 동반하고 있었다. 복부비만이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인슐린저항성 병태생리의 2형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데이터다.

당뇨병과 복부비만의 동반이환율이 이렇게 높다는 점에 근거하면,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의 티아졸리딘디온계 혈당강하제에 대한 처방요구가 함께 증가할 것을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PROactive

피오글리타존의 심혈관 혜택을 시사한 사례는 PROactive 연구(Lancet. 2005)가 대표적이다.

대혈관질환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5238명)를 대상으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진행한 결과, 피오글리타존은 체중증가를 제외하고 혈압(3mmHg↓), 중성지방(13.3%↓), HDL 콜레스테롤(8.9%↑)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개선했다.

특히 고혈압·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주요 인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종적으로 PROactive 연구에서 피오글리타존 치료군은 위약군에 비해 사망률·심근경색증·뇌졸중 복합발생률이 16%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84, P=0.027).

IRIS

IRIS 연구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위약 대비 뇌졸중 및 심근경색증을 유의한 수준으로 예방했다. 대상환자들은 6개월 이내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허혈발작(TIA)을 경험한 40세 이상 연령대로, 인슐린저항성을 동반하고 있었다. 단 당뇨병은 아니었고 심부전, 방광암도 없었다. 인슐린저항성은 HOMA-IR 3.0 초과로 정의했다.

환자들은 피오글리타존(15mg에서 45mg까지 증량)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했고, 5년 후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증 발생률(1차 종료점)의 차이를 분석했다.

최종분석에는 3876명이 포함됐다. 평균연령은 두 군 모두 63.5세였으며 남성비율은 65%였다. 뇌졸중 병력자는 87%, NIHSS(뇌졸중 평가척도) 5점 이상 비율은 5%였다. 심방세동 환자도 7%가 포함됐다. 평균 BMI는 30kg/㎡였다.

5년시점에서 피오글리타존은 위약군보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증 위험이 24% 낮았다(HR 0.76, 95% CI 0.62-0.93).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당뇨병, 사망 등 각 종료점에 대한 예방효과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예방경향은 뚜렷했다.

뇌졸중 발생률은 피오글리타존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6.5%와 8.0%, 급성 심근경색증도 5.0%와 6.6%로 피오글리타존군에서 더 낮았다.

더불어 뇌졸중, 심근경색증, 심부전을 합친 발생률을 평가했을 때에도 각각 10.2%와 12.9%로 피오글리타존군의 위험이 낮았다.

NAFLD

한편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치료에는 아직 적응증 획득 약물이 없는 가운데, 체중감량·식이조절·운동 등의 생활습관교정과 함께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의 TZD 계열 혈당강하제가 유효하다는데 컨센서스가 모이고 있다.

TZD가 지방조직·근육·간 등에서 인슐린저항성 개선을 통해 항염증 작용을 나타내고, 궁극적으로 에디포넥틴 분비를 촉진시켜 지방간 감소 및 간세포 염증·손상을 호전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대한간학회 NAFLD 가이드라인에는 “피오글리타존이 조직검사로 확인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환자에서 ALT 수치의 호전을 보이고 간 내 지방의 침착 및 염증소견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NASH 환자에서 피오글리타존의 효과를 평가한 주요 연구로는 PIVENS(NEJM. 2010)를 꼽을 수 있다.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NASH 환자 247명을 무작위로 피오글리타존군, 비타민 E군, 위약군으로 나눠 NASH의 개선 정도를 평가했다.

분석결과 피오글리타존은 비타민 E와 함께 위약 대비 지방간, 간소엽 염증 감소효과를 보였다.

PIVENS 연구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간섬유화증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메타분석(JAMA Intern Med. 2017)에서는 간섬유화증 개선효과가 확인됐다.

간의 조직학적 특징에 대한 TZD의 영향을 평가한 무작위 임상시험 8개를 분석한 결과 피오글리타존을 포함한 TZD는 진행성 섬유화증 개선(OR 3.15, P=0.01), 모든 단계 섬유화증 개선(OR 1.66, P=0.01), NASH 관해(OR 3.2, P<0.001)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서는 이 결과들을 종합해 피오글리타존이 당뇨병이 없는 NASH 환자의 진행성 섬유화증를 개선시켰다고 정리했다.

SGLT-2i

여기에 완전히 새로운 기전을 갖춘 SGLT-2억제제까지 경구혈당강하제 목록에 이름을 올린 상태라 한국인 2형당뇨병의 치료옵션이 상당히 풍부해지고 있다.

우선 SGLT-2억제제는 기존 약제와는 완전히 다른 작용기전으로 인해 사용이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 약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당뇨의 배출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이러한 작용기전은 또한 인슐린분비능 또는 인슐린저항성과 무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인슐린 의존적인 기존 약제와 더해질 때 부가적 혈당조절 효과를 담보할 수 있다.

특히 완전히 다른 계열 중 티아졸리딘디온계와 병용할 경우, 유효성 측면에서 상호보완 혜택 및 부작용 측면에서 상쇄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합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때문에 SGLT-2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계를 다양한 2형당뇨병의 병태생리를 공략할 수 있는 병용조합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특히 티아졸리딘디온계는 기전특성 상 체지방 증가, 체액저류 등으로 인해 체중증가가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SGLT-2억제제와의 병용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 위험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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