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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질환 병태생리의 이해와 치료전략의 변화궤양치료에 산분비억제제+점막보호제 병용 확대전망
PPI 스스로 GERD 치료 해결책 제시
P-CAB, 새로운 대안으로
지방간질환, NAFLD → MASLD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4.07.05 17:26
  • 호수 137
  • 댓글 0

 

국민 만성질환으로 유병률은 물론 이에 따른 피해를 늘려가고 있는 소화기질환 분야에서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의 발전을 기반으로 관리전략의 변화 또한 병행되고 있다. 궤양치료 분야에서는 치유와 합병증 예방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위산분비억제제와 점막보호제 병용요법이 부각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GERD)에서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의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PPI 스스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지방간질환 분야에서는 병태생리 이해의 발전에 따른 병명의 개정작업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DDW 2024 → 궤양치료

지난 5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소화기질환주간 국제학술대회(DDW 2024)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림의대 임현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가 포스터 발표세션에서 ‘내시경점막하절제술(ESD) 유발 궤양의 치료전략으로서 테고프라잔+레바미피드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연구(RCT, randomised controlled trial) 결과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SD 유발 궤양

내시경을 통한 위벽절제술에는 크게 내시경점막절제술(Endoscopic Mucosal Resection, EMR)과 내시경점막하절제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이 있다.

ESD의 경우 EMR 대비 병변을 더 크게, 그리고 점막하층까지 더 깊게 박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 가운데 좀 더 큰 병변, 또는 림프절 밖으로 전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조기위암 병변의 절개에 적용할 수 있다.

합병증 예방전략

그런데 ESD의 경우 점막과 함께 점막하층까지 들어가 절개가 이뤄지다 보니, 인위적인 궤양의 발생을 피하기 어렵다.

기전을 보면 ESD 시술과정에서 박리 후 점막하층이 노출되고, 이로 인해 모든 ESD 시술환자에서 100% 궤양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ESD 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궤양을 얼마나 빨리 질적으로 우수하게 회복시키느냐가 합병증 예방의 관건으로 등장한다.

특히 내시경절제술 후 발생하는 출혈(delayed bleeding)은 의인성 궤양(artificial ulcer)에서 기인하는 출혈을 의미하며, 1.3-11.9%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에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ESD 시술환자를 출혈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내시경절제술에서 의인성 궤양으로 인한 증상과 합병증 위험감소 목적으로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권고하고 있다.

P-CAB+점막보호제 병용

DDW 2024 현장에서 연구결과를 직접 발표한 임현 교수는 ESD 후 궤양의 빠른 회복에 가장 적합한 치료전략을 찾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위산분비억제제+점막보호제 병용과 위산분비억제제 단독의 궤양 회복 및 회복의 질 정도를 비교·평가했다.

병용에 사용되는 위산분비억제제로는 최근 신규계열로 등장해 PPI 대비 우수한 위산분비 억제효과를 보고하고 있는 P-CAB 제제(테고프라잔)를 선택했다.

점막보호제 중에서는 레바미피드를 선택했는데, 궤양회복에 있어 점막보호제의 기전 및 유효성에 따른 부가적 혜택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치료관찰 4주차에 궤양의 회복률(ulcer healing rate)이 96.4% 대 93.5%(P=0.02)로 테고프라잔+레바미피드 병용군에서 유의하게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또한 궤양의 병변을 질적으로 또는 해부학적으로 얼마나 잘 회복시켰는지를 보고자 Flat(high-quality ulcer healing) 병변과 Nodular(low-quality ulcer healing) 병변을 평가했다.

결과는 8주차에 병용군과 단독군의 Flat 병변이 71.7% 대 49.2%(P=0.02)로 레바미피드 병용요법의 질적인 궤양회복이 더 우수한 것으로 귀결됐다.

더불어 4주차에 출혈(spontaneous bleeding) 위험이 병용치료군에서 유의하게 유의하게 낮았다는 점도 주목된다(6.2% 대 36.8%, P<0.001).

GERD 치료전략

한편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위’ 내용물이 ‘식도’나 구강으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내시경검사에서 식도점막의 손상이 관찰되는 미란성 역류질환(ERD)과 점막손상 소견은 없어도 위식도 역류증상이 나타나는 비미란성 역류질환(NERD)으로 나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위장관질환이다.

여느 만성질환과 같이 GERD의 관리에도 맞춤형 전략이 핵심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환자의 증상 및 검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진단결과에 근거해 적절한 맞춤형 치료전략을 선택하는 접근방식이다.

이런 맞춤치료의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GERD의 진단과 치료에 관한 서울 진료지침 2020(Seoul Consensus o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GERD)’이 있다.

PPI의 혁신

GERD 관리전략에서 1차치료와 유지요법으로서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위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오랜 기간 사용돼 온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미국소화기학회(ACG) 가이드라인을 통해 “PPI의 혜택이 이론적인 위험보다 더 크다는 근거가 구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0 Seoul Consensus에서도 4~8주에 이르는 1차치료와 이후 유지요법에 PPI를 표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한편 대표적 전구물질 약물인 PPI는 약물 복용시간, 약효 발현시간, 약효 지속성 등의 측면에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PPI의 한계를 PPI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선택이 대두되고 있다. PPI를 보완할 수 있는 병용약물을 혼합하거나(PPI 복합제), PPI의 용량 또는 제형을 개선하는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제형의 변경

먼저 최고혈중농도 또는 최고효과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태생적 약점, 즉 늦은 약효발현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제산제와 병용하는 전략이 제시돼 있다. 기전은 복용 후 제산제가 위산을 중화시켜 위내 산성환경을 약물이 흡수될 수 있는 환경으로 역전되도록 작용한다.

이를 통해 PPI 주성분이 위에서 신속히 방출되고 흡수돼 최고혈중농도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이 가운데 PPI 성분인 에소메프라졸과 제산제 수산화마그네슘을 한 데 섞은 복합제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용량의 변경

한편 GERD에서 역류증상의 재발예방을 위해 장기간 유지치료가 필요하지만, 오랜 기간 PPI 사용과 관련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장기간 유지요법에는 필요시 투여요법(on-demand therapy)이 권고되고 있다.

GERD의 경우  약제중단 시 잦은 증상재발을 보이는 경우 증상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복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환자의 증상조절을 위해 최소유효용량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PPI 용량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와 조정이 필요한데, 이 같은 전략을 임상에서 구현하는 데 저용량 PPI 제제가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저용량 PPI 제제는 최근 위염치료의 새로운 기대주로도 떠오르고 있다. 위염치료에 적합한 용량으로 줄였음에도 기존 H2수용체길항제(H2RA)와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판명돼, 최근 새롭게 등장한 저용량 PPI 제제가위염치료에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P-CAB의 도전

한편 최근 GERD 치료에서는 PPI를 보완·대체할 수 있는 위산분비억제제로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가 주목받고 있다.

2020 Seoul Consensus에서는 P-CAB이 PPI와 대등한 효과를 갖고 있으며, GERD의 초기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돼 있다.

특히 권고안에 대한 보충설명 부분에서는 현재 처방이 가능한 P-CAB 제제의 임상근거에 기반해 “P-CAB의 4주와 8주째 미란성 역류질환의 치유율이 PPI와 대등하기 때문에 P-CAB도 GERD의 초기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테고프라잔과 같은 일부 P-CAB 제제는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PPI와 유사하거나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미란성 역류질환(ERD) 환자를 대상으로 한 테고프라잔의 3상임상에서는 내시경 소견 상 점막결손의 치료율에서 PPI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비미란성 환자(NERD) 대상의 임상연구에서도 4주 치료결과, 테고프라잔은 위약 대비 가슴쓰림·위산역류 증상에서 모두 유의하게 우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NAFLD → MASLD

한편 간질환 분야에서는 최근 병태생리 이해의 변화에 기반한 명칭의 변경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간학회가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의 공식 한글명칭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공식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는 대한간학회를 비롯한 4개 연관 학회(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가 공동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4’가 개최됐다.

대한간학회 측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The Liver Week 2024’를 기점으로 기존에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이라 불렸던 병명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으로 변경해 칭할 것을 공식 천명한다고 밝혔다.

MASLD의 등장

이는 앞서 서구의 간 관련 학계에서 지방간질환의 명칭을 변경한 것에 대한 호응이다.

지난해 미국·유럽 등 다국적 간학회가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을 비롯한 관련 명칭 및 정의를 변경하기로 공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기존 명칭이 병인의 명확한 파악을 방해하고 환자에게 낙인을 찍는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난해 6월 개최된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3)에서 다국적 간학회는 ‘지방성간질환(Steatotic Liver Disease, SLD)’을 지방간(Fatty Liver)의 다양한 병인을 포함하는 명칭으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NAFLD를 대사이상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으로 새롭게 명명했다. MASLD는 간지방증이 있고 5가지 심장·대사 위험인자 중 최소 하나를 가진 환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국내 학계의 대응

다국적 간학회의 용어변경 결정에 따라 국내학계 역시 새로운 용어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MASLD에 앞서 MAFLD(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가 새로운 용어로 거론돼 왔고, 한글로는 fatty와 steatotic의 의미 차이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의 고민이 있었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용어변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를 꾸려 ‘비알코올’대신 ‘대사이상’이라는 용어를 강조할지 여부와, 이에 적합한 한글 및 영문용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구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는 NAFLD 용어의 부정적 뉘앙스에 대한 견해를 토대로, 대신 사용하게 될 용어로 MASLD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MASLD를 설명하는 한글명칭으로는 대사이상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지방간질환 용어는 그대로 적용해, 대사이상지방간질환으로 결정했다.

대한간학회의 조사에서는 향후 NAFLD 대신 주로 사용하게 될 용어로 MAFLD보다는 MASLD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MASLD를 사용하겠다는 경우는 58%였으며, 둘 다 사용하겠다는 이가 21%, MAFLD를 사용하겠다는 이는 11%였다.

또 NAFLD/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에서 MASLD/MASH(대사이상 지방간염)로의 용어변경이 지방간염 환자의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방향에 유리한 영향을 줄 것 같냐는 질문에는 45%가 영향을 줄 것, 43%는 변함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Fatty Disease와 Stetotic Disease의 학술적 근거와 의미적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 경우는 51%로, 있다고 생각한 사례(47%)보다 많았다.

이에 Steatotic Disease로 용어를 변경하더라도 한글 용어를 기존의 지방간질환에서 다른 것으로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75%)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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