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 87% 발병사실 인지 못해”

이준엽 교수 역시 우리나라 당뇨병 신경병증의 유병률이 높은 가운데, 인지율은 지극히 낮은 수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신경병증연구회의 역학연구에서는 34%의 유병률이 보고된 바 있다. 반면 또 다른 연구에서는 유병자 중 말초신경병증의 발병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13%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을 “고혈당의 장기간 누적에 따라 말초혈관 및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쳐 세포파괴 또는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특히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이 △당뇨병전단계부터 발생·진행되는 점 △망막증·신증 등 다른 합병증과 동반되고 족부궤양 및 절단의 고위험군이라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일례로 당뇨병 족부질환 환자의 80% 이상이 당뇨병 신경병증을 동반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 교수는 이에 근거해 연령·당뇨병 이환기간·망막증·심혈관질환·말초동맥질환·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을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위험인자로 규정하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선별검사(MNSIQ, MNSIE)와 감각기능검사(모노필라멘트검사, 진동감각검사, 발목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감별진단하도록 주문했다.

“신경보호·통증개선 모두 가능한 병인치료제”

이어진 발표에서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은 ‘덱시드를 이용한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병인치료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김 과장은 강연에서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목적으로 △혈당조절을 통한 합병증 위험감소 △병태생리적 원인(병인)의 근본적인 치료 △통증 및 증상의 조절·완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병인치료와 관련해서는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병태생리에 기초한 병인론적 약제가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돼, 현재 항산화제인 알파리포산(α-lipoic acid)이 국내외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처방선택을 받고 있는 알파리포산 제제 중에는 덱시드가 있다.

이에 근거해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병인치료 전략 1차선택으로 항산화제 알파리포산과 지방산 제제 감마리놀렌산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전문가합의권고안(International Expert Consensus Recommendations, Diabetes Res Clin Pract 2022)’에서는 무증상의 경증~중등도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병인치료 전략으로 알파리포산을 유일하게 언급하고 있다.

더불어 유증상의 무통증 당뇨병 말초신경병증 환자에게는 알파리포산과 벤포티아민을 권고했다.

김 과장은 알파리포산 제제와 관련해 당뇨병 자율신경병증의 조절에 효과적이며 우울증·비만·관상동맥질환·공복혈당·간부전·신부전 등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성을 갖춘 약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알파리포산 제제의 경우 신장기능이나 간기능 이상 시에 용량조절의 필요가 없고 여타 이상반응과 금기사항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종화 과장은 알파리포산 제제를 대표하는 덱시드와 관련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에 기초한 병인치료 전략으로, 신경기능과 증상의 개선 모두가 가능한 유효성과 낮은 부작용 위험의 안전성 근거에 기반해 처방 시 당뇨병 말초신경병증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ADA, 합병증 예방과 CGM 기반 혈당관리 강조”

둘째날 심포지엄에서는 좌장을 맡은 인제의대 박정현 교수(부산백병원 내분비내사내과)의 인사말에 이어 조선의대 류영상 교수(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가 ‘2024 ADA Guideline Update’ 주제로 한 강연을 시작했다.

류 교수는 올해 발표된 ADA 가이드라인의 업데이트 내용 가운데 연속혈당측정(CGM)과 같은 ‘당뇨병 관련 기술(Diabetes Technology)’ 및 ‘합병증 예방’에 주목했다.

먼저 ADA 가이드라인 중 혈당목표 챕터의 제목에 저혈당증이 추가되며 안정적인 혈당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에 따라 최소 연2회 당화혈색소(A1C) 측정과 함께 CGM 메트릭스를 통한 혈당상태 평가가 권고됐다.

특히 CGM 메트릭스 중 혈당변동성을 나타내는 목표혈당범위내시간(TIR)을 활용하도록 제시된 것이 특징이다.

류 교수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CGM의 정확도가 많이 개선되고, 크기도 작아져 환자들이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며 “CGM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 챕터에서는 1차약제로서 메트포르민에 대한 내용이 삭제됐다는 점이 큰 변화 중 하나로 부각됐다. 또한 약물선택 기준으로 심혈관·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와 혈당 및 체중조절이라는 두 가지 축이 제시됐으며, 조기 병용요법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 또 다른 변화다.

마지막으로 류 교수는 “ADA 가이드라인은 다민족 구성체 및 높은 의료비용이라는 미국의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어, 국내에 적용할 때에는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은 족부궤양·절단 고위험군”

심포지엄 대장정은 건국의대 신동혁 교수(건국대병원 성형외과)가 ‘New, Evidence-Based Therapies for DFUs’ 주제로 강연하며 마무리됐다. 그는 강연에서 당뇨병 족부궤양(diabetic foot ulcer, DFU) 치료법과 최신지견을 공유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환자들은 발의 감각저하로 인해 당뇨병성 족부궤양 발생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신 교수는 당뇨병 족부궤양은 재발률이 높고 상처치유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과 전문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교수는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의 핵심요소로 감염·혈관상태·상처의 특성 등을 꼽았다.

먼저 감염과 동반되는 골수염에서는 적극적인 변연절제술이 필요하며, 혈관상태에 따라 혈관재형성술 또는 절단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처의 특성과 관련해서는 보존적 치료나 외과적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법으로는 △상처드레싱 △산소치료 △재목적 약제(repurposed drug) △혈소판·사이토카인 기반치료 △중간엽줄기세포(MSC) 기반치료 등이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고압산소치료(hyperbaric oxygen therapy, HBOT)가 많은 임상근거와 효과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국소 산소치료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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