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체중·심혈관 위험인자 고려 토탈케어 이뤄져야”

“한국인들이 당뇨병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지만 의학과 사회환경의 발전을 고려해 볼 때 지금이 당뇨병을 콘트롤할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다.”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인슐린 분비능과 저항성의 문제가 혼재돼 있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에게 혈당 뿐 아니라 체중과 심혈관 위험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공략하는 토탈케어(total care)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러한 전략을 가능케 하는 치료약제들이 연이어 개발됐다며 당뇨병 치료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는 점도 역설했다.

-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합병증이 증가하는 이유는?
인슐린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비만이 되면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고혈당 상태가 유지된다. 이렇게 당뇨병 전단계가 계속되면 어느 한계점에 이르러 당뇨병으로 발전한다. 비만 - 인슐린 저항성 - 고인슐린혈증 - 베타세포 기능부전 -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비만, 고혈압, 지질이상 등 심혈관 위험인자와 직·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해 대혈관 합병증 위험을 높이게 된다.

-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가 당뇨병과 합병증 이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비만환자의 질병유발은 인슐린과 연관돼 있다. 아시아인은 BMI 25kg/㎡에서 인슐린에 부담이 가해지지만, 서양인은 30kg/㎡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아시아인의 베타세포 기능이 떨어진다. 그런데 비만과 함께 병태생리 또한 서구화되고 있다. 인슐린 분비능보다 저항성이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 과도기 단계에서 두 가지 인자들이 혼재돼 있는 이중고의 양상이기 때문에 당뇨병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고 심혈관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 이러한 상황에서 당뇨병과 심혈관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전략은?
심혈관 위험을 고려한 토탈케어가 중요하다. 이제 무턱대고 혈당만 조절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라 할 수 없다. 병태생리를 고려하지 않은 치료는 예후가 더 안 좋을 수도 있다. 혈당, 체중, 고혈압, 지질이상 등 여러 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적극적 혈당조절의 조기적용도 고려돼야 한다. 인체의 고유 기능을 끝까지 잘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이 장기적인 치료의 일순위다. 고혈당 상태를 빨리 역전시켜 인슐린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약물을 쓰고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또 약물을 추가하는 단계별 전략은 적합하지 않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의 기능이 소모되고 파괴된다. 적극적 전략을 통해 혈당을 안정권으로 감소시키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에 신속하게 병용요법을 적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 약제선택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다소 과용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메트포르민이 1차선택으로 적합하다. 여기에 DPP-4 억제제를 2차선택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안전하다는 게 최우선 요인이다. DPP-4 억제제는 심혈관질환 위험과 관련해 안전하다는 것이 이점이며 메트포르민과 병용시에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외 약제들도 적절한 시기에 조기에 병합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고혈당 관리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혈당 기준을 적용하는 것인데 다각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